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디트릭 엔스가 또 부진했다.
1선발 엔스는 최근 3경기에서 14이닝 16실점을 허용했다. 투구 패턴이 드러났고, 결정구가 없어 100구를 던져도 겨우 5이닝을 채운다. 퀵모션이 느려 상대팀에서 도루를 집중적으로 시도했다.
엔스는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95구를 던지며 5이닝 7피안타 1볼넷 4탈사민 5실점(2자책)을 허용했다. 수비 실책으로 자책점이 적었지만, 자신의 실책이 결정적이었다.
엔스는 1회 톱타자 정수빈에게 안타를 맞은 뒤 2루 도루를 허용했다. 포수 박동원의 송구 실책으로 3루까지 진루. 1사 3루에서 강승호에게 적시타를 맞고 선취점을 허용했다. 2회 실점은 없었으나 2사 후 김재호에게 좌측 2루타를 맞아 실점 위기는 있었다.
1-1 동점인 3회 정수빈을 볼넷으로 내보냈고, 또 2루 도루를 허용했다. 허경민에게 안타를 맞아 1,3루가 됐고, 폭투로 주자는 2,3루로 바뀌었다. 강승호를 삼진으로 잡고, 양의지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아 2점을 허용했다.
4회도 실점했다. 2아웃을 잡고서 김재호에게 또 좌측선상 2루타를 맞았다. 조수행의 기습 번트 타구를 잡은 엔스는 1루로 악송구, 타자주자가 세이프됐다.
자신의 실책으로 이닝을 끝내지 못한 엔스는 정수빈 타석에서 조수행이 2루 도루를 시도하는 순간, 박동원이 포구 실수로 공을 뒤로 빠뜨렸다. 3루 주자가 득점, 조수행은 2루 도루에 이어 3루까지 내달렸다. 정수빈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5점째를 허용했다. 4회까지 투구 수는 84개나 됐다. 5회 처음으로 삼자범퇴로 끝낸 엔스는 95구로 더 이상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LG는 최근 2년 일본 세이부 라이온스에서 뛴 엔스를 신입 외국인 최대 금액인 1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염경엽 감독은 엔스를 1선발로 생각하고 영입했다.
엔스는 첫 5차례 선발 등판에서 4월 4일 NC전(4이닝 7실점)을 제외하곤 4경기는 모두 6이닝 2실점 이하로 잘 던졌다. 3승 평균자책점 3.54였다. 그러나 4월 21일 SSG와 더블헤더 1차전에서 5이닝 8피안타 2피홈런 8실점으로 부진했다. 이어 4월 27일 KIA전에서 4이닝 동안 105구를 던지며 8피안타 3실점을 허용했다. 매 이닝 20구가 넘는 공을 던지며 고전했다.
그리고 이날 두산 상대로도 5이닝 95구 5실점(2자책)을 허용했다. 3경기에서 14이닝 16실점(13자책)이다. 3경기 평균자책점은 8.36으로 시즌 평균자책점은 5점대(5.14)다.
염경엽 이날 경기에 앞서 엔스에 대해 “팬분들도 인내해주셨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지난해 11월 엔스와 계약 후, 염 감독은 체인지업 숙제를 내줬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체인지업 을 결정구로 만들려 했으나 실패다.
염 감독은 최근 투수코치, 엔스와 함께 미팅을 하고 체인지업을 버리고 스플리터를 새로 장착하기로 했다. 염 감독은 “엔스가 미국과 일본에서 계속 안 된 체인지업에 매달리는 것보다 새 구종을 익히기로 했다. 직구처럼 던지면서 제구 잡기가 다른 변화구보다는 조금 쉬운 스플리터를 던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3일 경기에 앞서 “엔스가 오늘까지는 체인지업을 섞어 가면서 던지고, 스플리터를 던질지는 본인한테 맡겼다”며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5월이다. 불펜도 세팅 과정인데, 1선발이 계속해서 투구 이닝도 먹어주지 못하고 실망스런 피칭이 이어진다면 결단을 내려야 할 지도 모른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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