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수원, 한용섭 기자] 12년 만에 KBO리그로 복귀한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류현진은 ABS 존에 대해 의문점을 드러냈다. 류현진은 23~2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3연전을 치르며 ABS 존이 경기마다 조금씩 다른 것 같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류현진은 25일 경기에 앞서 이례적으로 취재진들 앞에서 열변을 토했다. 그는 23일 문동주가 던질 때와 자신이 등판한 24일 경기에서 ABS 스트라이크존에 차이가 있었다고 강력하게 말했다. 23일 좌타자 바깥쪽으로 스트라이크가 잘 잡혔는데, 24일에는 좌타자 바깥쪽 스트라이크가 전날과 달라졌다는 것.
24일 경기 도중 수 차례 황당하고 불만스런 표정을 드러낸 류현진은 취재진 앞에서 바닥에 스트라이크존을 그리며 “3회와 5회 거의 같은 위치로 공을 던졌는데, ABS에 찍힌 높낮이는 확연히 달랐다”고도 했다.
수원 KT위즈파크를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KT 포수 장성우는 25일 “ABS가 이제 조금 하다 보니까 적응이 돼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우리가 느끼기에는 볼인데 ABS는 ‘어 스트라이크네’ 느낌도 좀 있다. 확실한 건 구장마다 조금씩 다르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 (카메라) 설치하는 위치가 달라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확실히 좀 달라서 아마 현진이 형도 조금 안 좋았던 게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시범경기와 개막 한 달을 치르면서 구장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다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선수들이 가끔 심판에게 애매한 볼 판정에 대해 물어보면, ‘스트라이크 같은데 기계가 말을 안 하니까 볼이다’라는 얘기를 듣기도 한다.
장성우는 “베테랑들이 조금 더 ABS에 힘들어하는 것 같다. 왜냐하면 오랫동안 뛰면서 자기만의 ‘이거는 볼이다, 이거는 스트라이크다’ 경험이 많다 보니까, 나도 좀 그랬다. 현진이 형 같은 경우는 워낙 제구가 좋은 선수인데, 한 20년 동안 스트라이크로 받아온 볼이 하나 두 개 안 잡아주기 시작하면 투수들은 가운데로 밀어넣을 수 밖에 없다. 타자들도 자기가 생각할 때 볼인데 계속 스트라이크를 주면 그쪽에 계속 방망이가 나갈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되니까 확실히 베테랑들이 좀 힘든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장성우는 수원구장 ABS는 좌타자 바깥쪽(우타자 몸쪽) 스트라이크가 많이 잡히는 것을 파악해 이강철 감독과 선수단에 정보를 공유했고, 투수 리드에서 좌타자 바깥쪽 사인을 많이 요구하는 리드를 한다.
장성우는 구장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3연전을 치르며 첫 날과 둘째 날 다른 것은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경기장 마다 조금 다르고, 시리즈 도중에는 글쎄… 나는 좀 안 예민한 편이기도 한데, 아마 현진이 형이 그렇게 느꼈으면 그럴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느끼는 건 다들 다르니까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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