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인천, 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SSG 랜더스 신인 외야수 정현승이 프로 데뷔전에서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19년 만에 구단 기록을 세웠다.
정현승은 2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와 경기에 앞서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1군 콜업이 되자마자 이날 9번 우익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숭용 감독은 경기 전에 "오늘 2군에서 정현승이라는 친구가 좋은 모습을 보인다고 해서 과감하게 스타팅으로 냈다"고 말했다.
정현승은 0-3으로 뒤진 3회 첫 타석에 들어섰다. 선두타자 고명준이 중전 안타로 출루했고, 김민식이 우전 안타를 때려 1,2루 득점권 기회를 만들었다.
좋은 찬스에서 데뷔 첫 타석, 정현승은 LG 선발 임찬규 상대로 초구부터 번트 자세를 잡았다. 초구 직구가 볼이 됐다. 2구째도 번트 자세를 잡은 정현승은 직구가 들어오자, 강공으로 전환해 우전 안타를 때려 무사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벤치 작전을 기대 이상으로 잘 수행했다. 데뷔 첫 타석 안타를 때린 정현승을 향해 덕아웃의 동료들은 축하 박수를 보냈다. SSG는 이후 내야 땅볼 2개로 3-2로 추격했다.
2-5로 뒤진 5회 1사 후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정현승는 임찬규의 커브 3개를 연달아 상대했다. 초구 스트라이크에 이어 2~3구는 파울 타구를 때렸다. 4구째 바깥쪽 체인지업을 허리가 빠진 채 때려 유격수 옆을 빠져나가는 중전 안타를 때렸다.
경기를 중계한 이대형 해설위원은 “커브 3개가 들어가고나서 체인지업은 빠른 공으로 느낄 수 밖에 없는데, 바깥쪽으로 도망가는 체인지업을 컨택으로 유격수를 뚫어낸다”며 “바깥쪽으로 멀리 흘러나가는데, 이거를 컨택으로 정타를 만들어냈다. 와~ 엄청난 타격입니다”라고 감탄했다.
두 타석 연속 안타를 때리며 데뷔전 멀티 히트에 성공했다. SSG(전신 SK 포함) 구단 기록으로 국내 신인 타자가 데뷔전에서 멀티 히트를 때린 것은 2005년 정근우 이후 정현승이 처음이다. 19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다.
정현승은 이후 7회 선두타자로 나와 삼진, 8회 2사 2루에서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되며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좌투좌타 외야수인 정현승은 덕수고-인하대를 졸업하고 2024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로 SSG에 입단했다. 대학 시절 수비 능력은 강한 어깨와 최상위권으로 평가받았고, 타격은 장타를 때릴 수 있는 파워를 보유했다.
퓨처스리그에서 41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7푼(126타수 34안타) 2루타 10개, 19타점 15득점 14볼넷 5도루를 기록했다. 퓨처스리그 최다안타 4위, 타점 9위에 올라 있다. SSG 퓨처스리그 관계자는 "상대 실투를 놓치지 않고, 정확한 타이밍에 간결한 스윙을 통해 강한 타구를 때린다. 중견수 수비에서 안정적이고 넓은 수비 범위를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프로 데뷔전에서 주눅들지 않고 날카로운 타구를 만들어내며 눈도장을 받았다. 8연패를 당한 SSG의 위안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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