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방이동=김동윤 기자]
"와, 생각보다 재밌네"
차명주(51) 감독이 이끄는 한국 베이스볼5 국가대표팀이 2연승으로 자국에서 열린 대회를 산뜻하게 출발했다. 따뜻한 주말, 무심코 올림픽 공원을 찾은 관중들도 생전 처음 보는 다이내믹한 야구에 흥미를 나타냈다.
한국 대표팀은 13일 서울특별시 송파구에 위치한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 베이스볼5 특설경기장에서 열린 '제2회 SA 베이스볼5 아시아컵' 예선에서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각각 세트 스코어 2-0으로 연파했다.
베이스볼5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야구와 소프트볼의 보급을 위해 고안한 경기로 일명 '주먹 야구'라고도 불린다. 장비와 포지션이 다양하고 복잡한 야구를 최대한 간단하게 축소화한 것으로 베이스볼 5에서는 고무공과 한 팀당 선수 5명만 있으면 충분히 경기가 가능하다. 경기장이 작아 포수, 투수, 외야수가 없다. 1루수, 2루수, 3루수, 유격수와 야구로 치면 마운드 위치에 미드필더가 선다. 룰도 단순하다. 야구처럼 안타를 치고 베이스를 돌아 홈에 들어오면 1점이다. 단, 반드시 손은 맨손으로 쳐야 하며 타구는 한 번은 바닥에서 튕겨야 한다. 그 때문에 베이스볼 5에서는 홈런이 없다. 바운드 없이 펜스 밖으로 넘어간 공은 아웃이다.
이번 대회는 올림픽 공원을 지나다니는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도록 한가운데에 특설 경기장이 설치된 가운데 많은 나들이객이 베이스볼5를 관심 있게 지켜봤다. 야구랑 비슷한 구도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쉽게 관심을 가졌고 빠른 진행에 눈 돌릴 틈이 없었다.
1차전 싱가포르와 1세트가 대표적이었다. 11시에 시작된 1세트는 1회 말 2아웃에서 홈런이 없는데도 안타로만 10분도 안 돼 8점이 나와 관중들을 놀라게 했다. 그렇게 1세트는 경기 시작 15분 만에 한국의 3회 15-0 콜드 게임 승으로 끝났다. 인도네시아의 수비가 허술했던 것도 있지만, 한국 대표팀 선수들도 빠른 주루와 번트 안타를 연상케 하는 플레이로 상대의 허를 찔러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경기 후 만난 주장 이한별(24)은 싱가포르와 1세트 1회를 두고 "그렇게 경기 진행이 빠른 것이 베이스볼 5의 매력"이라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빠른 전개를 좋아하는데 그런 면을 충족시켜 주는 것 같다. 또 2아웃 이후 8득점에서 보이듯 우리도 점수를 많이 줬다고 포기할 수 없어 긴장감을 준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마냥 대량 점수가 나는 만만한 종목도 아니다. 2세트에서 싱가포르는 집중력 있게 맞서 한국에 6점 차로 졌고, 말레이시아와 경기에서는 4-1, 4-3으로 박빙의 승부 끝에 이길 수 있었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지난 2년간 한국보다 강팀으로 분류된 팀이어서 한국 대표팀의 성장도 가늠할 수 있었다.
이한별은 "2018~2019년부터 시작한 유럽, 남미, 아프리카 나라들과 달리 한국은 베이스볼 5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아직 낯설고 연습량도 확실히 부족한데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꼭 좋은 성적을 내고 싶었다. 준비도 많이 했고 선수들이 힘들었을 텐데 첫 경기부터 준비한 것들이 나와 기분 좋다. 주장으로서 선수들에게도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베이스볼 5는 어떤 점을 주목해 보면 재미있을까. 여자야구 대표팀 출신의 박주아(20)는 "주자들이 어떻게 한 베이스씩 더 가는지 보시면 재밌을 것 같다. 베이스볼 5는 주자가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심판들이 타임을 안 부른다. 야구처럼 스리피트 라인도 없어 타임이 불릴 때까지 어떻게든 진루하려 노력한다"고 전했다.
남자와 여자 선수들의 타석에 따른 수비 대응도 흥미롭다. 박주아는 "남자 선수들 타구는 잡는 것보다 일단 막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여자 선수들보다 회전도 많고 속도도 빠르기 때문에 무릎을 꿇고 공을 막아야 한다. 여자 선수의 타구는 그렇게 세진 않아서 전진 수비해서 정확하게 잡고 송구하는 걸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표팀은 차명주 감독의 지휘하에 1, 2차 선발전을 통해 상비군 포함 남자 6명, 여자 6명 총 12명의 선수가 뽑혔다. 베이스볼5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을 포함해 야구 선수 출신, 여자야구 선수 출신, 소프트볼 선수 출신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됐고, 강원도 횡성군 체육관에서 두 차례 강화훈련도 거쳤다.
13일부터 16일까지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예선 라운드는 4팀씩 2개 조로 나뉘어 진행된다. 이후 결선 라운드를 통해 우승팀을 가린다. 이 중 3위 팀까지는 올해 10월 홍콩에서 열리는 '2024 WBSC 베이스볼5 월드컵' 티켓이 주어진다. 한국은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와 같은 조에 속했고, 14일 오전 10시 아시아 베이스볼5 최강국 대만과 조 1위를 두고 아시아 최강을 가린다.
제1회 SA 베이스볼5 아시안컵 국가대표이자, 현재 원광대 소프트볼 선수로도 활약 중인 이지예는 "그동안 우리나라 남자 선수들은 대만 선수들 못지않게 타격이 셌는데 여자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타격이 부족하고 수비 실책이 있어 대만에는 어려울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여자 선수들도 수비가 예전보다 훨씬 늘고 타격도 좋아져서 열심히 하면 대만을 상대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각오를 밝혔다.
방이동=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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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베이스볼5 대표팀 선수(가운데 하얀색 유니폼)가 13일 서울특별시 송파구에 위치한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 베이스볼5 특설경기장에서 열린 말레이시아와 '제2회 SA 베이스볼5 아시아컵' 예선에서 안타를 치고 달려 나가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
대한민국 베이스볼5 대표팀이 13일 서울특별시 송파구에 위치한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 베이스볼5 특설경기장에서 열린 '제2회 SA 베이스볼5 아시아컵' 예선에서 싱가포르에 세트 점수 2-0으로 승리했다. /사진=베이스볼5 대표팀 공식 SNS |
대한민국 베이스볼5 대표팀이 13일 서울특별시 송파구에 위치한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 베이스볼5 특설경기장에서 열린 '제2회 SA 베이스볼5 아시아컵' 예선에서 말레이시아에 세트 점수 2-0으로 승리했다. /사진=베이스볼5 대표팀 공식 SNS |
차명주(51) 감독이 이끄는 한국 베이스볼5 국가대표팀이 2연승으로 자국에서 열린 대회를 산뜻하게 출발했다. 따뜻한 주말, 무심코 올림픽 공원을 찾은 관중들도 생전 처음 보는 다이내믹한 야구에 흥미를 나타냈다.
한국 대표팀은 13일 서울특별시 송파구에 위치한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 베이스볼5 특설경기장에서 열린 '제2회 SA 베이스볼5 아시아컵' 예선에서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각각 세트 스코어 2-0으로 연파했다.
베이스볼5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야구와 소프트볼의 보급을 위해 고안한 경기로 일명 '주먹 야구'라고도 불린다. 장비와 포지션이 다양하고 복잡한 야구를 최대한 간단하게 축소화한 것으로 베이스볼 5에서는 고무공과 한 팀당 선수 5명만 있으면 충분히 경기가 가능하다. 경기장이 작아 포수, 투수, 외야수가 없다. 1루수, 2루수, 3루수, 유격수와 야구로 치면 마운드 위치에 미드필더가 선다. 룰도 단순하다. 야구처럼 안타를 치고 베이스를 돌아 홈에 들어오면 1점이다. 단, 반드시 손은 맨손으로 쳐야 하며 타구는 한 번은 바닥에서 튕겨야 한다. 그 때문에 베이스볼 5에서는 홈런이 없다. 바운드 없이 펜스 밖으로 넘어간 공은 아웃이다.
이번 대회는 올림픽 공원을 지나다니는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도록 한가운데에 특설 경기장이 설치된 가운데 많은 나들이객이 베이스볼5를 관심 있게 지켜봤다. 야구랑 비슷한 구도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쉽게 관심을 가졌고 빠른 진행에 눈 돌릴 틈이 없었다.
1차전 싱가포르와 1세트가 대표적이었다. 11시에 시작된 1세트는 1회 말 2아웃에서 홈런이 없는데도 안타로만 10분도 안 돼 8점이 나와 관중들을 놀라게 했다. 그렇게 1세트는 경기 시작 15분 만에 한국의 3회 15-0 콜드 게임 승으로 끝났다. 인도네시아의 수비가 허술했던 것도 있지만, 한국 대표팀 선수들도 빠른 주루와 번트 안타를 연상케 하는 플레이로 상대의 허를 찔러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베이스볼5 공인구. /사진=김동윤 기자 |
한국 베이스볼5 대표팀 선수(가운데 하얀색 유니폼)가 13일 서울특별시 송파구에 위치한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 베이스볼5 특설경기장에서 열린 말레이시아와 '제2회 SA 베이스볼5 아시아컵' 예선에서 타격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
경기 후 만난 주장 이한별(24)은 싱가포르와 1세트 1회를 두고 "그렇게 경기 진행이 빠른 것이 베이스볼 5의 매력"이라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빠른 전개를 좋아하는데 그런 면을 충족시켜 주는 것 같다. 또 2아웃 이후 8득점에서 보이듯 우리도 점수를 많이 줬다고 포기할 수 없어 긴장감을 준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마냥 대량 점수가 나는 만만한 종목도 아니다. 2세트에서 싱가포르는 집중력 있게 맞서 한국에 6점 차로 졌고, 말레이시아와 경기에서는 4-1, 4-3으로 박빙의 승부 끝에 이길 수 있었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지난 2년간 한국보다 강팀으로 분류된 팀이어서 한국 대표팀의 성장도 가늠할 수 있었다.
이한별은 "2018~2019년부터 시작한 유럽, 남미, 아프리카 나라들과 달리 한국은 베이스볼 5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아직 낯설고 연습량도 확실히 부족한데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꼭 좋은 성적을 내고 싶었다. 준비도 많이 했고 선수들이 힘들었을 텐데 첫 경기부터 준비한 것들이 나와 기분 좋다. 주장으로서 선수들에게도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베이스볼 5는 어떤 점을 주목해 보면 재미있을까. 여자야구 대표팀 출신의 박주아(20)는 "주자들이 어떻게 한 베이스씩 더 가는지 보시면 재밌을 것 같다. 베이스볼 5는 주자가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심판들이 타임을 안 부른다. 야구처럼 스리피트 라인도 없어 타임이 불릴 때까지 어떻게든 진루하려 노력한다"고 전했다.
한국 베이스볼5 대표팀 주장 이한별이 13일 서울특별시 송파구에 위치한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 베이스볼5 특설경기장에서 열린 '제2회 SA 베이스볼5 아시아컵' 예선에서 싱가포르에 승리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
한국 베이스볼5 대표팀 이지예(왼쪽)와 박주아가 13일 서울특별시 송파구에 위치한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 베이스볼5 특설경기장에서 열린 '제2회 SA 베이스볼5 아시아컵' 예선에서 싱가포르에 승리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
남자와 여자 선수들의 타석에 따른 수비 대응도 흥미롭다. 박주아는 "남자 선수들 타구는 잡는 것보다 일단 막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여자 선수들보다 회전도 많고 속도도 빠르기 때문에 무릎을 꿇고 공을 막아야 한다. 여자 선수의 타구는 그렇게 세진 않아서 전진 수비해서 정확하게 잡고 송구하는 걸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표팀은 차명주 감독의 지휘하에 1, 2차 선발전을 통해 상비군 포함 남자 6명, 여자 6명 총 12명의 선수가 뽑혔다. 베이스볼5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을 포함해 야구 선수 출신, 여자야구 선수 출신, 소프트볼 선수 출신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됐고, 강원도 횡성군 체육관에서 두 차례 강화훈련도 거쳤다.
13일부터 16일까지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예선 라운드는 4팀씩 2개 조로 나뉘어 진행된다. 이후 결선 라운드를 통해 우승팀을 가린다. 이 중 3위 팀까지는 올해 10월 홍콩에서 열리는 '2024 WBSC 베이스볼5 월드컵' 티켓이 주어진다. 한국은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와 같은 조에 속했고, 14일 오전 10시 아시아 베이스볼5 최강국 대만과 조 1위를 두고 아시아 최강을 가린다.
제1회 SA 베이스볼5 아시안컵 국가대표이자, 현재 원광대 소프트볼 선수로도 활약 중인 이지예는 "그동안 우리나라 남자 선수들은 대만 선수들 못지않게 타격이 셌는데 여자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타격이 부족하고 수비 실책이 있어 대만에는 어려울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여자 선수들도 수비가 예전보다 훨씬 늘고 타격도 좋아져서 열심히 하면 대만을 상대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각오를 밝혔다.
방이동=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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