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한용섭 기자] 지난해 통합 우승팀 LG 트윈스가 개막 3주 만에 라커룸 리더가 바뀌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오지환이 주장을 내려놓고, 김현수가 새 주장이 됐다.
시즌 초반, 갑자기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LG 구단은 12일 잠실구장에서 두산과 경기가 시작되고 주장 교체 소식을 전했다. 오지환이 주장직을 내려놓고, 김현수가 주장을 이어 맡았다.
구단은 "오지환 선수가 주장으로서 부족함이 있다고 계속 생각했었고, 주장에 대한 책임감으로 힘든 부분이 있었다고 했다. 야구에 집중하고자 주장직을 내려놓고 싶다고 감독님께 요청을 드렸고, 감독님이 수용해주셨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지환이 염경엽 감독에게 개인적인 부담감, 책임감을 언급하며 요청했다. 이날 경기 도중 김현수는 주장을 의미하는 ‘C’ 글자가 달린 유니폼을 바꿔 입고 뛰었다.
오지환은 2022년 처음 주장을 맡았고, 지난해도 주장을 연임하며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LG 주장이 됐다.
특히 오지환은 한국시리즈에서 3차전 역전 결승 홈런을 비롯해 2~4차전 결정적인 홈런 3방을 터뜨리며 우승 주역으로 활약했고, 한국시리즈 MVP로 뽑혀 롤렉스 시계의 주인공이 됐다.
LG 레전드 박용택은 “우승 주장은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다. 이제 LG를 대표하는 선수는 이병규, 박용택이 아닌 오지환이다”고 언급했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시즌 시작에 앞서 오지환은 올해 주장을 계속해서 맡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고 한다. 시즌이 시작되고 오지환은 개인 성적이 부진하면서 주장으로서 책임감, 부담감이 커졌다. 팀과 개인을 위해 주장에서 물러나기로 마음을 굳혔다. 염 감독도 이를 받아들였다.
오지환은 12일 잠실 두산전에서 3타수 무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시즌 18경기에서 타율 2할3푼8리 0홈런 4타점 10득점 OPS .594로 부진하다.
갑자기 오지환이 주장에서 물러나면서, 주장 경험이 있고, 선수단 내 베테랑이자 라커룸 리더인 김현수가 주장을 맡기로 했다. 김현수는 이미 LG에서 주장 경험이 있다. 2019시즌부터 2021시즌까지 주장을 맡았다.
12일 두산전에서 대타 결승타를 때린 구본혁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주장 교체로 인한 팀 분위기는 이전과 다를 것 없다고 했다. 그는 “현수 형도 옛날에 주장을 했고, 팀은 바뀌는 거 없으니까 똑같은 분위기다. 선수단 미팅에서 지환이 형이 고생했으니까 지환이 형한테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별다른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