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좌투수만 만나면 꼼짝 못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왼손 킬러’로 맹위를 떨친 김하성(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도 어찌된 일인지 올해는 좌투수 상대 타율 1할대(.178)로 헤매고 있다.
김하성은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양키스와의 홈경기에 9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 3타수 무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양키스 좌완 선발투수 카를로스 로돈을 맞아 3회 우익수 뜬공, 5회 3루 땅볼로 물러났다. 8회 마지막 타석에선 우완 데니스 산타나에게 헛스윙 삼진을 당한 김하성은 시즌 타율 2할1푼2리(179타수 38안타) 6홈런 22타점 OPS .693을 마크했다.
선발 다르빗슈 유가 5⅔이닝 9피안타(4피홈런) 1볼넷 5탈삼진 7실점으로 무너진 샌디에이고는 타선도 무득점으로 힘을 쓰지 못했다. 양키스 선발 로돈이 6이닝 3피안타 3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샌디에이고 타선을 압도했다.
이로써 샌디에이고는 최근 13경기에서 5번의 무득점 패배로 타선의 부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12일 LA 다저스전(제임스 팩스턴)을 시작으로 16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오스틴 곰버), 21일 보스턴 레드삭스전(크리스 세일), 22일 신시내티 레즈전(앤드류 애봇)에 이어 이날 양키스 로돈까지 5경기 모두 좌투수가 선발로 나온 날 무득점으로 막힌 공통점이 있다.
샌디에이고는 올해 팀 타율 4위(.257), OPS 10위(.713)로 공격력이 좋지만 좌투수를 만날 때면 영 다른 모습이다. 좌투수 상대 타율 27위(.214), OPS 25위(.619)로 눈에 띄게 성적이 나쁘다.
매니 마차도(타율 .159 2홈런 OPS .593),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타율 .163 1홈런 OPS .633), 잰더 보가츠(타율 .196 1홈런 OPS .573) 등 내로라하는 우타자들이 타선 중심을 이루고 있지만 희한하게 좌투수에 맥을 못 춘다.
김하성도 다르지 않다. 올해 좌투수 상대 타율 1할7푼8리(45타수 8안타) 2홈런 OPS .621로 고전하고 있다. 우투수 상대 타율 2할2푼4리(134타수 30안타) 4홈런 OPS .717을 기록 중인 것과 비교해 차이가 크다.
원래 김하성은 좌투수에 강한 타자였다. 통산 좌투수 상대 타율 2할6푼4리(454타수 120안타) 14홈런 OPS .783으로 우투수 상대 성적(타율 .231 28홈런 OPS .673)보다 확연하게 좋은 성적이다.
특히 지난해 좌투수 상대 타율 3할2리(169타수 51안타) 8홈런 OPS .896으로 잘 쳤다. 지난해 규정타석 타자 134명 중 타율 28위, OPS 26위로 리그 상위 20%에 속하는 호성적이었지만 올해는 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규정타석 타자 160명 중 타율 133위, OPS 109위로 하위 20~30% 수준이다.
숫자가 훨씬 더 많은 우투수 상대 경쟁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지만 좌투수 상대 1할대 타율이라면 FA 대박이 쉽지 않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가 되는 김하성이 대박을 치기 위해선 의외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좌투수 상대 성적을 끌어올려야 한다. 샌디에이고가 5할 승률 그 이상으로 확실하게 치고 올라가기 위해서도 팀 전체가 극복해야 할 문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