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척, 한용섭 기자] 본인도 얼마나 어이가 없었으면 헛웃음만 나왔을까.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류현진에게는 악몽과 충격의 고척돔이었다. 12년 만에 KBO리그 복귀한 류현진은 처음 고척돔 마운드에 올랐는데, 믿기지 않은 충격적인 경험을 했다. 한 경기 9실점, 프로 데뷔 후 한 경기 최다 실점 기록이었다. 그것도 한 이닝에서 와르르 9점을 허용했다. 메이저리그 때도 경험해보지 못한 불명예 기록이다.
한화 선발 류현진은 5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키움과의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4⅓이닝 9피안타 2볼넷 2탈삼진 9실점으로 프로 데뷔 한 경기 최다 실점 불명예 기록을 안았다.
2012년 7월 18일 대전 삼성전에서 2이닝 9피안타 8실점을 기록했는데, 이를 불명예 경신했다.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3.72에서 8.36으로 폭등했다.
류현진은 이날 키움의 이주형(지명타자) 로니 도슨(좌익수) 김혜성(2루수) 최주환(1루수) 김휘집(유격수) 이형종(우익수) 송성문(3루수) 김재현(포수) 박수종(중견수) 선발 라인업을 상대했다.
4회까지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팀 타선이 4회까지 4점을 지원했다. 4회까지 56구를 던진 류현진은 5회 들어 흔들렸다. 1사 1,3루에서 7타자 연속 안타를 얻어맞으며 7점을 순식간에 허용했다. 4-7로 뒤진 1사 1,3루에서 강판됐고 구원투수 김서현이 올라와 류현진이 남겨둔 주자 2명의 득점을 허용해 실점은 9점으로 늘어났다.
1회 톱타자 이주형 상대로 4구째 113km 커브를 던졌다가 중전 안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도슨 상대로 4구째 145km 바깥쪽 직구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이어 김혜성 상대로 144km 직구로 유격수 땅볼을 유도, 선행주자가 2루에서 아웃돼 2사 1루가 됐다. 최주환을 144km 직구로 중견수 뜬공으로 실점없이 막아냈다.
2회 첫 타자 김휘집을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을 잡았다. 이형종은 7구째 접전 끝에 볼넷으로 내보냈다. 송성문을 2루수 땅볼을 유도, 병살타로 이닝을 끝냈다.
1-0으로 앞선 3회 선두타자 김재현을 투수 땅볼로 아웃시켰다. 이어 박수종은유격수 뜬공으로 2아웃. 톱타자 이주형과 2번째 상대했다. 2볼 2스트라이크에서 146km 직구로 투수 땅볼로 처리했다. 류현진은 4회말 중심 타선 상대로 삼자범퇴로 끝냈다.
4-0을 앞선 5회 선두타자 김휘집에게 좌중간 안타를 허용했다. 이형종은 스트레이트 볼넷. 송성문의 우익수 뜬공 아웃 때, 2루주자는 3루로 태그업했다. 이후 류현진은 7타자 연속 안타를 허용했다.
1사 1,3루에서 류현진은 김재현에게 5구째(커브) 좌선상 1타점 2루타를 맞았다. 1점을 주자, 박수종 타석에 앞서 투수 코치가 한 차례 마운드를 방문했지만 이후 우당탕탕 정신없이 맞았다.
박수종에게 초구(직구)에 1타점 좌전 안타, 이주형에게 초구(커터)에 1타점 중전 안타, 도슨에게 2구째(커터) 1타점 우전 안타를 맞아 4-4 동점이 됐다. 김혜성에게 2구째(체인지업)을 1타점 좌전 안타로 맞으며 4-5 역전을 허용했다.
최주환이 2구째(직구)를 때려 우전 안타로 1사 만루 위기. 타자 일순해 김휘집이 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김휘집에게 초구(체인지업)를 2타점 중전 안타를 맞으며 스코어는 4-7로 벌어졌다. 투수 코치가 2번째 마운드에 오르며 류현진 교체를 알렸다.
공 14개를 던지며 7타자 연속 안타로 7점을 내준 것. 이후 1사 1,3루에서 김서현이 구원 투수로 올라와 이형종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아 류현진의 실점은 8점으로 늘어났다. 이어 김재현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 2사 만루가 됐다. 대타 임지열이 나와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류현진이 남겨둔 마지막 주자가 9번째 실점이 됐다.
류현진은 5회 집중타를 맞으며 실점이 계속되자, 본인도 믿기지 않은 듯 헛웃음을 연신 지었다. 악몽의 고척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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