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냉혹한 승부의 세계. 승자와 패자의 희비가 엇갈리고 그에 따라 많은 이들의 운명이 결정되는 곳. 바로 프로야구다. 누군가는 남아서 영광을 누리지만, 누군가는 쓸쓸히 자리를 떠난다.
그러나 승리와 패배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 과정 또한 중요하다. 선수를 평가하고 지도할 때 흔히 쓰는 말이지만, 구단에도 적용할 수 있다. 프로야구를 산업적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더욱 그렇다.
박찬혁(52) 한화 이글스 대표이사가 자진 사퇴했다. 한화 구단은 지난 27일 박찬혁 대표이사와 최원호 감독의 동반 사퇴 소식을 발표했다. 전력 보강으로 인한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팀 성적에 대한 책임을 감독과 함께 대표이사가 짊어졌다.
사실 야구계뿐만 아니라, 스포츠 전체로 범위를 넓혀봐도 그렇다. 성적이 부진할 경우, 감독만 총알받이로 내세운 채 그 윗선은 그대로 직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박찬혁 대표이사는 달랐다. 현장과 함께 동반 사퇴하며 진정한 책임있는 리더의 자세를 보여준 것이다. 이런 박찬혁 대표이사를 향해 한화 팬들은 그가 떠난 뒤 더욱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있다.
선수들도 박찬혁 대표이사의 사퇴 소식에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주장' 채은성은 지난 28일 "나를 FA로 영입한 것을 제외하더라도, 대표이사님은 지금까지 봤던 대표이사님들 중 선수들에게 가장 진심이었던 사람"이라면서 "물심양면으로 선수들을 지원해 줬던 분인데 많이 아쉽다"고 이야기했다.
박찬혁 대표이사는 지난 2020년 11월 부임한 뒤 국내 최고의 스포츠산업 전문가로 자리매김했다. 부임 직후 초반에는 리빌딩을 이유로 베테랑들이 전부 떠난, 워낙 전력이 약한 상황에서 구단을 맡은 탓에 좋은 성적과 함께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박찬혁 대표이사 부임 후 한화의 마케팅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또한 마케팅 외에도 많은 부분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찬혁 대표이사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구단 자체 유튜브 채널인 이글스 TV다. 독립 부서인 디지털마케팅팀을 신설했고, 외주 인력이었던 이글스TV 업무 인력을 직접 고용하는 방식으로 내재화했다. 이런 변화를 바탕으로 이글스TV는 각종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이며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며, KBO리그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 압도적인 1위(29만명 이상)를 달리고 있다.
또 선수 개별 브랜드화 굿즈 사업을 키워 해당 매출을 2배 이상 확대했다.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구단 역대 최고 매출'이라는 뜻깊은 이정표를 세웠다. 그 과정에서 개인 네트워크를 활용한 영업으로 40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올 시즌 이어지고 있는 매진 행진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한화 구단에 따르면 박찬혁 대표이사가 궁극적으로 추구했던 것은 '스포츠 산업의 선순환 구조 정립'이다. 수익성을 향상해 전력 강화에 재투자하고, 다시 팬덤을 강화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2021년부터 장기계획을 수립해 과거와 달리 자생력을 갖춘 프로구단이 되겠다는 큰 그림을 그려왔고 실제로 단계별 목표를 달성하기도 했다.
박찬혁 대표이사가 마케팅 분야에만 힘을 쏟았던 것은 아니다. 분리돼 있던 1군과 퓨처스 운영체계의 통합, 구단 최초 데이터 분석 시스템 개발 또한 박찬혁 대표이사 부임 후 이루어졌다. 여기에 7년 만에 영입한 외부 FA(프리에이전트) 채은성을 비롯해 안치홍, 류현진과 계약하는 등 최근 2년 동안은 전력 보강에 있어서도 뚜렷한 성과가 있었다.
신축구장도 빼놓을 수 없다. 대전시와 힘을 모아 지지부진하던 신축구장 건립에 박차를 가했다. 여러 차례 구단 내 TF(태스크포스)를 꾸려 기본설계에 대한 수정안을 대전시에 제안해서 대부분이 받아들여졌다. 그로 인해 아시아권 최초의 복층 불펜, 인피니티풀 등을 갖춘, KBO리그에서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신축구장이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처럼 박찬혁 대표이사는 국내 최고 스포츠산업 전문가로서 구단의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이끌었던 인물이지만 아쉽게 목표로 했던 가을야구와 함께하지 못한 채 자리를 떠났다. 그는 개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글스와 함께한 시간은 인생에서 가장 강렬한 시기였고, 맹목적인 사랑의 순간들이었기에 앞으로도 마음 깊이 이글스와 함께하겠다"고 인사말을 남겼다.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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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혁(왼쪽) 전 한화 이글스 대표이사.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그러나 승리와 패배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 과정 또한 중요하다. 선수를 평가하고 지도할 때 흔히 쓰는 말이지만, 구단에도 적용할 수 있다. 프로야구를 산업적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더욱 그렇다.
박찬혁(52) 한화 이글스 대표이사가 자진 사퇴했다. 한화 구단은 지난 27일 박찬혁 대표이사와 최원호 감독의 동반 사퇴 소식을 발표했다. 전력 보강으로 인한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팀 성적에 대한 책임을 감독과 함께 대표이사가 짊어졌다.
사실 야구계뿐만 아니라, 스포츠 전체로 범위를 넓혀봐도 그렇다. 성적이 부진할 경우, 감독만 총알받이로 내세운 채 그 윗선은 그대로 직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박찬혁 대표이사는 달랐다. 현장과 함께 동반 사퇴하며 진정한 책임있는 리더의 자세를 보여준 것이다. 이런 박찬혁 대표이사를 향해 한화 팬들은 그가 떠난 뒤 더욱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있다.
선수들도 박찬혁 대표이사의 사퇴 소식에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주장' 채은성은 지난 28일 "나를 FA로 영입한 것을 제외하더라도, 대표이사님은 지금까지 봤던 대표이사님들 중 선수들에게 가장 진심이었던 사람"이라면서 "물심양면으로 선수들을 지원해 줬던 분인데 많이 아쉽다"고 이야기했다.
박찬혁(왼쪽) 전 한화 이글스 대표이사와 카를로스 수베로 전 한화 이글스 감독.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박찬혁 대표이사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구단 자체 유튜브 채널인 이글스 TV다. 독립 부서인 디지털마케팅팀을 신설했고, 외주 인력이었던 이글스TV 업무 인력을 직접 고용하는 방식으로 내재화했다. 이런 변화를 바탕으로 이글스TV는 각종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이며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며, KBO리그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 압도적인 1위(29만명 이상)를 달리고 있다.
또 선수 개별 브랜드화 굿즈 사업을 키워 해당 매출을 2배 이상 확대했다.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구단 역대 최고 매출'이라는 뜻깊은 이정표를 세웠다. 그 과정에서 개인 네트워크를 활용한 영업으로 40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올 시즌 이어지고 있는 매진 행진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박찬혁(왼쪽) 전 한화 이글스 대표이사와 류현진.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박찬혁 대표이사가 마케팅 분야에만 힘을 쏟았던 것은 아니다. 분리돼 있던 1군과 퓨처스 운영체계의 통합, 구단 최초 데이터 분석 시스템 개발 또한 박찬혁 대표이사 부임 후 이루어졌다. 여기에 7년 만에 영입한 외부 FA(프리에이전트) 채은성을 비롯해 안치홍, 류현진과 계약하는 등 최근 2년 동안은 전력 보강에 있어서도 뚜렷한 성과가 있었다.
신축구장도 빼놓을 수 없다. 대전시와 힘을 모아 지지부진하던 신축구장 건립에 박차를 가했다. 여러 차례 구단 내 TF(태스크포스)를 꾸려 기본설계에 대한 수정안을 대전시에 제안해서 대부분이 받아들여졌다. 그로 인해 아시아권 최초의 복층 불펜, 인피니티풀 등을 갖춘, KBO리그에서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신축구장이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처럼 박찬혁 대표이사는 국내 최고 스포츠산업 전문가로서 구단의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이끌었던 인물이지만 아쉽게 목표로 했던 가을야구와 함께하지 못한 채 자리를 떠났다. 그는 개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글스와 함께한 시간은 인생에서 가장 강렬한 시기였고, 맹목적인 사랑의 순간들이었기에 앞으로도 마음 깊이 이글스와 함께하겠다"고 인사말을 남겼다.
박찬혁(왼쪽) 한화 이글스 대표이사. |
박찬혁(오른쪽) 전 한화 이글스 대표이사. |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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