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선미경 기자] 요즘 뜨는 노래에는 공통점이 있다. 음원 강자가 아니더라도, 이제 막 데뷔한 신인이라도 ‘입소문’이 중요하다는 것. 입소문을 탄 좋은 노래는 원조 음원퀸을 제치고 결국 1위를 해내고, 롱런 인기로 차트를 장악하고 있다.
이제 음원차트에 영원한 음원퀸⋅킹은 없어졌다. 대신 한 번 상승세를 타면 롱런으로 좀처럼 뚫기 힘든 차트 붙박이가 된다. 상위권 내에서 종종 순위 변동이 되긴 하지만 톱10에 한 번 오르면 꽤 오래 유지되는 모습이다.
요즘 음원 절대 강자를 따돌린 대표적인 곡은 가수 비비의 ‘밤양갱’과 그룹 (여자)아이들의 ‘나는 아픈 건 딱 질색이니까’, 그리고 신인 그룹 투어스의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다. 모두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더니, 차트 톱3에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여자)아이들이야 음원 성적이 원래 좋았지만, 비비와 투어스의 선전은 좋은 노래의 힘을 보여주는 사례다.
지난 2월 13일에 발매된 비비의 ‘밤양갱’은 음악의 힘으로 차트 정상에 오른 곡이다. 가수 장기하가 작사, 작곡한 곡으로 기존 비비의 이미지와 상반된 달달하고 말랑말랑한 곡. 장기하가 쓴 서정적인 가사와 비비의 러블리한 변신은 요즘 차트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였다. 발매 당일 98위로 진입해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약 2주 만에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인 멜론에서 1위를 찍었다. 특히 원조 음원퀸으로 불리는 아이유의 신곡을 제친 기록이라 더 눈길을 끌었다.
비비는 이전에 음원차트에서 돋보이는 가수는 아니었다. 그동안 주로 파격적인 스타일링과 색깔이 분명한 음악을 소화하며 자신만의 장르를 만들어가고 있었지만, 대중적으로 크게 인기를 끄는 히트곡은 없었다. 그랬던 비비가 대중의 취향을 저격하는 ‘밤양갱’을 통해 입소문만으로 차트 정상에 오른 것이라 더 의미 있었다.
(여자)아이들도 비슷하다. (여자)아이들은 그동안 ‘톰보이’나 ‘퀸카’ 등으로 차트에서 강세를 보인 팀이긴 하다. 그런데 이번엔 타이틀곡이 아닌 수록곡의 흥행이라는 점이 특별하다. 흥행의 주인공은 지난 1월 29일 발표한 정규 2집 ‘2’의 6번 트랙인 ‘나는 아픈 건 딱 질색이니까’다. 사실 (여자)아이들은 컴백에 앞서 선공개곡이었던 ‘와이프(Wife)’의 선정성 논란과 멤버 슈화의 건강 문제로 컴백 활동에 차질을 빚었다.
그렇지만 ‘아픈 건 딱 질색이니까’의 흥행으로 (여자)아이들의 저력을 입증했다. 컴백 활동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음에도 ‘아픈 건 딱 질색이니까’가 빠른 상승세를 타면서 결국 지난 18일 음원차트 1위에 올라 롱런 중이다. 아이유의 신곡, 비비의 ‘밤양갱’ 신드롬을 제치고 흥행에 성공한 것. 타이틀곡이 아닌 수록곡임에도 차트 정상에 등극한 것은 좋은 노래, 입소문의 힘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투어스의 흥행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투어스는 지난 1월 22일 데뷔한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의 신인 아이돌이다. 하지만 차트 성적만 놓고 보면 전혀 신인으로 보이지 않는다. 데뷔곡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는 꾸준한 상승세를 거쳐 음원차트 2위~3위를 오가며 롱런을 기록 중이다. 발표 당시 90위권대로 진입했던 것을 보면 역시 입소문의 힘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음원차트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신인, 보이그룹이라는 점을 고려해 볼 때 투어스는 음악의 힘으로 데뷔곡부터 이례적인 성공을 거둔 셈이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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