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선호 기자] KIA 뎁스가 이렇게 두터웠나?
KIA 타이거즈 내야수 홍종표(24)가 이틀연속 팀 승리를 이끌었다. 입단 5년째 드디어 1군에서 빛을 내기 시작했다. 그것도 유격수들의 갑작스러운 부상 이탈로 긴급 콜업을 받았다. 올라오자마자 타격으로 결정적인 활약을 했다. 탄탄한 수비력으로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우고 있다.
지난 11일 광주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9번 유격수로 선발출전해 화끈한 존재감을 보였다. 0-2로 뒤진 3회 한준수가 2루타를 치고 나가자 3루타로 불러들여 4득점 빅이닝을 열었다. 다음타석에서도 한준수가 2루타를 때리자 안타로 뒤를 받쳤다. 6회는 무사 1루에서 착실하게 보내기 번트도 성공해 8-4 승리를 이끌었다.
12일 한화와의 대전경기에서도 빛을 발했다. 삼진과 1루 땅볼로 물러났으나 7회 사구로 출루해 김도영의 적시타때 홈을 밟았다. 8회는 1사2루에서 좌전 적시타를 날려 타점을 올렸다. 8회도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 또 타점을 추가했다. 1안타 2사사구 2타점 1득점의 활약이었다.
수비도 실수없이 안정감 있게 타구들을 처리했다. 주전 박찬호의 빈자리를 전혀 느낄 수 없도록 만들었다. 박찬호가 좀 더 쉬어도 무방할 정도로 완벽한 존재감이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 그리고 개막후에도 1군에서 콜이 없더라도 묵묵히 시즌을 준비했던 노력이 맹활약으로 이어진 것이다.
2020 2차 2라운드에서 지명받은 유망주였다. KIA는 당시 광주일고 에이스 정해영을 1차지명하고 야탑고 내야수 박민을 2차 1라운드에 낙점했다. 뒤를 이어 강릉고 홍종표를 지명했다. 신인으로 40경기에 출전해 88타석 80타수 20안타 타율 2할5푼 7타점을 기록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2021년 상무에 입대했고 2023년 복귀했다. 1군에 116일이나 머물렀다. 타격보다는 대수비와 대주자가 임무였다. 12타석에 불과한 이유였다. 주전 유격수 박찬호가 펄펄 날았고 2루수는 김선빈의 차지였으니 자리와 기회가 없었다. 그래도 2군에서는 3할대의 타율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올해는 출발부터 존재감이 없었다. 호주 캔버라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박민 김규성 윤도현 고명성 정해영 등이 1군 명단에 있었다. 2군에서 스프링캠프를 소화했다. 시범경기에서도 콜업이 없었다. 묵묵히 훈련하며 2군에서 개막을 맞이했다. 1군 백업맨은 박민의 차지였다.
2군에서 펄펄날았다. 타율 4할1푼7리(24타수10안타) 2타점 7득점 2도루로 타선을 이끌었다. 그런데 박찬호가 다친데다 대신 유격수로 나섰던 박민까지 무릎 부상으로 이탈하자 기회가 찾아왔다. 김규성이 있었으나 이범호 감독은 "2군에서 제일 좋다는데 벤치에 앉힐 필요가 없다"며 홍종표를 바로 선발 유격수로 기용했다.
이틀연속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로 응답했다. 입단 5년째를 맞아 진가를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타격에서도 신인때는 자신이 없었지만 이제는 느낌이 달라졌다"며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다. 박찬호가 돌아오더라도 백업내야수로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두터운 내야뎁스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