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토마스 투헬(51) 감독이 바이에른 뮌헨에 남는다면 김민재(28, 바이에른 뮌헨)에게 어떤 영향이 있을까.
독일 '스카이 스포츠'는 14일(이하 한국시간) "토마스 투헬이 정말 바이에른 뮌헨에 남을까? 이제 선수단이 그를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라고 전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2023-2024시즌 김민재, 해리 케인을 영입하면서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월드 클래스 선수를 영입했다. 지난 시즌 도중 지휘봉을 넘겨받은 토마스 투헬 감독은 바이에른 뮌헨의 12시즌 연속 우승을 노렸다.
실패로 돌아갔다. 예상치 못한 경기에서 패배하면서 '역대급 무패 행진'을 달리는 바이어 04 레버쿠젠에 일찍이 리그 우승을 내줬다.
리그 뿐만 아니라 국내 컵대회 DFB-포칼에서도 일찍이 탈락했다. 뮌헨은 DFL-슈퍼컵에서 RB 라이프치히에 0-3으로 대패하더니 포칼에선 3부 리그 클럽 1. FC 자르브뤼켄에 1-2로 패해 탈락했다.
유일하게 트로피 경쟁을 이어가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준결승 무대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패배하면서 이번 시즌 무관이 확정됐다. 무려 11년 만의 무관이다.
뮌헨은 지난 2월 21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여름까지만 토마스 투헬 감독과 동행한다. 당초 계약은 2025년 6월까지다. 그러나 2024년 6월 계약을 종료하기로 상호 합의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1일 투헬 감독은 "2월부터 상황은 명확했다. 시간을 더 가져야 한다. 아직 다른 클럽과 협상은 없었다"라며 자신과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주고받은 팀은 아직 없다고 알렸다.
그는 13일 홈에서 치른 리그 33라운드 VfL 볼프스부르크와 경기(2-0 승)에서 팬들의 인사를 받고 눈물을 보였다. 이별이 가까워졌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상황은 명확하게 흘러가지 않았다. 바이에른 뮌헨 구단도 다음 감독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투헬 역시 다음 팀을 쉽게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14일 바이에른 뮌헨 소식에 정통한 독일 '스카이 스포츠'의 플로리안 플레텐버그 기자는 "뮌헨은 한지 플릭 감독의 복귀를 추진했지만, 플릭은 뮌헨 지휘봉을 잡지 않을 것"이라며 "뮌헨의 감독 찾기는 계속된다"라고 전했다.
율리안 나겔스만, 랄프 랑닉에 이어 한지 플릭까지 모두 뮌헨 부임을 거절한 상황, 선수단이 투헬의 잔류를 원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스카이 스포츠는 "투헬 감독은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 공식적인 작별 인사를 전하지 않았다. 그와 뮌헨의 이별은 이뤄질까? 이제 선수단이 이 문제에 관여하기 시작했다"라고 전했다.
매체는 "바이에른 뮌헨 수뇌부는 여전히 새 시즌을 이끌 감독을 찾고 있다. 투헬 감독이 클럽에 남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본지의 정보에 따르면 주장단 마누엘 노이어와 토마스 뮐러는 투헬 감독의 잔류를 원하며 이를 뮌헨 수뇌부에 적극적으로 어필했다"라고 설명했다.
스카이 스포츠는 "라커룸 상황이 늘 좋았던 것은 아니지만, 선수들은 투헬 감독과 코칭 스태프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 졸트 뢰브, 아르노 미셸, 앤서니 배리로 구성된 코치진은 선수단 대부분에게 매우 인기 있는 인물들이었다"라고 알렸다.
이어 매체는 "노이어, 뮐러 이외에도 리로이 자네, 해리 케인, 에릭 다이어, 자말 무시알라와 같은 선수들도 투헬 감독과 계속 함께하길 원한다"라고 덧붙였다.
김민재에겐 다시 투헬의 지도 아래 경쟁할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다. 2023-2024시즌은 김민재에겐 여느 때보다 길고 힘들었던 시즌이다. SSC 나폴리를 떠나 뮌헨으로 이적한 직후 뮌헨의 주전 수비수로 떠올랐고 다른 수비 파트너 더 리흐트와 우파메카노가 차례로 부상당하며 제대도 된 휴식 없이 연달아 경기에 나섰다.
시즌 도중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 차출돼 '클린스만호'의 일원으로 AFC 아시안컵 카타르를 치르기도 했다. 대표팀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던 김민재는 전반기와는 다른 시즌 후반기를 맞이했다.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영입된 에릭 다이어가 김민재와 본격적인 주전 경쟁을 펼쳤고 벤치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가끔 찾아오는 선발 기회에서도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평소 보기 힘들었던 실수가 터져나왔고 평소 튀어나가 공격적으로 수비하던 습관은 독이 돼 돌아왔다.
특히 지난 1일 치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 레알 마드리드와 맞대결에서는 결정적인 실수를 두 번 저지르며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2-2 무승부로 마무리했다. 이후 뮌헨은 2차전에서 1-2로 패배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 경기와 관련해 투헬 뮌헨 감독은 공개 인터뷰에서 김민재의 실수를 콕 집어 언급해 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시즌 말미에 다다른 지난 13일 투헬 감독은 김민재를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는 "안타깝지만 레알 마드리드와 치른 1차전 경기처럼 그가 실수를 저지른 장면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믿음직한 선수"라고 입을 열었다.
투헬은 "김민재는 아시안컵까지 거의 모든 경기를 소화했고 난 그에게 휴식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라며 "모든 축구 선수가 커리에서 겪는 몇 가지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난 김민재의 행동 방식과 성격을 매우 긍정적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난 그가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해 기쁘고 최고의 정신력을 보유한 선수를 갖게 돼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투헬이 그간 보여줬던 행보, 특히 그의 성격을 알 수 있는 몇몇 사례를 볼 때 김민재를 개인적인 감정으로 싫어한다고는 절대 생각할 수 없는 말이다. 또한 투헬은 이번 시즌 김민재의 '튀어나가는 습관'을 지적했지만, 잘 고쳐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주어질 때면 김민재를 기용했다.
만약 투헬이 뮌헨에 남는다면 김민재는 다시 주전 경쟁에 나서야 한다. 바이어 04 레버쿠젠의 공식전 50경기 무패행진을 이끈 수비수 요나탄 타 등 수비수 보강 이적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투헬이 잔류한다면 2023-2024시즌 주전에서 한발짝 멀어졌던 김민재는 다시 자신의 자리를 위해 싸워야 한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