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토종 에이스 곽빈이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정상 궤도에 오른 모습이다. 곽빈은 최근 등판에서 “ABS의 도움을 받았다”며 솔직한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곽빈은 지난해 23경기에 등판해 12승 7패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하며 리그에서 손꼽히는 토종 선발로 인정받았다. 150km 후반의 직구와 낙차 큰 커브가 위력적이다.
그런데 곽빈은 올 시즌 첫 5차례 선발 등판에서는 승리없이 3패 평균자책점 6.18로 부진했다. 퀄리티 스타트를 2차례 기록했으나 승운이 없었고, 6실점(5이닝)과 5실점(5이닝) 경기가 한 차례씩 있었다.
4월말부터 안정적인 구위를 보이며 달라졌다. 곽빈은 최근 4경기에서는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11의 좋은 구위를 이어가고 있다. 4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 24⅓이닝 4실점(3자책)의 위력적인 투구를 보였다.
곽빈은 지난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 더블헤더 2차전에서 6이닝 3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승리 투수가 됐다.
최고 구속 156km, 평균 152km의 직구 구위가 좋았고, 커브도 위력적이었다. 직구 29개, 슬라이더 30개, 커브 22개, 체인지업 16개를 던졌다. 삼진 8개 중에 120km대 커브를 결정구로 6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직구 1개, 체인지업 1개.
입단 동기 강백호는 힘대힘으로 붙어서 156km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고, 강타자 로하스와 3차례 승부에서 커브를 결정구로 삼진 2개를 잡아냈다.
5회 선두타자 황재균을 120km 커브로 루킹 삼진을 잡았는데, 황재균은 몸쪽 커브에 몸을 피하며 물러섰다. 그런데 ABS는 삼진 콜이 나와, 황재균은 당황하는 표정이었다. 이후 덕아웃으로 돌아가 태블릿PC에 찍힌 스트라이크 코스를 확인하고는 쓴웃음을 지었다. 6회 2사 후 장성우도 몸쪽 낙차 큰 120km 커브에 몸을 뒤로 피했으나, ABS는 삼진 콜이 나왔다. 장성우는 심판을 향해 뭔가 말하면서 황당하다는 표정이었다.
곽빈은 경기 후 ABS에 대한 질문을 하자 “오늘은 ABS한테 감사하다고 고맙다고 전해주고 싶다. 좀 빠졌다고 생각했는데 스트라이크가 됐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그게 포수가 바깥쪽에 앉아 있다가 이렇게 (몸쪽 공을) 잡으니까, 볼이라고 생각했는데 (태블릿PC) 여기서 보면 스트라이크더라. 이게 어떻게 보면 공정한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오늘은 ABS에 좀 고맙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전 이승엽 두산 감독은 “선수들도 사실 ABS에 대해서 당연히 민감하게 생각할 수 밖에 없지만, 민감하게 생각하기보다는 좀 받아들여야 되는 시기가 아닐까 싶다”며 “타자에게 불리한 게 있으면 또 투수 쪽에서 더 유리한 게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인정할 건 인정하고, 우리가 해야 될 건 하고 그러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 감독은 “선수들과 KBO 간의 신뢰, 소통 이런 게 굉장히 중요하다. 아주 크게 보이지만 사실은 큰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소통만 잘 된다면 선수협에서도 별 문제없이 앞으로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첫 술에 배 부를 수는 없으니까, 조금씩 개선되고 시간이 지나면 분명히 안착이 된다면 선수들이나 팬들이나 KBO나 모든 분들이 다 만족하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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