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에릭 페디(31·시카고 화이트삭스)의 뒤를 잇는 새로운 특급 외국인 투수를 발굴했다. 지난해 외국인 투수 최초로 트리플 크라운(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1위)을 해낸 페디는 MVP를 받고 메이저리그로 돌아갔다. 페디의 대체자로 영입된 좌완 투수 다니엘 카스타노(30)가 NC의 새로운 에이스로 떠올랐다.
카스타노는 지난 6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6⅔이닝 5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7탈삼진 3실점(무자책)으로 호투하며 NC의 16-3 대승을 이끌었다. 시즌 2승째를 거두며 평균자책점을 1.42에서 0.93으로 낮췄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달 26일 창원 키움 히어로즈전 6⅔이닝 3피안타 1볼넷 1사구 7탈삼진 1실점 승리로 성공적인 데뷔 신고를 한 카스타노는 31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도 6이닝 7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이어 이날 SSG전까지 데뷔 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로 안정감을 유지 중이다.
SSG전에서 7회 자신의 송구 실책으로 시작된 2사 1,2루 위기에서 고명준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아 무실점이 깨졌지만, 6회까지 이렇다 할 위기 없이 막았다. 유리한 카운트를 점한 뒤 좌타자에겐 슬라이더를, 우타자에겐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활용해 삼진을 잡아냈다. 하이 패스트볼로 이끌어낸 헛스윙 삼진도 2개 있었다.
PTS 기준 직구 평균 144km로 불같은 강속구는 없어도 안정된 커맨드를 바탕으로 직구, 투심,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4가지 구종을 효율적으로 던진다. 190cm 큰 키에서 왼팔을 등 뒤로 쭉 빼서 던지는 투구폼으로 디셉션이 좋아 타자들이 타이밍 맞추기가 어렵다. 폼이 큰데도 제구가 안정적이라 19⅓이닝 동안 볼넷이 1개뿐이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페디가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 달러에 계약하며 빅리그로 복귀하자 NC는 발 빠르게 대체자를 찾았다. 지난해 12월 먼저 뽑은 투수가 카스타노로 총액 85만 달러(계약금 13만 달러, 연봉 52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에 계약했다. 당시 임선남 NC 단장은 “구단이 오랜 시간 관찰한 선수다. 강력한 직구 구위를 바탕으로 경기 운영 능력이 뛰어난 좌완 투수”라고 소개했다.
2020년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데뷔한 뒤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 4시즌 통산 24경기(17선발·88⅔이닝) 2승7패 평균자책점 4.47 탈삼진 49개를 기록한 카스타노는 부상 리스크가 있었다. 2021~2022년 2년 연속 어깨 부상으로 이탈했고, 지난해에도 마이너리그에서 두 달간 공백이 있었다. 이에 NC는 내구성 좋은 좌완 투수 카일 하트를 영입, 리스크를 대비하면서 고점이 더 높은 카스타노를 1선발감으로 점찍고 데려왔다.
스프링캠프 막판 감기 몸살을 앓아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은 카스타노는 개막전 선발을 하트에게 내줬지만 빠르게 1선발 위용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3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카스타노의 시작도 감히 페디에 비견될 만하다. 페디는 지난해 시즌 첫 3경기에서 19이닝을 던지며 2승1패 평균자책점 0.47 탈삼진 25개를 기록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외국인 선수 보는 눈이 탁월하기로 소문난 팀답게 NC는 올해도 느낌이 좋다. 카스타노와 원투펀치를 이루고 있는 하트는 2경기에서 1승을 거두며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 중인데 12이닝 동안 삼진 15개를 잡으면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1루수 맷 데이비슨도 12경기 타율 3할4리(46타수 14안타) 1홈런 6타점 OPS .875로 순조롭게 적응 중이다.
MVP 페디가 떠나고, 토종 에이스 구창모가 부상 이후 군입대하면서 전력 약화가 우려된 NC이지만 올해도 8승4패로 공동 2위에 올라있다. 매년 그랬던 것처럼 시즌 전 외부 저평가를 깨며 선전하고 있다. 투타에서 젊은 선수들이 눈에 띄게 성장한 가운데 카스타노를 비롯한 외국인 선수들이 전력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지금 분위기라면 NC가 웬만해선 상위권에서 내려오지 않을 것 같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