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트레이드로 넘어와 복덩이로 자리매김한 선수가 전열에서 이탈했다. 위기의 순간, 37세 베테랑이 나타나 '트랜스포머'가 돼 빈자리를 채워주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원정경기를 앞두고 내야수 손호영(30)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시켰다.
사유는 오른쪽 햄스트링 문제였다. 롯데 관계자는 스타뉴스에 "손호영이 이전부터 계속 안 좋았다. 계속 타이트한 상황에서 뛰고 있었고, 장타가 나왔을 때 뛰다가 데미지를 입어서 3일 경기에서 신호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손호영은 4일 오전에 정밀 검사를 받았고, 상태가 좋지 않아서 결국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손호영은 빠르면 2주, 최대 4주 정도 후에 상태를 다시 지켜볼 예정이다.
현 시점에서 손호영의 이탈은 롯데에는 너무나도 치명적이다. 지난 3월 30일 LG 트윈스와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사이드암 우강훈(22)과 유니폼을 맞교환한 손호영은 1군 29경기에서 타율 0.320(100타수 32안타) 3홈런 18타점 15득점 6도루 OPS 0.862의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많은 표본은 아니지만 뛰어난 활약을 선보이며 롯데 타선에 힘을 불어넣고 있었다. 1루수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며 선수 기용의 폭을 넓혀준 건 덤이었다.
트레이드 후 초반에는 평범한 모습이었지만, 지난달 14일 고척 키움전에서 3안타를 때려낸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약에 나섰다. 같은 달 17일 잠실 LG전을 시작으로 14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고, 같은 기간 홈런도 3개를 때려냈다. 이탈하기 직전인 2일 사직 키움전에서는 5회 역전 3점 홈런, 8회 3루타로 팀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손호영의 활약 속에 롯데도 3~4월의 부진에서 벗어나 연승모드로 전환하던 중이었다. 그의 공백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어쩌면 '안 풀린다'고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손호영이 경기 도중 빠졌던 3일 대구 삼성전에서 롯데의 새로운 영웅이 등장했다. 바로 베테랑 정훈(37)이다.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는 빠져있던 정훈은 손호영의 대수비로 들어갔던 오선진을 대신해 5회 대타로 들어섰다. 첫 타석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그래도 3루수 수비에 나서며 계속 경기에 출전했다. 수비에서 큰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던 그는 결국 마지막 순간 방망이로 일을 냈다.
6-6으로 맞서던 롯데는 9회 초 상대 필승조 김재윤을 상대했다. 첫 타자 고승민이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다음 타자 빅터 레이예스의 2루타로 찬스를 잡았다. 2사 후 타석에 등장한 정훈은 김재윤의 슬라이더를 공략,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터트렸다. 롯데가 리드를 잡는 순간이었다. 9회 말 마무리 김원중이 한 점을 내줬지만 끝내 리드를 지키며 정훈은 결승타를 기록했다.
이에 정훈은 아예 다음날에는 3루수 선발로 출전했다. 그는 5-2로 앞서던 7회 초 1타점 2루타를 터트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고, 3루 도루에 이은 희생플라이 득점까지 기록하며 이틀 연속 승리에 기여했다.
정훈이 3루수 수비에 나선 건 2018년 6월 2일 사직 한화전 이후 무려 6년 만이었다. 어색할 수도 있는 자리였지만, 큰 문제 없이 소화해내며 손호영의 공백을 잘 메워줬다.
올 시즌 정훈은 33경기에서 타율 0.271, 3홈런 15타점 12득점 OPS 0.730을 기록하고 있다. 평범하다면 평범할 수 있는 성적이지만, 4월 중순부터 타격감을 끌어올리며 팀이 필요할 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중이다. 주전 1루수 자리를 내줬지만, 낯선 포지션인 좌익수와 3루수 등을 오가며 보이지 않는 기여도 하고 있다. 여러 모습으로 변신이 가능한 '트랜스포머' 로봇 같은 활약이다.
정훈은 지난 겨울 절친한 선배 이대호(42), 팀 후배 한동희(25)와 함께 과거 현대 유니콘스 시절 입단 동기인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37)를 찾아가 타격 수정에 나섰다. 정훈은 "(강)정호에게 좋은 것도 배웠지만, 10일이라는 시간이 나이가 드는 입장에서 큰 동기부여가 됐다. 기술보다는 마음이 성장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개막을 앞두고 정훈은 "30대 초반에도 이렇게 못 나갈 때가 있었는데, 그때는 티를 좀 냈다. 그런 게 선수단에 전해진다"면서 "내가 나이를 먹고 서른 초반 친구들이 그렇게 하는 걸 볼 때 너무 안 좋다고 생각을 했다. 마음은 잘 알지만 티 내는 게 보탬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베테랑으로서 자신의 위치를 받아들이고 시즌을 시작한 게 오히려 좋은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다.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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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손호영(오른쪽)과 정훈. |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원정경기를 앞두고 내야수 손호영(30)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시켰다.
사유는 오른쪽 햄스트링 문제였다. 롯데 관계자는 스타뉴스에 "손호영이 이전부터 계속 안 좋았다. 계속 타이트한 상황에서 뛰고 있었고, 장타가 나왔을 때 뛰다가 데미지를 입어서 3일 경기에서 신호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손호영은 4일 오전에 정밀 검사를 받았고, 상태가 좋지 않아서 결국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손호영은 빠르면 2주, 최대 4주 정도 후에 상태를 다시 지켜볼 예정이다.
롯데 손호영. |
트레이드 후 초반에는 평범한 모습이었지만, 지난달 14일 고척 키움전에서 3안타를 때려낸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약에 나섰다. 같은 달 17일 잠실 LG전을 시작으로 14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고, 같은 기간 홈런도 3개를 때려냈다. 이탈하기 직전인 2일 사직 키움전에서는 5회 역전 3점 홈런, 8회 3루타로 팀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손호영의 활약 속에 롯데도 3~4월의 부진에서 벗어나 연승모드로 전환하던 중이었다. 그의 공백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어쩌면 '안 풀린다'고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롯데 손호영(왼쪽)과 정훈. |
6-6으로 맞서던 롯데는 9회 초 상대 필승조 김재윤을 상대했다. 첫 타자 고승민이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다음 타자 빅터 레이예스의 2루타로 찬스를 잡았다. 2사 후 타석에 등장한 정훈은 김재윤의 슬라이더를 공략,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터트렸다. 롯데가 리드를 잡는 순간이었다. 9회 말 마무리 김원중이 한 점을 내줬지만 끝내 리드를 지키며 정훈은 결승타를 기록했다.
이에 정훈은 아예 다음날에는 3루수 선발로 출전했다. 그는 5-2로 앞서던 7회 초 1타점 2루타를 터트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고, 3루 도루에 이은 희생플라이 득점까지 기록하며 이틀 연속 승리에 기여했다.
롯데 정훈이 3루 수비를 소화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
올 시즌 정훈은 33경기에서 타율 0.271, 3홈런 15타점 12득점 OPS 0.730을 기록하고 있다. 평범하다면 평범할 수 있는 성적이지만, 4월 중순부터 타격감을 끌어올리며 팀이 필요할 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중이다. 주전 1루수 자리를 내줬지만, 낯선 포지션인 좌익수와 3루수 등을 오가며 보이지 않는 기여도 하고 있다. 여러 모습으로 변신이 가능한 '트랜스포머' 로봇 같은 활약이다.
정훈은 지난 겨울 절친한 선배 이대호(42), 팀 후배 한동희(25)와 함께 과거 현대 유니콘스 시절 입단 동기인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37)를 찾아가 타격 수정에 나섰다. 정훈은 "(강)정호에게 좋은 것도 배웠지만, 10일이라는 시간이 나이가 드는 입장에서 큰 동기부여가 됐다. 기술보다는 마음이 성장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개막을 앞두고 정훈은 "30대 초반에도 이렇게 못 나갈 때가 있었는데, 그때는 티를 좀 냈다. 그런 게 선수단에 전해진다"면서 "내가 나이를 먹고 서른 초반 친구들이 그렇게 하는 걸 볼 때 너무 안 좋다고 생각을 했다. 마음은 잘 알지만 티 내는 게 보탬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베테랑으로서 자신의 위치를 받아들이고 시즌을 시작한 게 오히려 좋은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다.
롯데 정훈. /사진=김진경 대기자 |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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