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구, 손찬익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맥키넌의 방망이가 차갑게 식어 버렸다. 3~4월 타율 3할6푼9리(103타수 38안타) 3홈런 15타점 13득점으로 고감도 타격을 과시했으나 최근 10경기 타율 2할(40타수 8안타) 1홈런 3타점으로 부진한 모습이다.
지난 2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4번 중책을 맡았지만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2회 선두 타자로 나선 맥키넌은 키움 선발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와 맞붙었다. 볼카운트 1S-2S에서 4구째 직구(147km)를 때렸으나 3루 땅볼에 그쳤다. 3회 2사 2,3루 찬스에서 헤이수스의 2구째를 때렸으나 중견수에게 잡히고 말았다.
5회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선 맥키넌. 헤이수스와 볼카운트 0B-1S에서 2구째 146km 직구를 때렸지만 1루수 파울 플라이에 그쳤다. 삼성은 5-11로 뒤진 7회 1사 후 이성규와 구자욱의 연속 안타로 1,2루 찬스를 잡았다. 한 방이 필요한 시점. 맥키넌은 좌완 김성민을 상대로 3루수 병살타로 물러나며 찬물을 끼얹었다.
삼성은 키움에 5-11로 패했다. 이적 후 첫선을 보인 박병호가 홈런 포함 멀티히트를 달성했고 이병헌(3회 1점), 이성규(5회 2점), 김영웅(6회 1점)이 손맛을 봤지만 해줘야 할 맥키넌은 4타수 무안타로 고개를 떨궜다.
현역 시절 프로야구 최초 30홈런-30도루 시대를 연 박재홍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맥키넌의 부진이 걱정스럽다. 시즌 타율이 아니라 최근 타격 페이스가 너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올 시즌 한국 땅을 처음 밟은 맥키넌은 뛰어난 실력은 물론 동료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며 성공적인 영입 사례로 평가받았다.
박진만 감독은 “맥키넌은 성적도 뛰어나지만 경기 전 준비 과정이 아주 좋다. 구단에서 맥키넌을 데려올 때 그런 부분도 높이 평가했다. 경기 중에 자기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경기 중에 상대 투수가 던지는 걸 유심히 관찰하며 어떻게 쳐야 할지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맥키넌의 그런 모습을 우리 젊은 선수들이 배워야 한다. 경기 중에 벤치에서 가만히 앉아 있는 게 아니라 상대 투수가 던지는 건 물론 야수의 움직임을 보면서 좋은 점이 있다면 배워야 한다. 상대가 잘하는 걸 보고 배우는 것도 큰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팀내 젊은 선수들을 알뜰살뜰 챙긴다. 훈련할 때 조언을 아끼지 않고 저연봉 선수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이종열 단장을 찾아가 배트 비용을 지원해달라고 건의하기도 했다. 1군 무대를 처음 밟은 선수들을 따로 불러 밥을 사주며 용기를 북돋았다.
맥키넌은 “중심 타자로서 좋은 성적을 내는 건 물론 팀내 젊은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도 제겐 중요한 역할이자 의무라고 생각한다”면서 “젊은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걸 좋아하고 서로 배워야 할 부분은 배우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팀 분위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맥키넌. 4연패의 늪에 빠진 삼성의 반등을 위해서라도 맥키넌이 제 모습을 되찾는 게 중요하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