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대체 외인인데…시라카와 1600만원vs알드레드 4.5억, 왜 이렇게 차이날까
입력 : 2024.05.3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언스 SNS[OSEN=인천, 최규한 기자] SSG 랜더스 시라카와 게이쇼 / dreamer@osen.co.kr

[OSEN=창원, 조형래 기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고심 끝에 대체 외국인 선수를 영입했다. 

KIA는 29일, 윌 크로우의 일시 대체 외국인 선수로 캠 알드레드(28)와 총액 32만5000달러(계약금 2만5000달러, 연봉 3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미국 오하이우주 출신의 알드레드는 191cm, 93kg의 체격조건을 지니고 있는 좌완 투수로 2018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24라운드에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지명을 받았다. 메이저리그 경험은 2022년 1경기,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이 전부.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는 87경기(28선발) 218⅔이닝 12승14패 평균자책점 4.86의 기록을 남겼다. 올 시즌 트리플A에서는 9경기 선발 등판해 34이닝 1승3패 평균자책점 6.88의 성적을 기록한 뒤 KBO리그 무대를 밟게 됐다.

구단은 알드레드에 대해 “평균 시속 140km 중반의 직구와 투심,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과 좋은 디셉션이 장점인 선수이다. 또한 트리플A 통산 9이닝 당 8.4개의 높은 삼진율을 기록하며 뛰어난 탈삼진 능력도 보유했다”라고 설명했다. 

가장 최근 등판이던 23일(이하 한국시간) 트리플A 경기에서 3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3실점의 기록을 남겼다. 이때 포심 최고 구속은 92.6마일(149km), 평균 구속은 90.7마일(146km)였다. 

KIA는 이로써 올해 새롭게 도입된 일시 대체 외국인 선수 제도를 두 번째로 활용하는 팀이 됐다. SSG가 지난 22일, 좌측 내복사근 부상으로 6주 이상 치료가 필요하다는 로에니스 엘리아스를 대체하기 위해 일본 독립리그에서 뛰던 시라카와 게이쇼를 영입한 바 있다.

KBO는 올해 외국인 선수가 장기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 즉각적인 선수 수급의 어려움과 팀간 전력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대체 외국인 선수 제도를 신설했다. 소속 외국인선수가 6주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을 당할 경우, 기존과 같이 계약해지 후 새로운 외국인선수를 등록하거나, 해당 선수를 재활 선수명단에 등재하고 선수가 복귀할 때까지 교체 횟수를 사용하지 않고 대체 외국인선수와 계약을 체결하여 경기에 출장할 수 있다.

재활 선수로 등록된 기존 외국인선수는 최소 6주 경과 후 리그에 복귀할 수 있으며, 복귀할 경우 대체 외국인선수는 다른 외국인선수와 교체(등록횟수 1회 차감) 하거나 웨이버를 통해 계약 해지를 해야 한다. 대체 외국인선수의 고용 비용은 기존 교체 외국인선수의 경우와 동일하게 1개월 당 최대 10만 달러(약 1억4000만원)로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OSEN=인천, 이대선 기자] SSG 랜더스 시라카와 게이쇼 /sunday@osen.co.kr

그런데 시라카와와 알드레드의 금액이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 일본 독립리그와 미국 마이너리그라는 출신 성분의 차이도 계약 금액의 차이로 이어졌을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각 구단이 대체 선수를 현재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일단 시라카와의 계약 금액은 180만엔, 한화로 약 1600만원 수준이다. 엘리아스의 부상이 민감한 근육 부위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최대 두 달을 넘지 않는 회복 기간을 갖는다. 엘리아스가 올해 7경기 2승3패 평균자책점 4.73으로 부진하지만 그래도 좌완에 위력적인 구위를 갖추고 경험으로도 경기를 풀어갈 수 있는 선수다. 시라카와가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뿌리고 일본 독립리그 시코쿠아일랜드 리그에서 5시즌 280⅔이닝 동안 269탈삼진, 올해도 29이닝 동안 31탈삼진을 잡아냈지만 경험 등에서는 엘리아스에 미치지 못한다.

시라카와가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준다고 할 지라도 기본적으로 엘리아스를 더 신임하고 복귀를 기다린다고 할 수 있다.

반면, KIA는 크로우의 대체선수인 알드레드에게 약 3달 이상을 활약할 수 있는 금액을 안겼다. 크로우는 올 시즌 KIA가 심혈을 기울여 영입한 현역 빅리거였다. 100만 달러 한도를 꽉 채워 영입했다. 비록 불펜 경력과 어깨 부상 이력 등이 문제가 됐지만 수차례 메디컬 테스트로 크로우의 건강에 대한 의문부호를 지우려고 애썼고 계약에 합의했다. 크로우의 고점은 현재 KBO리그를 밟은 어느 외국인 투수보다 높았다.

크로우는 올 시즌 8경기 5승1패 평균자책점 3.57의 기록을 남겼다. 등판 경기 대비 적은 이닝(40⅓이닝)은 아쉬움을 남겼지만 그래도 구위 자체는 대단했다. 기대감이 높았던 크로우였지만 결국 우려했던 건강 문제가 발생했다.

[OSEN=광주, 조은정 기자]KIA 크로우가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24.03.23 / cej@osen.co.kr[OSEN=고척, 김성락 기자] KIA 타이거즈 윌 크로우 / ksl0919@osen.co.kr

이전에 문제가 됐던 어깨는 아니었지만 역시 투수에게 치명적인 팔꿈치 이슈가 발생했다. 5월 초 불펜 투구 도중 팔꿈치 통증을 느꼈고 국내에서 교차 검진을 받은 뒤 팔꿈치 내측 측부인대 부분손상 진단을 받았다. 다만 교차검진을 받은 병원에서 주사 치료와 수술 치료 등 엇갈리 소견을 내면서 현재 크로우는 미국 주치의의 소견을 듣기 위해 지난 14일 미국으로 떠난 상태다.

기본적으로 가볍지 않은 부상이다. 미국에서도 수술 소견이 나올 경우 시즌 아웃이고 KIA는 크로우를 교체해야 한다. 크로우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기에 대체 선수 제도를 택했지만 완전 교체 선수로도 손색이 없는 선수를 물색하기 위해 KIA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고 알드레드와 계약에 이르렀다. 30만 달러가 넘는 계약 총액은 알드레드에 대한 기대, 그리고 현실적인 상황 모두가 담겨 있다.

크로우는 한국 시간으로 31일, 미국 주치의의 최종 소견을 듣게 된다. 이 결과에 따라서 크로우의 거취, 그리고 알드레드의 KBO리그 붙박이 여부가 결정된다. 

이범호 감독은 알드레드의 성공을 점치며 크로우 못지 않은 기대감을 보였다. 지난 29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알드레드에 대해 “키가 크고 크로스 스트라이드로 던진다. 디셉션이 있는 유형의 선수다. 구종이나 다른 부분은 멀리서 찍은 영상만 있어서 체크를 한 번 해봐야 할 것 같고 키 큰 투수이기 때문에 높은 성공을 할 수 있는 선수이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팀에 왼쪽 투수가 많다고 하지만 상대 팀에 왼쪽 타자들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 지켜봐야겠지만 잘 적응할 수 있게 도와줘야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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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1일 입국하는 알드레드이지만 이미 마이너리그에서 꾸준히 던지고 있었다. 이 감독은 “마이너리그 치고는 많은 이닝을 던지고 있었고 5~6이닝 정도 던지고 있었기 때문에 투구수 조정은 필요없을 것 같다. 시차 적응과 팀에 적응을 시킨 뒤 데뷔날짜를 잡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크로우는 팔꿈치 내측 측부인대 손상 소견을 받았다. 재활과 회복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국내에서는 주사 치료와 수술 치료 소견을 동시에 받았기에 시즌아웃까지도 생각해야 한다. 

크로우가 정상적으로 회복해서 돌아오는 게 KIA 입장에서는 베스트 시나리오지만 알드레드도 크로우 못지 않은 기대를 안고 있다. 계약 총액에서 기대가 드러난다. 그는 “대체선수라고 하지만 단장님이 그만큼 중요하게 생각하고 계신 것 같다. 그만큼 중요한 선수이고 언제까지 쓸 수 있을지 모르지만 좋은 선수를 데려오고 싶은 마음이 크지 않았나 생각한다”라며 “단장님과 프런트가 여러가지로 체크를 많이 하신 것 같다. 상당히 감사드린다. 이제 현장이 잘 준비를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KIA 타이거즈 제공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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