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대전=김동윤 기자]
결과론적인 이야기일 수 있다. 하지만 쓰라린 한 점 차 패배는 몇 번의 아쉬운 선택을 돌아보게 했다.
한화는 2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펼쳐진 2024 신한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총 1만 890명 입장)에서 SSG 랜더스에 3-4 역전패당했다. 이로써 SSG와 3연전을 루징 시리즈로 마무리한 한화는 13승 20패로 롯데 자이언츠, KT 위즈에 이어 세 번째로 20패에 도달했다.
이날 경기서 한화는 아쉬운 장면이 많았다. 2회 말 1사 2, 3루 찬스가 두 번의 땅볼과 아쉬운 주루 플레이로 1점을 얻는 데서 그치는가 하면, 4회 말 2사 1, 2루에서 SSG 좌익수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홈 보살에 울기도 했다.
가장 아쉬웠던 순간은 양 팀이 3-3으로 팽팽히 맞선 6회 초 무사 만루였다. 선두타자 고명준이 내야 안타로 출루한 뒤 대주자 오태곤으로 교체됐다. 하재훈이 장민재의 2구째 높은 쪽 직구를 건드린 것이 2루수와 우익수 사이로 떨어지면서 무사 1, 2루가 됐다. 이지영이 희생번트를 시도했다. 이지영의 타구는 살짝 높게 떴고 이를 3루수 노시환이 1루가 아닌 3루를 선택했으나, 오태곤의 발이 더 빨랐다.
여기서 SSG는 안상현 대신 메이저리그 출신의 베테랑 추신수를 선택했다. 한화는 좌타자 추신수를 상대로 1군 경력 55경기의 좌완 이충호(30)를 선택했다. 이충호는 추신수를 상대로 한 개의 공도 스트라이크 존 안에 넣지 못했고 결국 밀어내기로 3-4 역전을 허용했다. 이후 이충호가 최지훈을 3구 삼진, 박성한과 최정에게 땅볼을 유도해 이닝을 끝내면서 대위기를 넘겼다. 이때의 결과만 놓고 보면 무사 만루를 1실점으로 막았으니 성공했다고 보는 편이 맞았다.
하지만 한화 타선이 끝내 이때 내준 한 점을 뒤집지 못하면서 6회 초 무사만루서 나온 이충호의 스트레이트 볼넷은 계속해 곱씹게 되는 장면이 됐다. 사실 이때 한화는 준비된 카드가 더 있었다. 대표적인 선수가 한화 최원호 감독이 최근 폼만 생각하면 마무리 주현상(32)을 제외하면 가장 좋다고 높게 평가한 우완 이민우(31)였다.
경기에 앞서 한화 최원호 감독은 "투수 불펜의 순번 세팅을 다시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변화를 예고했다. 전날(1일) 김범수, 장시환, 박상원이 무너지면서 한 이닝에만 6실점 하고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한 것이 원인이었다. 그러면서 이민우, 김규연(22), 장민재(34)를 대체 자원으로 언급했다. 이민우는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평균자책점 3.46, 김규연은 4.09, 장민재는 3.00으로 준수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었다.
최원호 감독은 "일단 주현상을 빼고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민우가 제일 괜찮은 것 같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투수 코치, 포수들과 이야기해본 결과, 현재로서는 오히려 김규연이 괜찮다고 판단됐다"고 달라진 심경을 전했다. 이어 "물론 김규연이 연투를 해서 오늘은 휴식을 줄 텐데, 김규연과 구위는 좀 떨어지지만 제구가 좋은 장민재를 중요할 때 써볼까 한다"고 덧붙였다.
5회 초 2사 1, 2루에서 황준서를 대신해 장민재가 먼저 마운드에 오른 것도 바뀐 전략의 일환이었다. 그리고 장민재는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하면서 기대에 부응했다. 한화는 6회 초 무사만루서 다시 한번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 바뀐 전략대로라면 이민우를 냈을 수도 있으나, 하필 상대가 경험 많은 좌타자 추신수인 것이 이민우 투입을 망설이게 했을지도 모른다.
이민우는 2015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해 2017년 1군에 데뷔한 이래로 통산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0.321로 꾸준히 높았다. 통산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도 0.293으로 높았고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는 올해 역시 이날 경기 전까지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0.263, 피OPS가 0.754로 높은 편이었다. 올해 우타자 상대 성적은 피안타율 0.241, 피OPS 0.657. 그러나 이민우가 3-4로 역전당한 6회 초 2사 만루서 올라와 좌타자 한유섬을 좌익수 뜬 공을 잡은 것 포함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올 시즌 좌타자 상대 성적이 피안타율 0.250, 피OPS 0.718로 낮아진 것을 생각하면 이 역시 결과론일 수도 있었다.
이후에도 한화의 선택은 번번이 빗나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9회 말 선두타자 정은원이 우중간 2루타를 치고 나가 생긴 마지막 찬스에서는 두 차례 대타 작전을 시도했으나, 실패로 돌아갔다. 일관되게 작전을 이어가지 못했다. 16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던 황영묵이 번트를 댈 때는 어떻게든 동점을 만들려는 것처럼 보였다.
황영묵이 번트에 실패하고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자, 이번엔 끝내기 노리는 듯 타율 0.313의 박상언이 빠지고 일발장타력이 있는 채은성이 대타로 들어갔다. 마찬가지로 타율 0.278에 이날 안타도 추가한 이도윤의 타석에서는 당일 콜업된 타율 0.228의 문현빈이 대타로 들어섰다. 그러나 채은성과 문현빈 모두 각각 1루수 파울플라이와 2루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대전=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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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민우(가운데)가 2일 대전 SSG전 6회초 2사 만루에서 교체투입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한화는 2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펼쳐진 2024 신한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총 1만 890명 입장)에서 SSG 랜더스에 3-4 역전패당했다. 이로써 SSG와 3연전을 루징 시리즈로 마무리한 한화는 13승 20패로 롯데 자이언츠, KT 위즈에 이어 세 번째로 20패에 도달했다.
이날 경기서 한화는 아쉬운 장면이 많았다. 2회 말 1사 2, 3루 찬스가 두 번의 땅볼과 아쉬운 주루 플레이로 1점을 얻는 데서 그치는가 하면, 4회 말 2사 1, 2루에서 SSG 좌익수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홈 보살에 울기도 했다.
가장 아쉬웠던 순간은 양 팀이 3-3으로 팽팽히 맞선 6회 초 무사 만루였다. 선두타자 고명준이 내야 안타로 출루한 뒤 대주자 오태곤으로 교체됐다. 하재훈이 장민재의 2구째 높은 쪽 직구를 건드린 것이 2루수와 우익수 사이로 떨어지면서 무사 1, 2루가 됐다. 이지영이 희생번트를 시도했다. 이지영의 타구는 살짝 높게 떴고 이를 3루수 노시환이 1루가 아닌 3루를 선택했으나, 오태곤의 발이 더 빨랐다.
여기서 SSG는 안상현 대신 메이저리그 출신의 베테랑 추신수를 선택했다. 한화는 좌타자 추신수를 상대로 1군 경력 55경기의 좌완 이충호(30)를 선택했다. 이충호는 추신수를 상대로 한 개의 공도 스트라이크 존 안에 넣지 못했고 결국 밀어내기로 3-4 역전을 허용했다. 이후 이충호가 최지훈을 3구 삼진, 박성한과 최정에게 땅볼을 유도해 이닝을 끝내면서 대위기를 넘겼다. 이때의 결과만 놓고 보면 무사 만루를 1실점으로 막았으니 성공했다고 보는 편이 맞았다.
하지만 한화 타선이 끝내 이때 내준 한 점을 뒤집지 못하면서 6회 초 무사만루서 나온 이충호의 스트레이트 볼넷은 계속해 곱씹게 되는 장면이 됐다. 사실 이때 한화는 준비된 카드가 더 있었다. 대표적인 선수가 한화 최원호 감독이 최근 폼만 생각하면 마무리 주현상(32)을 제외하면 가장 좋다고 높게 평가한 우완 이민우(31)였다.
한화 이충호가 2일 대전 SSG전 6회초 무사 만루에 올라와 역투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경기에 앞서 한화 최원호 감독은 "투수 불펜의 순번 세팅을 다시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변화를 예고했다. 전날(1일) 김범수, 장시환, 박상원이 무너지면서 한 이닝에만 6실점 하고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한 것이 원인이었다. 그러면서 이민우, 김규연(22), 장민재(34)를 대체 자원으로 언급했다. 이민우는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평균자책점 3.46, 김규연은 4.09, 장민재는 3.00으로 준수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었다.
최원호 감독은 "일단 주현상을 빼고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민우가 제일 괜찮은 것 같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투수 코치, 포수들과 이야기해본 결과, 현재로서는 오히려 김규연이 괜찮다고 판단됐다"고 달라진 심경을 전했다. 이어 "물론 김규연이 연투를 해서 오늘은 휴식을 줄 텐데, 김규연과 구위는 좀 떨어지지만 제구가 좋은 장민재를 중요할 때 써볼까 한다"고 덧붙였다.
5회 초 2사 1, 2루에서 황준서를 대신해 장민재가 먼저 마운드에 오른 것도 바뀐 전략의 일환이었다. 그리고 장민재는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하면서 기대에 부응했다. 한화는 6회 초 무사만루서 다시 한번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 바뀐 전략대로라면 이민우를 냈을 수도 있으나, 하필 상대가 경험 많은 좌타자 추신수인 것이 이민우 투입을 망설이게 했을지도 모른다.
이민우는 2015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해 2017년 1군에 데뷔한 이래로 통산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0.321로 꾸준히 높았다. 통산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도 0.293으로 높았고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는 올해 역시 이날 경기 전까지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0.263, 피OPS가 0.754로 높은 편이었다. 올해 우타자 상대 성적은 피안타율 0.241, 피OPS 0.657. 그러나 이민우가 3-4로 역전당한 6회 초 2사 만루서 올라와 좌타자 한유섬을 좌익수 뜬 공을 잡은 것 포함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올 시즌 좌타자 상대 성적이 피안타율 0.250, 피OPS 0.718로 낮아진 것을 생각하면 이 역시 결과론일 수도 있었다.
이후에도 한화의 선택은 번번이 빗나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9회 말 선두타자 정은원이 우중간 2루타를 치고 나가 생긴 마지막 찬스에서는 두 차례 대타 작전을 시도했으나, 실패로 돌아갔다. 일관되게 작전을 이어가지 못했다. 16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던 황영묵이 번트를 댈 때는 어떻게든 동점을 만들려는 것처럼 보였다.
황영묵이 번트에 실패하고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자, 이번엔 끝내기 노리는 듯 타율 0.313의 박상언이 빠지고 일발장타력이 있는 채은성이 대타로 들어갔다. 마찬가지로 타율 0.278에 이날 안타도 추가한 이도윤의 타석에서는 당일 콜업된 타율 0.228의 문현빈이 대타로 들어섰다. 그러나 채은성과 문현빈 모두 각각 1루수 파울플라이와 2루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한화 채은성. |
대전=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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