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가 44일 만에 시즌 2승을 거뒀다.
켈리는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 6이닝 동안 5피안타 1탈삼진 3실점 퀄리티 스타트를 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LG는 6-3으로 승리했다.
켈리는 지난 4월 12일 두산전 승리 이후 한 달 보름 동안 승리가 없었다. 최근 5연패였다. 평균자책점은 5점대로 부진했다. 이날 직구 커맨드에 자신감을 되찾고, 커브와 스플리터(포크볼) 비율을 늘리면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3회까지 단 1안타만 허용한 켈리는 4회 흔들렸다. 서호철과 박건우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무사 1,3루 위기에 몰렸고, 데이비슨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허용했다.
1사 1루에서 폭투로 1루 주자는 2루로 뛰었고, 포수의 송구가 외야로 빠졌는데 중견수 박해민이 또 뒤로 빠뜨리면서 1루 주자는 3루까지 진루했다. 2사 3루에서 김성욱에게 1타점 2루타, 김주원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아 3점까지 허용했다.
LG는 3회말 곧바로 2점을 따라갔고, 4회말 1사 만루에서 박해민의 싹쓸이 3타점 3루타로 역전하며 6-3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켈리는 5회와 6회 연속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켈리는 경기 후 승리 소감으로 “이겨서 굉장히 기분이 좋고, 오랜만에 팀에게 승리를 안기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아서 대단히 만족스럽다”고 기뻐했다.
이어 "이번 주 저희 선수들이 굉장히 좋은 게임을 했다. 공격, 수비 그리고 나오는 투수들 모두 제 역할을 했기 때문에 저희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내가 두 번째 승리하기까지 좀 걸렸지만 그래도 선수들이 플레이를 잘 했고 그런 도움을 받은 것 같아서 굉장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켈리는 개막 후 5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부진이 길어졌다. 다른 외국인 투수 엔스도 덩달아 부진하면서, LG는 외국인 투수 교체를 준비하고 있다. 부담감은 없었을까.
켈리는 “6번째 시즌을 보내다 보니까 좋은 때도 있고 안 좋은 때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어려운 경기를 했지만 시즌은 길고 내가 반등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하기에 매일매일 집중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거를 최선을 다하다 보면 내가 원하는 위치에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부담은 느끼지 않았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것에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모처럼 호투에 대해 켈리는 “스트라이크를 많이 잡고 공격적인 투구를 하는 것에 집중했다. 직구 커맨드, 직구 제구력에 신경 썼다. 어려운 경기를 했을 때는 변화구 비율이 많이 높아서 스스로 어렵게 했던 것 같다. 단순하게 생각해서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들, 직구 컨트롤과 공격적인 투구 그리고 스트라이크를 많이 잡는 것에 신경 썼더니 잘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은 켈리가 구속이 떨어진 직구 보다는 주무기 커브와 지난해 후반기 추가한 포크볼을 많이 던질 것을 요구했다.
켈리는 “감독님 말씀도 일리가 있는 부분이지만, 내가 5년 동안 야구 KBO에서 뛰면서 무엇으로 성공했는지 생각해봤더니 직구를 잘 쓰는 것, 그걸로 인해서 성공을 많이 거뒀다고 생각한다. 몸쪽 바깥쪽 상하 좌우 골고루 활용하는 커맨드와 컨트롤이 잘 됐기 때문에 성공을 한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잘할 수 있는 부분에 조금 더 집중을 하는 게 나한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켈리는 이날 89구를 던졌는데, 직구가 40개, 투심 3개, 커브 20개, 슬라이더 12개, 포크볼 10개, 체인지업 4개를 던졌다. 결정구 커브와 함께 포크볼을 이전보다 많이 던졌다.
켈리는 “직구와 커브 비율은 지금 거의 비슷하고, 스플리터(포크볼) 비율을 조금 더 올리고 있다. 그러면서 경기를 운영하고 있는데 커브는 내가 가장 잘 던질 수 있는 결정구이기에 꾸준하게 계속 쓸 예정이고, 스플리터도 상황 봐서 쓸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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