[SPORTALKOREA] 김유민 기자= 2경기 연속 팀의 4번 타자 자리를 맡은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일주일 만에 홈런포와 멀티히트를 동시에 신고했다.

이정후는 1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열리는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경기에 4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정후의 시즌 두 번째 4번 타자 출격. 지난 미네소타 원정에서 충격의 시즌 첫 3연전 스윕을 당한 멜빈 감독은 앞선 13일 경기에서 타선에 큰 변화를 줬다. 올 시즌 출전한 모든 경기에서 2번 타자로 나섰던 윌리 아다메스가 6번 자리로 밀려났고, 최근 타격감이 좋은 맷 채프먼과 엘리엇 라모스가 전진 배치됐다. 빅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4번 타자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이정후는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이날도 샌프란시스코 비슷한 라인업을 가동했다. 마이크 야스트렘스키(우익수)-채프먼(3루수)-라모스(좌익수)-이정후(지명타자)-윌머 플로레스(1루수)-아다메스(유격수)-라몬테 웨이드 주니어(1루수)-패트릭 베일리(포수)-크리스티안 코스(2루수)로 타선을 꾸렸다.


1회 말 첫 타석부터 2사 2루 득점권 찬스를 맞은 이정후는 상대 선발 브랜든 파트의 바깥쪽 볼 2개를 침착하게 골라내며 유리하게 카운트를 끌고 갔다. 존에 들어오는 공을 파울로 커트해 내며 풀카운트 승부를 이어간 이정후는 파트의 8구째 높은 패스트볼을 공략했으나, 타구가 2루수 정면으로 향하면서 내야 땅볼로 물러났다.

1회부터 애리조나에 선취 3점을 허용한 샌프란시스코는 2회 말 터진 코스의 그랜드슬램으로 4-3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진 3회 말 선두타자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파트의 2구째 바깥쪽 체인지업을 받아쳐 깔끔한 중전 안타를 생산했다. 이정후는 2사 후 터진 웨이드 주니어의 안타에 3루 베이스까지 파고들었으나, 다음 타자 패트릭 베일리가 1루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득점을 올리진 못했다.


이정후는 5회 말에도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섰다. 바뀐 투수 우완 후안 모리요와 2볼 2스트라이크 승부를 이어간 이정후는 바깥쪽 멀리 떨어지는 시속 91.8마일(약 147.7km) 체인지업에 배트를 냈다. 공이 방망이 끝부분에 걸려 살짝 굴절됐으나 포수 가브리엘 모레노의 미트에 빨려들어갔고, 이정후는 그대로 파울팁 삼진으로 물러났다.

샌프란시스코는 다음 타자 플로레스의 볼넷 출루에 이은 아다메스의 투런홈런으로 두 점 더 달아났다. 이어진 상황 안타로 출루한 웨이드 주니어도 코스의 안타, 상대 폭투를 틈 타 홈 베이스를 밟으면서 7-3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6회 말 1사 주자 1루 네 번째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1-1 카운트에서 켄달 그레이브맨의 3구째 몰린 싱커를 밀어쳤다. 그러나 타구가 생각보다 멀리 뻗지 못했고, 그대로 상대 좌익수 글러브에 걸렸다. 이어진 플로레스의 타석 도루를 시도한 1루 주자 채프먼이 2루에서 저지당하며 이닝이 허무하게 끝났다.

점수 차가 7-4로 좁혀진 8회 말 상대 벤치는 2사 1루 상황에 라모스를 고의사구로 내보내며 이정후와의 승부를 택했다. 이정후로서는 다소 굴욕적일 수 있는 상황. 이정후는 상대 좌완 조 맨티플리의 투구를 3구까지 침착하게 지켜보다가 4구째 몸쪽 낮은 커브를 완벽하게 당겨쳐 오라클 파크의 높은 우측 담장을 타구속도 시속 101.2마일(약 162.9km) 라인드라이브로 넘겼다. 점수 차를 10-4까지 벌리는 쐐기포이자 이정후의 시즌 5호 홈런.


이정후의 마지막 홈런은 지난 7일 시카고 컵스전에 나왔다. 당시 3할 타율 붕괴 위기에 몰려있던 이정후는 홈런 포함 3안타 3타점 대활약을 펼치며 부활을 예고했다. 그러나 뒤이은 3경기에서 무안타로 침묵하며 시즌 타율이 0.286까지 떨어졌고, 이날 경기 전까지 별다른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 홈런 포함 멀티히트 활약을 펼치면서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0.288까지 반등, OPS는 0.805로 0.8대를 회복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