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다시 선발 기회를 얻은 애런 브룩스(34)가 2년 만의 메이저리그 복귀전, 그리고 5년 만의 선발 등판 복귀전에서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의 완벽투를 펼쳤다. 현지 중계진의 찬사는 당연했다.
브룩스는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리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7피안타 1볼넷 5탈삼진 3실점, 퀄리티스타트 플러스 피칭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투구수는 84개에 불과했다.
브룩스는 올 시즌 트리플A 라스베가스 에비에이터스에서 8경기(43⅓이닝) 1승 6패 평균자책점 4.57의 기록을 남기고 있었다. 하지만 오클랜드 선발진이 줄부상에 빠졌다. 폴 블랙번이 오른발 부상, 알렉스 우드가 어깨 부상으로 이탈했다. 켄 왈디척은 팔꿈치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선발 투수가 필요했고 브룩스가 기회를 얻게 됐다.
브룩스는 2014년 캔자스시티 로열스에서 데뷔한 뒤 2019년에는 오클랜드와 볼티모어를 오가면서 29경기(18선발) 110이닝 6승8패 평균자책점 5.65의 성적을 남겼다. 그러다 2020년 KIA 타이거즈와 깜짝 계약을 맺으면서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메이저리그 커리어가 충분히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던 브룩스의 한국행은 의외였다.
2020년 브룩스는 23경기(151⅓이닝) 11승4패 평균자책점 2.50의 성적을 남겼고 개인사로 시즌을 일찍이 마무리 했지만 이듬해 재계약까지 맺었다. 2020년의 압도적인 면모는 아니었고 잔부상도 있었지만 13경기 3승5패 평균자책점 3.35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만 2021년 8월, 대마 성분이 포함된 액상담배 및 대마 젤리를 몰래 들여오려다 적발이 되면서 퇴출됐다. 여기에 대마 흡연까지 한 혐의를 받았다.
2022년 열린 재판에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은 뒤 한국을 떠났다.
2022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계약을 맺으며 5경기 등판해 9⅓이닝 평균자책점 7.71의 성적에 그쳤고 2023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을 맺었지만 메이저리그에 오르지 못했다. 2022년 이후 약 2년 만의 메이저리그 복귀전. 선발 등판 기준으로는 볼티모어 오리올스 소속이던 2019년 9월14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전(5⅓이닝 7피안타 3볼넷 2실점) 이후 1706일 만이었다.
브룩스의 1회는 힘겨웠다. 선두타자 호세 알투베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고 카일 터커에게 우익수 방면 2루타까지 맞았다. 무사 2,3루가 되는 듯 했지만 중계플레이 과정에서 2루수 잭 겔로프의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알투베가 홈을 밟았다.
계속된 무사 2루 위기. 요단 알바레스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고 알렉스 브레그먼을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처리했다. 아웃카운트와 실점을 맞바꿨다. 그러나 우익수 타일러 네빈이 빠르게 송구 동작을 취하지 않으며 아쉬움을 남겼다. 아웃카운트를 착각한 듯한 모습.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브룩스는 스스로의 힘으로 이닝을 마무리 했다. 2볼 2스트라이크에서 86.3마일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솎아냈다.
2회에도 선두타자 야이너 디아즈를 상대로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1사 후 조이 로퍼피도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마우리시오 듀본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2사 후 트레이 캐비지에게 다시 우전 안타를 내주며 2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러나 호세 알투베를 92.8마일의 싱커로 2구 만에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실점 위기를 극복했다.
3회부터는 안정을 찾았다. 선두타자 카일 터커를 초구에 좌익수 뜬공으로 유도했다. 요단 알바레스는 우익수 타일러 네빈의 호수비로 아웃카운트를 추가했다. 그리고 알렉스 브레그먼을 3루수 땅볼로 유도해 내면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4회 선두타자 제레미 페냐와는 풀카운트 7구 승부 끝에 중전 안타를 내줬고 야이너 디아즈에게는 초구에 중전 안타를 맞아 무사 1,3루 위기가 찾아왔다. 일단 조이 로퍼피도를 상대로는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하지만 실점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었다. 마우리시오 듀본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내주며 3실점 째를 기록했다. 실점 이후 2사 1루에서는 트레이 캐비지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 4회까지 마쳤다.
5회 선두타자 호세 알투베는 2루수 땅볼로 유도했다. 카일 터커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요단 알바레스를 좌익수 뜬공, 알렉스 브레그먼은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내 추가 실점 없이 5회를 마무리 지었다.
5회까지 투구수가 68개 밖에 되지 않았던 브룩스.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왔다. 선두타자 페냐에게는 중전 안타를 허용했지만 야이너 디아즈를 3루수 땅볼로 유도한 뒤 병살타로 돌려세워 주자들이 모두 사라졌다. 조이 로퍼피도를 상대로는 몸쪽 93마일 싱커를 꽂아 넣으면서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조건을 완성했다.
그리고 7회에도 브룩스는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아무리시오 듀본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고 트레이 캐비지를 1루수 땅볼로 유도했다. 그리고 알투베까지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 7이닝을 완벽하게 마무리 지었다.
최고 94.8마일(152.5km)의 포심 패스트볼(21개)을 바탕으로 슬라이더(30개), 체인지업(17개), 싱커(15개), 너클커브(1개)를 구사하면서 휴스턴의 타선을 차분하게 돌려세웠다.
볼티모어 소속이던 2019년 8월28일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 6이닝 2피안타 1볼넷 1사구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이후 첫 퀄리티스타트였다. 그리고 7이닝 이상을 소화한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이었다. 오클랜드 소속이었던 2015년 10월 3일 시애틀 매리너스전(7이닝 6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 이후 3148일 만이었다.
2019년 9월21일 볼티모어 소속으로 시애틀전 7이닝 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지만 이 때는 구원 등판이었다.
하지만 빅리그 선발 복귀전에서 브룩스는 승리와 인연을 맺지는 못했다. 8회 T.J. 맥팔랜드에게 공을 넘기며 이날 등판을 마무리 지었다. 중계를 맡은 'NBC스포츠 캘리포니아'의 중계진은 브룩스의 이날 복귀전을 두고 "아름다웠던 등판(Beautiful outing)"이라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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