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귀재라던 호주 유학생 3실책 시련...실수도 공부, 2루타 두 방도 멋졌다
입력 : 2024.04.0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이선호 기자] 실수도 공부이다.

KIA 타이거즈 내야수 박민(23)이 잊지못할 실수를 했다. 지난 7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2024 프로야구 광주경기에서 선발 유격수로 출전해 3개의 실책을 범했다. 이 가운데 2개는 실점으로 연결되었고 그대로 2연패의 이유로 작용했다. 그러나 타자로는 2루타 2개와 타점을 올리며 제몫을 했다. 

부동의 주전 유격수 박찬호가 사구 여파로 허리 부종이 생겨 엔트리에서 말소된 날이었다. 박찬호는 탄탄한 수비력 뿐만 아니라 타율 3할6푼4리, 출루율 4할9리의 리드오프였다. 4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는 등 탁월한 주루능력까지 보유했다. 공수주에서 대체불가의 선수이다. 

이범호 감독은 내야 백업요원 박민을 대안으로 선택했다. 수비가 안정감을 주는데다 방망이도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작년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하자 차세대 내야자원으로 키우기 위해 공을 들였다. 호주리그에 유학을 보내 실전에서 기량 발전을 도모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까지 1군에서 시즌을 준비했고 개막 엔트리에 넣었다. 

유격수는 물론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내야수였다. 2021년 10월 13일 창원 NC전 이후 897일만의 선발출장 기회를 잡았다. 이 감독은 "수비는 안정되어 있다. 방망이까지 잘 치면 좋지만 모두를 바라지 않는다. 우선 수비에 힘을 보태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유격수여서 수비에 방점을 둔 것이다. 

4회까지는 안정적이었다. 2회 2사후. 4회 1사후 이병헌의 땅볼을 잘 처리했다. 5회 1사후 김재혁의 땅볼을 잡아 1루에 악송구했다. 실점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다음타자 강민호 땅볼과 6회도 김헌곤 땅볼을 아웃카운트로 연결했다. 3-3으로 팽팽했던 7회 실수가 컸다. 1사후 1루에서 좌전안타가 터졌고 좌익수 소크라테스의 원바운 송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옆으로 흘렸다. 

이틈을 노려 상대 2루주자 김지찬이 3루를 파고들었다. 실점위기에 몰리자 투수 최지민이 크게 흔들리며 폭투를 범했고 김재혁의 희생플라이로 결승점을 내주었다. 9회에서도 1사1,3루에서 김재혁의 땅볼을 또 1루 악송구했고 추가실점으로 이어졌다.팽팽한 흐름에서 상대에게 승기를 건넨 수비 실수였다.

타격은 매서웠다. 9번타자로 출전해 2회 2사후 좌중간을 꿰뚫는 2루타를 터트리더니 1-3으로 뒤진 4회에는 무사 만루에서 대타 고종욱의 병살타(1득점)가 나왔으나 좌익선상으로 흐르는 적시 2루타를 날려 동점을 만들었다. 화끈한 2루타 두 방이었다. 올해 9타수 4안타를 기록중이다.  그러나 믿었던 수비에서 그 기세를 살리지 못하고 승리를 헌납했다. 

KIA는 유격수 박찬호가 빠진 첫 날부터 공백을 뼈아프게 느꼈다. 2만500명의 만원 관중앞에서 오랜만의 선발출전한 탓에 긴장했다고 볼 수 있다. 수비는 입단 때부터 인정을 받았던 선수이다. 이날의 2루타도 분명히 빛났다. 이런 선수들에게는 실수도 공부이다. 의기소침하지 않고 더욱 분발한다면 특별한 내야자원으로 성장할 수 있다. 그러기에 충분한 능력 보유자이다. /sunny@osen.co.kr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