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 오신 날' 롯데 완벽한 승리, 황성빈 '미친 주루'가 승부 갈랐다... 9위와 승차도 지웠다 [잠실 현장리뷰]
입력 : 2024.05.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잠실=안호근 기자]
롯데 자이언츠 빅터 레이예스(오른쪽)가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6회초 선제 솔로 홈런을 날린 뒤 더그아웃에서 황성빈과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잠실=김진경 대기자
롯데 자이언츠 빅터 레이예스(오른쪽)가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6회초 선제 솔로 홈런을 날린 뒤 더그아웃에서 황성빈과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잠실=김진경 대기자
핵심 전력이 2명이나 이탈했지만 회장님이 현장을 찾은 날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은 남다른 집중력을 뽐냈다. 나무랄 데 하나 없는 플레이로 짜릿한 승리를 챙겼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애런 윌커슨의 6⅔이닝 완벽투와 빅터 레이예스의 선제 솔로 홈런, 황성빈의 허를 찌르는 주루 플레이로 5-1 승리를 일궈냈다.

이로써 롯데는 15승 26패 1무를 기록, 이날 패한 9위 한화 이글스(16승 27패 1무)와 승차를 지워냈다. 반면 선두권 도약을 노렸던 두산은 25승 21패 1무를 기록했다.


■ 5월 17일 두산-롯데 시즌 4차전 선발 라인업


롯데는 황성빈(좌익수)-윤동희(중견수)-고승민(2루수)-빅터 레이예스(우익수)-한동희(지명타자)-나승엽(1루수)-박승욱(3루수)-유강남(포수)-이학주(유격수)로 타순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윌커슨

최하위에 처져 있는 롯데는 치명상을 입었다. 핵심 베테랑인 전준우와 정훈이 나란히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그것도 어떻게 보면 감독 책임이다. 어느 팀이든 '얘가 있었으면' 이런 얘기는 할 수 없다"며 "성적이 다 말해주는 것이다. 그만큼 관리나 이런 부분에 있어서 조금 더 신경을 써야 하는데 유독 안 좋은 상황에서 그런 상황이 나오면 더 대미지가 커지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부상에서 복귀해 2경기 빠른 발을 활용해 팀에 활력을 보탠 황성빈에 대해선 "(황)성빈이 덕분에 초반에 점수가 났다. 성빈이는 그런 역할"이라며 "타격이 초반에 다치기 전에 좋았지만 타격 쪽애 큰 기대를 하기보다는 번트를 대고 루상에 나갔을 때 신경을 쓰게 만들고 타석에서도 투수들이 볼배합을 하는 데 있어 신경 쓰이게 하는 그런 부분들이 성빈이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두산은 조수행(중견수)-헨리 라모스(우익수)-강승호(2루수)-양의지(지명타자)-양석환(1루수)-김재환(좌익수)-김기연(포수)-전민재(유격수)-이유찬(3루수)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타율 0.389로 이 부문 전체 1위에 올라 있는 허경민이 16일 KIA전에서 우측 어깨 극상근 미세 손상 진단을 받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정수빈도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다. 이승엽 감독은 3루수로 이유찬을, 중견수로는 조수행을 택했다. 조수행은 리드오프 중책까지 떠안았다.

이승엽 감독은 허경민에 대해 "2주 쉬어가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려고 한다. 최고 타율인데 굉장히 큰 손실이지만 그래도 1년 시즌을 치르다 보면 여러가지 일이 생긴다. 대체자가 나올 것이라고 믿고 돌아올 때까지 또 힘을 내보려고 한다"며 감독 통산 99승으로 100승을 코앞에 두고 있음에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우리 팀이 정상적으로 경기에서 더 많은 승리를 하는 게 제 목표"라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시즌 4차전을 직접 찾아 관전하고 있다. /잠실=김진경 대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시즌 4차전을 직접 찾아 관전하고 있다. /잠실=김진경 대기자


■ 롯데 '회장님 오신 날', 레이예스 날리고 윌커슨 틀어막고


이날 경기는 양 팀 모두에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었다. 두산은 승리할 경우 이승엽 감독의 통산 100번째 승리를 자축할 수 있었다.

반면 롯데는 신동빈 그룹 회장이 경기장을 직접 찾고 그룹사 임직원 1000여명이 경기장을 단체로 찾은 특별한 날이었다. 이날 경기는 평일임에도 2만 3750석이 모두 팔려나가며 시작 전부터 뜨거운 열기를 자랑했다.

양 팀 투수들의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다.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가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선발 기회를 얻고 있는 2년차 투수 최준호가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마운드에 올랐다. 1회초 선두타자 황성빈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병살타를 유도해내며 위기 없이 이닝을 마쳤고 2회엔 안타 2개를 맞고도 수비의 도움과 삼진 2개를 잡아내며 위기 관리 능력을 뽐냈다.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고도 결정구 포크볼(평균 132㎞)과 최고 시속 148㎞, 평균 146㎞의 포심 패스트볼, 슬라이더(평균 135㎞) 3가지 구종으로 롯데 타자들을 잠재웠다.

롯데 자이언츠 애런 윌커슨이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잠실=김진경 대기자
롯데 자이언츠 애런 윌커슨이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잠실=김진경 대기자
6회 단 한 장면이 아쉬웠다. 6회초 1사에서 주장 없는 상황에서 레이예스를 상대로 던진 초구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향했다. 레이예스가 강하게 때린 타구는 우측 담장을 넘기는 선제 솔로포가 됐다. 레이예스의 시즌 6번째 홈런.

6이닝 동안 88구를 던지며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1실점 호투, 지난 경기에 이어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호투를 펼쳤다.

최준호보다 더 강렬한 인상을 남긴 건 윌커슨이었다. 1회말을 삼자범퇴로 가볍게 마친 윌커스은 2회 볼넷과 안타를 허용하며 1사 1,3루 위기에 몰렸지만 김기연을 1루수 파울플라이, 전민재를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실점 위기에서 벗어났다. 3,4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냈고 5,6회도 위기 없이 깔끔히 소화했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윌커슨은 2아웃을 잡아낸 뒤 진해수에게 공을 넘겼다. 김재환이 안타로 출루했지만 이어 등판한 김상수가 김기연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윌커슨은 6⅔이닝을 소화하며 104구를 던져 2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최고 시속 149㎞, 평균 146㎞ 속구를 27구 뿌렸고 커터(평균 141㎞) 35구, 체인지업(136㎞) 27구에 슬라이더(평균 134㎞)와 커브(평균 125㎞)도 7구와 8구씩 섞으며 두산 타자들의 현혹시켰다.

롯데 자이언츠 빅터 레이예스(오른쪽)가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6회초 선제 솔로 홈런을 날린 뒤 2루 베이스를 돌고 있다. /잠실=김진경 대기자
롯데 자이언츠 빅터 레이예스(오른쪽)가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6회초 선제 솔로 홈런을 날린 뒤 2루 베이스를 돌고 있다. /잠실=김진경 대기자
롯데 자이언츠 빅터 레이예스가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6회초 선제 솔로 홈런을 날린 뒤 홈 플레이트로 향하고 있다. /잠실=김진경 대기자
롯데 자이언츠 빅터 레이예스가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6회초 선제 솔로 홈런을 날린 뒤 홈 플레이트로 향하고 있다. /잠실=김진경 대기자


■ 불안한 1점 차 리드, 황성빈 '미친 발'로 승부는 갈렸다


불안한 1점 차 리드를 지키던 8회초 황성빈의 발이 롯데 팬들을 열광시켰다. 앞서 안타 하나 포함 3출루와 도루 하나(시즌 14호)까지 기록했던 황성빈은 선두 타자로 나서 평범한 유격수 방면 땅볼 타구 때 1루로 전력질주를 해 내야안타를 만들어냈다.

이어 윤동희의 번트 때 쏜살 같은 스피드로 2루를 파고든 황성빈은 전민재가 공을 잡고 넘어져 있는 사이 3루로 내달렸다. 양 팀을 모두 놀라게 만든 돌발 행동처럼 보였지만 3루가 비어 있는 것을 캐치해 펼친 센스 넘치는 플레이였다. 이유찬이 뒤늦게 3루 커버에 들어갔지만 황성빈은 아무런 방해 없이 3루에 도달했다. 고승민이 우전안타를 날렸고 황성빈이 손쉽게 홈을 파고 들었다. 흐름이 롯데에게로 완전히 기운 장면이었다.

한순간에 흐름이 완전히 롯데 쪽으로 기울었다. 두산이 이영하를 올려보냈고 레이예스와 한동희가 좌익수 뜬공과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나승엽의 좌익수 키를 넘기는 2타점 적시타로 사실상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어 박승욱의 1루수 땅볼 때 두산의 실책까지 나오며 순식간에 격차는 5점까지 벌어졌다.

흠 잡을 데가 하나 없는 경기였다. 윌커슨이 물러난 뒤 내보낸 진해수가 안타를 맞자 내보낸 김상수가 위기를 막아냈고 이후 전미르가 8회를 책임졌고 김원중이 9회 1실점했지만 팀 승리를 지켜냈다.

윌커슨은 시즌 10번째 경기에서 3승(4패) 째를 따내며 시즌 평균자책점(ERA)도 4.53에서 4.01까지 낮췄다.

롯데 자이언츠 황성빈이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8회초 허를 찌르는 주루 플레이로 3루를 파고 든 뒤 한숨을 돌리고 있다. /잠실=김진경 대기자
롯데 자이언츠 황성빈이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8회초 허를 찌르는 주루 플레이로 3루를 파고 든 뒤 한숨을 돌리고 있다. /잠실=김진경 대기자
롯데 자이언츠 고승민이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8회초 1타점 적시타를 날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잠실=김진경 대기자
롯데 자이언츠 고승민이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8회초 1타점 적시타를 날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잠실=김진경 대기자



잠실=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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