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LG 김민수 미친 수비 '트레이드=1승' 결과 이어졌다, 맞는 순간 끝난 줄 알았는데... ''오스틴이 잘 잡아줬죠''
입력 : 2024.06.0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잠실=김우종 기자]
LG 김민수(오른쪽)가 1일 잠실 두산전에서 9회말 정수빈의 타구를 낚아채고 있다.
LG 김민수(오른쪽)가 1일 잠실 두산전에서 9회말 정수빈의 타구를 낚아채고 있다.
LG 김민수(오른쪽)가 1일 잠실 두산전에서 9회말 정수빈의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로 연결한 뒤 1루로 뿌려 타자 주자를 아웃시키는 장면. /영상=티빙(TVING) 제공  타구가 빠졌다면 경기가 끝날 수도 있었던 상황. 김민수의 호수비 하나가 LG 트윈스를 승리로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LG 트윈스는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원정 경기에서 연장 11회 승부 끝에 8-5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LG는 2연승으로 위닝시리즈를 예약하면서 33승 24패 2무를 기록, 1위 KIA(35승 21패 1무)에 2.5경기 차 뒤진 2위에 자리했다.

이날 LG는 9회초 공격을 앞두고 4-5로 뒤진 채 끌려가고 있었다. 두산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클로저' 홍건희. 문성주와 김현수가 연속 삼진을 당하면서 사실상 두산의 승리로 경기가 끝나는 듯했다. 이제 승리까지 남은 아웃카운트는 단 1개. 그러나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앞서 홈런을 쳤던 '복덩이 외국인' 오스틴이 타석에 들어섰다. 오스틴은 홍건희를 상대로 볼카운트 2-1에서 4구째 한가운데 슬라이더(140km)를 공략,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극적인 동점 솔로포를 작렬시켰다. 3루 쪽에 운집한 LG 팬들은 뜨거운 함성을 내질렀다. 트랙맨 데이터에 따르면 타구 속도는 167.3km, 발사각은 25.3도, 비거리는 121.8m로 각각 측정됐다. 오스틴이 시즌 11, 12호 홈런을 때려낸 순간이었다. 후속 박동원은 좌익수 뜬공 아웃.

이어진 9회말. 두산의 정규 이닝 마지막 공격. LG는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자마자 '클로저' 유영찬을 투입했다. 하지만 선두타자 이유찬에게 볼넷을 내준 유영찬. 이어 조수행의 희생번트 때 이유찬이 2루에 안착했다. 다음 타자는 라모스. 투수 강습 잘 맞은 타구를 유영찬이 낚아챈 뒤 과감하게 3루로 뿌려 선행 주자를 잡아냈다. 2사 1루 상황에서 타격감이 좋은 정수빈이 타석에 들어섰다. 직전 타석에서 2루타를 쳤던 정수빈. 투구가 한 차례 뒤로 빠지면서 주자는 2루까지 갔다. 득점권에 주자가 배치된 상황. 이어 정수빈이 6구째 속구를 밀어 쳤고, 타구는 3루 쪽으로 향했다. 두산의 끝내기 승리로 이어지는가 싶었던 찰나, 이때 앞서 대수비로 투입된 김민수가 몸을 날리며 기가 막히게 잡아냈다. 다시 김민수는 곧바로 일어나 1루로 힘차게 뿌려 아웃으로 연결했다. 김민수의 슈퍼 세이브. 동시에 어려운 송구를 잘 낚아챈 오스틴의 집중력도 빛난 장면이었다. TV 중계화면에는 환상 수비에 입이 쩍 벌어지도록 놀란 김경태 코치가 잡히기도 했다. 김민수의 이 호수비 하나로 LG는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갈 수 있었고, 결국 연장 11회말에 터진 문성주의 적시타와 김현수의 투런포를 묶어 승리를 거머쥐었다.

LG 김민수(오른쪽)가 1일 잠실 두산전에서 9회말 정수빈의 타구를 낚아챈 뒤 1루로 뿌리고 있다.
LG 김민수(오른쪽)가 1일 잠실 두산전에서 9회말 정수빈의 타구를 낚아챈 뒤 1루로 뿌리고 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민수는 송구 순간에 대해 "저도 (타구를 잡은 뒤) 원바운드 송구를 생각하긴 했는데, 제가 원했던 방향으로 가지는 않았다. 그래도 오스틴이 잘 잡아줘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김민수는 지난 1월 LG와 롯데가 김민성의 사인 앤드 트레이드에 합의하면서 영입한 내야 자원이다. 당시 LG가 내부 FA(프리에이전트)였던 베테랑 내야수 김민성과 FA 계약을 맺은 뒤 롯데와 1:1 트레이드를 통해 김민수를 영입했다. 지난달 30일 SSG전을 앞두고 올해 처음 1군의 부름을 받은 뒤 이날 2번째 경기를 소화했다. 결과적으로 지난 1월 트레이드가 1승을 가져다준 셈이 됐다.

김민수는 "제가 아직 경기에 못 나가긴 했는데, 그렇게 긴장하고 그런 건 없었던 것 같다. 사실 트레이드로 온 뒤에, 이전 팀에서 뛰었을 때보다 더 잘하고 싶은 건 어떤 선수나 마찬가지일 것 같다. 또 잘해야 한다. 잘 모르겠다. 일단 결과로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늘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민수는 과거 수비가 부족했다는 지적에 관해 "내야수로서 수비가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 건 기분이 좋진 않다. 그래서 어쨌든 그 부분을 메울 수 있어야 한다. 잘 만들어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9회 수비를 마친 뒤 김민수는 오스틴과 나눈 대화에 대해 "일단 좋았다. 그리고 무조건 경기를 잡아보자는 이야기를 했다. 다만 제가 (연장 10회초) 바로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서야 했기에 긴 대화는 많이 나누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김민수는 "항상 야구를 하면서 여기저기 포지션을 다 돌아봤다. 어디가 편하거나 부담스러운 건 딱히 없다. 유격수 자리도 부담 없다. 감독님께서 (유격수 후보라) 말씀해주시는 것조차도 감사한 거니까, 그걸 차지하는 건 선수의 몫"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사령탑과 팀 동료도 김민수의 호수비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염경엽 LG 감독은 경기 후 "가장 칭찬하고 싶은 선수는 김민수"라면서 "9회 김민수가 슈퍼 세이브를 해주며 연장으로 끌고 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낸 게 승리로 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민수의 송구를 잘 잡아준 오스틴도 "김민수가 다이빙 캐치를 정말 잘했다. 송구가 오는 것을 보고 '아차' 싶었는데, 그래도 못 잡을 정도는 아니었다. 김민수가 굉장히 좋은 플레이를 해줘서 우리가 승리할 수 있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LG 김민수(왼쪽)가 1일 잠실 두산전에서 승리 후 구본혁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LG 김민수(왼쪽)가 1일 잠실 두산전에서 승리 후 구본혁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잠실=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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