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길준영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6)가 연일 좋은 타구를 날렸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이정후는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 1번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시즌 성적은 30경기 타율 2할5푼(116타수 29안타) 2홈런 7타점 13득점 2도루 OPS .638을 기록중이다.
비록 안타를 때려내지는 못했지만 타구의 질은 좋았다. 이정후는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보스턴 우완 선발투수 조시 윈코우스키의 초구 시속 96.4마일(155.1km) 싱커를 받아쳤다. 타구속도 103마일(165.8km), 기대타율 8할에 달하는 잘맞은 타구였지만 중견수 재런 듀란의 정면으로 가면서 뜬공으로 잡히고 말았다. 메이저리그 공식 통계사이트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이 타구의 비거리는 400피트(122m)로 메이저리그 30개 구장 중 10개에서 홈런이 되는 타구였다. 특히 홈구장 오라클 파크에서도 홈런이 되는 것으로 나왔다.
이정후는 이번 보스턴 3연전에서 모두 홈런성 타구를 날렸다. 지난 1일 경기에서는 9회 우완 구원투수 저스틴 슬래텐의 6구 90.6마일(145.8km) 커터를 받아쳐 타구속도 100마일(160.9km)짜리 타구를 날렸지만 우익수 뜬공으로 잡혔다. 기대타율 3할7푼, 비거리 377피트(115m)가 나왔고 30개 구장 중 26개에서 홈런이 되는 타구였다. 하지만 홈런이 되지 않는 4개 구장(펜웨이 파크, 카우프만 스타디움, 오클랜드 콜리세움, 내셔널스 파크)에 펜웨이 파크가 포함되면서 뜬공이 됐다.
2일 경기에서도 이정후는 5회 우완 구원투수 쿠터 크로우포드의 3구 92마일(148.1km) 스위퍼를 때려 타구속도 99.4마일(160.0km) 타구를 날렸다. 기대타율 3할7푼, 비거리 360피트(110m)에 14개 구장에서 홈런이 되는 타구였지만 이번에도 우익수 직선타로 잡히고 말았다.
이정후는 올 시즌 기대타율이 3할1리로 높은 편이다. 헛스윙 비율이 10.4%로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24.8%)의 절반 이하로 낮고 삼진 비율 역시 8.0%로 리그 평균(22.2%)의 1/3에 가까울 정도로 빼어난 컨택 능력을 과시하며 질좋은 타구를 만들어내고 있다. 하지만 BABIP(인플레이타구타율)는 2할5푼5리로 타구질에 비해서 잘 나오지 않고 있고 이에 따라 실제 타율도 2할5푼에 머무르고 있다.
수비에서도 이정후는 펜웨이 파크에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양 팀이 1-1로 팽팽히 맞선 4회말 보스턴 공격에서 세단 라파엘라가 샌프란시스코 좌완 선발투수 카일 해리슨의 5구 시속 94마일(151.3km) 포심을 퍼올렸다. 타구속도는 98.1마일(157.9km)로 강하게 맞았지만 높이 떠오른 타구는 평범한 중견수 뜬공이 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중견수 이정후는 글러브로 태양을 가리면서 타구를 찾았지만 결국 타구를 찾지 못했고 결국 이 타구는 이정후 앞에 떨어지는 2루타가 되고 말았다. 기대타율이 1푼밖에 되지 않는 타구였지만 이정후의 아쉬운 수비가 나왔다.
그렇지만 곧바로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는 멋진 수비가 나왔다. 해리슨은 듀란에게 3구 82.3마일(132.3km) 슬러브를 던졌다가 날카로운 타구를 허용했다. 타구속도 103.4마일(166.4km)에 기대타율이 6할6푼에 달하는 완벽한 안타성 타구였다. 하지만 이정후는 타구를 포기하지 않고 달려나오며 다이빙 캐치로 이 타구를 잡아냈다. 슈퍼캐치로 앞선 실수를 만회한 이정후는 그라운드를 손으로 내리치며 격한 감정을 표출했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샌프란시스코 지역매체 NBC스포츠 베이 에어리어 중계진은 “다이빙! 놀라운 플레이입니다! 실점을 막았습니다! 그라운드를 내리칩니다. 갑시다!”라며 이정후의 멋진 수비에 열광했다.
올 시즌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540억원) 계약을 맺은 이정후는 빠르게 메이저리그에 적응하고 있다. 아직까지 기대만큼의 타격성적이 나오지 않고 있고 수비에서도 실수가 종종 나오고 있지만 충분히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정후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팬들의 기대가 크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