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김하성(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한 경기에 실책 2개로 무너졌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이런 적은 처음이다. 그래도 마이크 쉴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가끔은 그도 사람임을 증명해야 할 때가 있다”며 감쌌다.
김하성은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 5번타자 유격수로 선발출장, 4타수 1안타 1타점으로 타격은 괜찮았지만 수비에서 결정적인 실책 2개로 경기를 망쳤다.
첫 번째 실책은 2-0으로 앞서있던 6회 나왔다. 샌프란시스코 선두타자 이정후의 평범한 정면 땅볼 타구를 잡아 1루로 송구했는데 완전히 높게 떴다. 1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점프 캐치를 시도할 수 없을 만큼 머리 위로 완전히 빠졌다. 1루 덕아웃 펜스를 맞고 송구가 다시 그라운드 안으로 굴러왔다.
5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던지던 샌디에이고 선발투수 맷 월드론은 김하성의 실책 이후 흔들렸다. 라몬트 웨이드 주니어에게 우전 안타를 맞으며 1사 1,2루에서 강판됐고, 바뀐 투수 스티븐 콜렉이 마이클 콘포토에게 볼넷을 주며 이어진 1사 만루에서 맷 채프먼의 유격수 땅볼루 3루 주자가 홈에 들어왔다. 월드론의 첫 실점으로 김하성의 실책에 따른 비자책점이 됐다.
두 번째 실책은 8회 결정적인 순간 발생했다. 2-1로 쫓긴 1사 1,3루에서 샌프란시스코 마이클 콘포토가 1루 땅볼을 쳤다. 1루수 크로넨워스가 타구를 잡고 1루를 밟으며 타자 주자를 아웃시킨 뒤 2루로 송구했다. 2루 베이스 앞쪽에서 커버하던 김하성이 1루 주자 호르헤 솔레어를 태그 아웃하면 더블 플레이로 이닝이 종료될 상황이었다.
그러나 크로넨워스의 송구는 김하성의 글러브 끝에 들어갔다가 2루로 뛰어가던 솔레어의 오른쪽 어깨와 부딪치면서 뒤로 빠졌다. 그 사이 3루 주자 홈에 들어와 2-2 동점. 태그를 하려는 과정에서 솔레어와 충돌해 공이 빠졌고, 김하성은 수비 방해를 어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인정되지 않았다. 김하성의 캐치 미스로 기록됐다.
솔레어가 3루까지 가면서 이어진 2사 3루에서 채프먼의 우전 적시타가 터진 샌프란시스코가 3-2로 역전승했다. 김하성의 실책 2개가 모두 실점으로 이어지면서 샌디에이고 패배로 직결됐다.
‘MLB.com’은 ‘이날 패배는 샌디에이고가 지난해 1점차 경기에서 9승23패로 메이저리그 최악을 기록했을 때 아픔을 떠올리게 했다. 2023년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버인 유격수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커리어 첫 2실책 경기를 했는데 2번의 실책 모두 실점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지역지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김하성이 위닝시리즈 기회를 날렸다. 야구계 최고의 수비수 중 한 명이 이날은 없었다’고 그의 실책을 조명했다.
쉴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김하성에게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우리 팀에는 훌륭한 수비진이 있고, 우리가 신뢰하는 선수들이 있다. 김하성은 당연히 골드글러브를 수상할 자격이 있다. 가끔은 자신이 사람임을 증명할 때도 있다. 난 김하성이라면 수비적으로 언제든 믿고 맡길 것이다”고 감쌌다.
김하성은 “내 실수였다. 전적으로 나의 잘못이다”고 자책하며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가 있을 수 있다. (8회 상황에서) 공을 잡긴 했지만 글러브로 제대로 잡지 못했고, 태그 과정에서 공이 미끄러져나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하성은 “오늘 패배에 대해 확실히 실망스럽고 아쉽다. 앞으로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경기가 많이 남아있으니 다음 경기를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하성은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 시절 2실책 경기가 총 7번 있었다. 2015년 9월24일 목동 SK 와이번스전, 2016년 5월15일 고척 두산 베어스전, 2016년 6월15일 고척 롯데 자이언츠전, 2017년 5월2일 고척 KIA 타이거즈전, 2019년 5월18일 고척 롯데전, 2019년 8월3일 고척 KT 위즈전, 2020년 6월21일 고척 SK전에서 2실책을 기록했다.
7경기 중 6경기가 고척돔 경기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리모델링을 하기 전 고척돔은 잔디가 짧고 딱딱해 타구 속도가 빠르고, 바운드가 커서 내야수들이 수비하기 어려운 곳으로 악명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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