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선호 기자] 종신 4번타자일까?
KIA 타이거즈 최고령 선수 최형우(40)가 불혹의 해결사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5월 20일 현재 타율 3할을 기록 중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8홈런에 42타점을 터트리고 있다. 득점권 타율이 3할4푼5리에 이른다. OPS(장타율+출루율) 0.899나 된다. 만 40살을 넘어 올해 12월이면 41살이 되는 타자의 기록이다.
타점이 팀내에서 압도적이다. 45경기에서 42타점을 수확했다. 팀내 2위 이우성(30점)보다 훨씬 많다. 남은 98경기로 환산해도 130타점 페이스이다. 2020시즌 115타점을 따낸 이후 4년만에 세 자릿 수 타점도 시야에 두고 있다. 최고령 100타점에 도전하는 셈이다. 박찬호 김도영 최원준 나성범 등 찬스를 만들어주는 타자들이 좋아 다치지만 않는다면 가능성이 높다.
이범호 감독의 구상도 틀어지게 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정예타선을 구상한 바 있다. 밑그림에는 나성범이 4번타자였다. 발빠른 박찬호 최원준 김도영을 1~3번에 배치하고 나성범을 4번으로 기용할 생각이었다. 5번은 소크라테스 브리토, 그리고 최형우는 6번 타순이면 최강의 조합이라는 진단을 했다. 9번은 주루능력이 좋은 이우성도 생각했다.
최형우도 "나는 6번 정도에서 치면 좋을 것 같다"며 감독의 구상에 부응했다. 그러나 나성범이 개막을 앞두고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이 감독의 밑그림은 바뀌었다. 최형우가 4번타자로 개막 뚜껑이 열리자 뜨거운 타격을 펼쳤다. 3경기에서 2홈런 5타점을 수확했다. 스스로도 개막 페이스가 좋다고 놀라울 정도였다.
그러나 이후 3경기에서 주춤했고 4월도 2할5푼5리의 타율을 기록했다. OPS 0.739에 그쳤다. 그럼에도 3홈런을 터트리며 22타점을 수확했다. 득점 찬스에서는 자신의 몫을 다하는 4번타자였다. 따뜻한 5월이 되자 펄펄 날고 있다. 15경기에서 타율 4할 3홈런 15타점 OPS 1.143의 압도적 타격을 펼치고 있다.
나성범이 돌아왔는데도 여전히 4번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나성범이 복귀 초반 극심한 슬럼프에 빠진 이유가 있었다. 최근 살아나고 있지만 주로 3번타자로 나서고 있다. 최형우는 오히려 나성범이 못한 부분까지 메울 정도로 극강의 클러치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타율도 3할까지 오르며 전성기 못지 않는 활약도를 보여주고 있다.
나성범과 팀을 위해 좌익수 수비도 마다하지 않았다. 나성범은 복귀했으나 햄스트링 부상 재발 위험성 때문에 전경기 수비가 어렵다. 1주일에 1~2경기는 지명타자로 나서야 한다. 그때 최형우는 좌익수로 출전한다. 나성범이 부상을 당했을 때 바로 감독에게 좌익수 수비를 자청했다. 이범호 감독이 가장 고마움을 전한 대목이다.
지난 주말 창원 3연전을 앞두고 팀 불펜진이 연투로 힘겨워하자 "타자들이 좀 더 힘을 내자"고 독려했고 자신도 3타점을 올리며 3연승을 이끌었다. 워크에식까지 모자람이 없는 기여를 하고 있다. 작년 시즌을 마치고 2년 18억 원에 계약을 했다. 이러다간 내년 시즌을 마치고 또 다년 계약을 할 것 같다. 주변에서는 종신 4번타자를 시켜야한다는 농담까지 나오고 있다. 최형우가 불혹의 청춘을 구가하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