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메이저리그 불펜투수로는 역대 최초로 1억 달러 계약 시대를 열었던 에드윈 디아즈(30·뉴욕 메츠)가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불펜 최고 몸값을 자랑하지만 스스로 자신감을 잃어 마무리 보직을 포기하려는 모습이다.
‘AP통신’을 비롯해 미국 현지 언론은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간) 메츠의 마무리투수가 바뀔 수 있다고 전했다. 카를로스 멘도사 메츠 감독은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디아즈는 여전히 우리 마무리투수이지만 조금 더 편안한 자리를 찾아주기 위해 고민 중이다”고 밝혔다.
마무리 보직 박탈 가능성을 인정한 코멘트였다. 멘도사 감독은 “경기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디아즈를 언제 기용할지 결정하겠다. 그는 우리 팀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우리는 그를 다시 정상 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 디아즈는 무엇이든 기꺼이 할 의향이 있다. 7·8·9회 어느 상황도 가리지 않고 팀 승리에 도움이 된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
디아즈도 마무리 자리에 마음을 비웠다. 그는 “거짓말하지 않겠다. 지금은 나의 자신감이 떨어져 있다. 팀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지금은 그럴 능력이 부족하다”고 자책하며 “신체적으로는 100% 컨디션이다. 몸 상태는 문제없지만 마운드에서 생각이 너무 많다. 내 자신을 조금 더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디아즈는 “팀이 승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모든 것에 열려있다. 그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내가 어느 자리에 있든 이기면 된다”며 마무리 보직 고집하지 않겠다고 했다. 메츠의 대체 마무리로 꼽히는 리드 개럿도 “우리 모두 디아즈를 믿는다. 그가 자신을 바로잡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고 부활을 믿었다.
디아즈는 지난 19일 마이애미전에서 9-5로 앞선 9회 세이브 상황이 아니지만 마무리를 위해 등판했다. 비단 브루한에게 2루타를 맞고 시작한 디아즈는 엠마누엘 리베라를 2루 내야 뜬공 처리했지만 재즈 치좀 주니어에게 우전 적시타로 1점을 내줬다. 이어 브라이언 데 라 크루즈에게 3루 내야 안타를 내주면서 이어진 1사 1,2루에서 조쉬 벨에게 중월 스리런 홈런을 허용했다. 순식간에 9-9 동점. ⅓이닝 4피안타(1피홈런) 4실점으로 강판됐다. 세이브 상황이 아니라서 블론세이브는 아니었지만 앞서 14·17일 필라델피아전 2경기 연속 블론세이브에 이어 3경기 연속으로 리드를 날렸다.
시즌 첫 10경기에서 4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0.93으로 안정적이었지만 이후 8경기에서 1승1패1세이브에 블론세이브 3개 포함 평균자책점 10.00으로 무너졌다. 이 기간 8⅓이닝 동안 피홈런 4개 포함 피안타율 3할1푼4리에 달한다. 앞서 10경기에선 9⅔이닝 동안 피홈런 1개에 피안타율 1할2푼1리. 시즌 전체 성적은 18경기(18이닝) 1승1패5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5.50이다.
푸에르토리코 출신 우완 강속구 투수 디아즈는 통산 210세이브를 거둔 올스타 2회 마무리로 2016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데뷔한 뒤 2018년 아메리칸리그(AL) 최다 57세이브를 거뒀다. 2019년 메츠로 트레이드된 뒤에도 리그 정상급 마무리로 활약했다. 2022년 61경기(62이닝) 3승1패32세이브 평균자책점 1.31 탈삼진 118개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그해 시즌을 마치고 메츠와 5년 1억200만 달러에 FA 계약을 하며 불펜 역대 최초 1억 달러 이상 계약도 따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라운드 도미니카공화국전 세이브를 거둔 뒤 세리머니를 하다 오른쪽 무릎 슬개건이 완전 파열되면서 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되는 불운을 겪었다. FA 계약 첫 해부터 허무하게 시즌을 날린 디아즈는 올해 복귀 후에도 난조를 보이며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