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1억을 받으며 회계사로 일했지만 퇴사한 뒤 병원에서 청소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30대 이윤재씨의 사연이 알려졌다.



최근 유튜브 채널 '나는 사장님'에는 '연봉 1억 회계사 그만두고 화장실 청소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의 주인공 31살 이윤재씨는 대학교 3학년 때 일본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해 일본에서 4년, 한국에서 3년 동안 회계사로 일했다.



이씨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어머니가 아프셨는데 제가 전문직 자격을 따면 어머니가 기뻐하실 것 같았다"면서 "고등학교 때 계속 전교 1등을 하고 전문직인 회계사가 되고 나서 제가 제일 특별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하지만 친구의 말 한 마디에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고 한다. 이씨는 "오랜만에 만난 고등학교 때 친구가 '윤재는 조금 특별한 삶을 살 줄 알았는데'라고 하더라. 그 말을 듣고 가슴이 '띵'했다. 사람들이 지금 나를 봤을 때 나는 전혀 특별한 삶을 살고 있지 않구나라고 느꼈다. 그 말을 듣고 나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왜 지금까지 이렇게 열심히 살았지?', '무엇을 위해 열심히 살았지?'하고 진지하게 고민했다"고 했다.



10대 때는 공부해서 1등하는 게 특별했고 20대부터는 대기업에 들어가서 돈 많이 벌고 승진 빨리 하는 게 특별했는데, 이렇게 타인보다 위에 서 있는 게 특별하다고 생각하면 결국 전 세계 통틀어서 제일 위에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는 것이다.



이씨는 "회계사로 일하는 동안에도 그냥 평범한 1명의 회계사가 된 기분이었다. '내가 특별해지려면 뭘 더 해야하지?'라는 마음에 힘들었지만 그런 고민을 할 틈도 없이 엄청 바쁜 업종이라 매일 야근하곤 했다"며 "회사 들어가기 전 쓴 일기를 우연히 읽게 됐는데 '좋아하는 책을 읽으며 아침을 시작하고, 밤에는 산책하고, 일기를 쓰고 마치는 하루를 살고 싶다'라고 써 있더라. 당시 완전 반대의 삶을 살고 있었던 것"이라고 전했다.



이씨가 마지막으로 받았던 연봉이 1억이라고 한다. 지금과 비교하면 경제적으로 많이 부족하지만 이대로 살다가 20년, 30년 뒤에 후회할 수도 있을 거란 두려움이 경제적 불안감을 이겼다.



이씨는 "(이전에는) 화장실 청소를 한 번도 해본 적 없었다"면서 "화장실 청소를 하면 내 자신이 비참해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해보니까 하나도 안 비참하다. 회계사 때보다 지금이 훨씬 행복하다"고 웃었다.



이어 그는 "한국에는 타인의 눈치를 많이 보고, 사회가 기대하는 모습대로 살아야 한다는 강박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며 "죽을 때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윤혜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