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선발승까지 아웃카운트 하나 남은 상황에서 투수를 교체했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이 과감한 투수 교체를 펼쳤지만 결과는 대실패로 돌아갔다. 3사사구에 이어 만루 홈런 허용으로 6실점 빅이닝이 되고 말았다.
다저스는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경기에서 6-9로 패했다. 지난 22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부터 최근 3연패로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이날 다저스는 선발투수 제임스 팩스턴이 1회말 3점을 내줬지만 2회초 무키 베츠의 2루타 포함 4득점을 몰아치며 역전했다. 5회초 윌 스미스의 솔로 홈런으로 2점차 리드를 잡았다. 5회말 팩스턴이 선두 스튜어트 페어차일드에게 홈런을 맞아 다시 1점차로 쫓겼지만 엘리 데 라 크루즈를 2루 땅볼, 제이머 칸델라리오를 2루 뜬공으로 잡고 투아웃을 만들었다.
선발승 요건에 아웃카운트 1개가 남은 상황이었지만 스펜서 스티어에게 볼넷을 내준 뒤 강판됐다. 투구수가 95개로 많긴 했지만 100개를 넘기진 않았다. 하지만 부상 경력이 워낙 화려한(?) 팩스턴은 다저스에 와서 이날까지 9경기 모두 100구 이하로 관리받았다. 팩스턴의 이날 투구 자체도 썩 좋지 않았다.
투수 교체가 이해 못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결과가 너무 나빴다. 2사 1루에서 팩스턴을 내린 로버츠 감독은 우완 요한 라미레즈를 투입했다. 뉴욕 메츠에서 양도 지명(DFA) 된 뒤 지난 21일 현금 트레이드로 다저스가 영입한 라미레즈는 이날이 이적 두 번째 등판. 첫 등판이었던 지난 22일 애리조나전은 2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그러나 이날 경기는 최악이었다. 첫 타자 타일러 스티븐슨에게 1~3구 연속 볼을 던지더니 4구째 싱커가 손에서 빠져 몸에 맞는 볼이 됐다. 이어 산티아고 에스피날에게 5구 만에 볼넷을 주며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라미레즈는 닉 마티니에게도 1~3구 연속 볼로 좀처럼 제구를 잡지 못했다.
4구째 95마일 포심 패스트볼이 마티니의 오른 허벅지를 맞히면서 결국 밀어내기 점수를 내줬다.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한 채 3사사구 강판. 총 투구수 13개 중 스트라이크 1개에 불과할 정도로 제구가 엉망이었다. 로버츠 감독은 알렉스 베시아로 투수를 다시 바꿨지만 조나단 인디아에게 만루 홈런 맞으면서 5-9로 역전당했다. 명백한 투수 교체 실패로 경기를 망쳤다.
‘LA타임스’를 비롯해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경기 후 로버츠 감독은 “실망스럽다. 안타깝게도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며 팩스턴 교체 상황에 대해 “구위가 베스트가 아니었고, 4이닝 동안 볼넷 4개를 주면서 투구수가 증가했다. 커맨드가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팩스턴은 이날 4⅔이닝 5피안타(2피홈런) 4볼넷 4탈삼진 5실점으로 올 시즌 최다 실점을 기록했다.
라미레즈를 투입한 것에 대해 로버츠 감독은 “아직 그를 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상황이 그렇게 난이도가 높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라미레즈가 던지기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되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다저스는 필승조 브루스더 그라테롤(어깨)이 시즌 전부터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마무리 에반 필립스(햄스트링), 라이언 브레이저(종아리), 조 켈리(어깨) 등 주축 구원들이 최근 한 달 사이 부상 이탈하면서 불펜이 헐거워졌다. 로버츠 감독은 “이게 현실이다. 변명할 수 없다.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