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이후광 기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슈퍼루키 김택연(19)이 KIA 타이거즈전 악몽을 딛고 제 모습을 되찾았다.
김택연은 지난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8차전에 구원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12-6 완승에 힘을 보탰다.
김택연은 11-4로 앞선 7회초 팀의 4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시작은 깔끔했다. 최근 KT에서 감이 가장 좋은 4번타자 문상철을 150km 돌직구를 이용해 헛스윙 삼진 처리한 것. 이후 김민혁 상대로 우전안타를 허용했지만 베테랑 황재균을 만나 1B-2S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한 뒤 147km 돌직구로 좌익수 뜬공을 유도했다.
김택연은 이닝 종료까지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둔 가운데 잠시 제구가 흔들렸다. 2사 1루에서 백업 포수 김준태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1, 2루 득점권 위기에 처한 것. 그러나 후속타자 배정대를 148km 돌직구를 이용해 헛스윙 삼진 처리, 실점 없이 7회초를 마무리 지었다.
투구수 22개를 기록한 김택연은 8회초 선배 최지강에게 바통을 넘기고 기분 좋게 경기를 마쳤다.
김택연은 202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 1라운드 2순위로 입단해 ‘신인왕 1순위’라는 평가를 받으며 승승장구해왔다. 4월 중순부터 19세 루키답지 않은 담대함과 묵직한 구위를 앞세워 단숨에 필승조 한 자리를 꿰찼고, 한 달 넘도록 뒷문에서 ‘미친 안정감’을 뽐내며 5월 22일 잠실 SSG 랜더스전까지 22경기 2승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1.90의 성적을 남겼다.
그런 김택연에게 첫 시련이 찾아왔으니 24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이 그랬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3-0으로 리드한 8회말 선발 곽빈에게 바통을 이어받았지만 박찬호, 나성범의 볼넷으로 자초한 2사 1, 2루 위기에서 최형우에게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은 뒤 이우성 상대 뼈아픈 역전 3점홈런을 헌납했다. 김택연의 프로 데뷔 첫 피홈런이었다.
김택연은 ⅔이닝 2피안타(1피홈런) 2볼넷 1탈삼진 4실점(평균자책점 54.00)을 남기고 씁쓸하게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평균자책점은 1.90에서 3.33까지 치솟았고, 우울한 기분 속 남은 경기를 지켜봤다.
그러나 하늘은 김택연의 편이었다. 3-5로 뒤진 9회초 양의지가 동점 투런포, 김재환이 역전 투런포를 터트리며 7-5 대역전승을 이끈 것. 김택연은 그렇게 또 하나의 경험을 쌓은 뒤 나흘 동안 멘탈 회복기를 가졌다.
광주 경기 이후 두산 선수단 모두가 김택연의 멘탈 및 자신감 회복을 위해 힘을 썼다. 이승엽 감독은 “김택연 선수 때문에 이긴 경기가 1~2경기인가. 팀에 아주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충분히 잘하고 있고, 선수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 선수도 부담을 안 가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못하면 선배들이 도와주면 된다. 전혀 문제가 없다. 갖고 있는 기량을 본인이 하고 싶은 대로 뽐내면 되는 것이다”라며 “모두가 (김)택연이를 도와주고 있고, 모두가 택연이 편이다. 선배들이 잘 격려해주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택연은 그렇게 나흘 휴식 후 다시 마운드에 올랐고, 다시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에 돌직구를 서슴없이 뿌리며 우리가 아는 김택연으로 돌아왔다. 김택연은 그렇게 한 단계 더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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