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샌프란시스코, 길준영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6)가 3출루 경기에 데뷔 첫 외야 보살까지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이정후는 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4시즌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에 1번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3타수 2안타 1득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

1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이정후는 워싱턴 우완 선발투수 트레버 윌리엄스를 상대로 2스트라이크에 몰렸지만 파울로 버티며 1볼 2스트라이크를 만들었고 5구째 시속 80.5마일(129.6km) 체인지업을 밀어쳐 좌전안타를 뽑아냈다.  

샌프란시스코는 윌머 플로레스가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됐지만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가 안타를 날렸다. 이정후는 순식간에 3루까지 진루했고 좌익수 제시 윈커의 악송구로 공이 살짝 빠지자 홈까지 파고들어 선취점을 만들어냈다. 시즌 4번째 득점이다.

샌프란시스코가 1-3 역전을 허용한 3회 다시 선두타자로 나선 이정후는 이번에도 윌리엄스의 5구째 88.9마일(143.1km) 바깥쪽 포심을 결대로 밀어쳤다. 좌익수 윈커는 이정후의 타구를 잡기 위해 몸을 날렸지만 공이 글러브에서 빠져나왔고 이정후는 2루까지 들어가며 2루타를 만들어냈다. 이후 웨이드 주니어의 진루타로 3루까지 진루했지만 호르헤 솔레어가 2루수 뜬공으로 잡혀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가 1-6으로 지고 있는 5회 1사에서 윌리엄스의 5구까지 지켜보며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하지만 플로레스가 5-4-3 병살타를 치면서 이정후가 만든 기회를 날렸다. 7회 2사 1루에서 네 번째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우완 구원투수 데렉 로와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지만 6구 87.9마일(141.5km) 슬라이더를 건드려 2루수 땅볼로 잡혔다.

8회초 수비에서 이정후는 강한 어깨를 과시했다. 1사 1루에서 트레이 린스콤이 짧은 안타를 쳤고 1루주자 일데마로 바르가스가 3루까지 진루를 시도했다. 이정후는 3루에서 바르가스를 보살로 잡아내며 데뷔 첫 보살을 성공시켰다. 

2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한 이정후는 시즌 성적을 11경기 타율 2할3푼8리(42타수 10안타) 1홈런 4타점 4득점 OPS .639로 끌어올렸다. 데뷔 첫 2루타와 첫 외야 보살을 성공시키며 공수주에서 모두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530억원)에 계약한 이정후는 데뷔 첫 6경기에서 7안타 1홈런을 몰아쳤지만 이후 4경기에서는 1안타를 기록하는데 그치며 부진에 빠졌다. 하지만 지난 8일 경기에서 첫 타석부터 안타를 때려내며 3경기 연속 무안타에서 탈출했고 이날 경기에서 2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며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샌프란시스코 밥 멜빈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정후는 오늘 정말 좋은 밤을 보냈다. 스윙도 정말로 좋았다. 볼넷을 얻어냈고 안타 2개를 때려냈다. 구장의 모든 방향으로 타구를 날렸고 몇몇 타구는 강하게 때려냈다. 최근 몇 차례 힘든 경기를 했지만 오늘은 스프링 트레이닝과 대부분의 시즌 동안 봐왔던 스윙을 했다”라며 이정후의 반등을 반겼다. 

이정후는 “공이 안뜨는 느낌이 들어서 타격코치님과 연습을 여러가지 하고 있었다. 당장 하루이틀 안에 좋아지지는 않을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계속 나를 믿고 훈련을 하던대로 했다”라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경기 전 타격 훈련을 하며 멜빈 감독과 여러 이야기를 나눴던 이정후는 “감독님께서 하고 싶은대로 다 하라고 말씀해주셨다. 번트 대고 싶으면 번드 대도 되고 3볼 치고 싶으면 쳐도 되고 하고 싶은대로 다 하라고 이야기하셨다”라며 멜빈 감독의 신뢰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