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수원, 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 투수 백승현이 천신만고 끝에 시즌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지난해 필승조로 활약했지만, 올 시즌 잔부상과 부진으로 3차례나 2군을 다녀온 백승현에게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을까.
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LG와 KT의 경기. LG는 7회 2사 후 6타자 연속 안타를 폭발시키며 6점을 뽑으며 8-3으로 역전시켰다.
선발 켈리(6이닝 3실점)에 이어 7회 이지강이 실점없이 막았다. 8회 김유영이 등판해 1사 1루에서 교체. 최근 폼이 올라온 김대현이 등판해 첫 타자 황재균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8회 실점은 했지만 투구수 9개를 던진 김대현이 9회까지 마무리를 할 계획이었다.
이날 마무리 유영찬, 필승조 김진성은 2연투를 하고 휴식조라 등판할 수 없었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전 “켈리가 최대한 길게 던지고, 오늘은 이지강 김대현 김유영 정지헌 4명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김대현이 9회말 로하스를 몸에 맞는 볼, 강백호를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2사 1,2루가 됐다. 투구수 26개가 되자, 결국 투수를 교체했다. 염 감독의 선택은 백승현이었다. 신인 정지헌 보다는 그래도 경험 있는 백승현을 올렸다. 지난 2일 1군에 콜업된 백승현은 지난 4일 키움전에서 1-8로 뒤진 7회 등판해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이 15.00이다.
백승현은 2사 1,2루에서 오재일과 승부에서 우중간 2루타를 맞아 승계주자 2명이 모두 득점했다. 장타에 대비해 뒤로 물러나 있던 우익수 홍창기가 달려나오며 잡으려 했으나 원바운드 된 타구를 뒤로 빠뜨리며 2타점 2루타가 됐다. 8-7 한 점 차가 됐고 2사 2루 동점 위기로 이어졌다. 대타 김민혁을 자동 고의4구로 내보내 1루를 채웠다. 앞서 홈런을 친 황재균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으며 승리를 지켜냈다.
염 감독은 경기 후 “추격조들이 자기 역할을 잘 책임져주면서 승리의 발판이 됐고, 마지막 어려운 상황에서 승현이가 경기를 잘 마무리해줬다”고 칭찬했다.
2020시즌 도중 타자에서 투수로 전향한 백승현은 지난해 필승조로 도약했다. 지난해 42경기에 등판해 2승 3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1.58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그런데 올 시즌 첫 등판부터 꼬였다. 3월 24일 한화전에서 2-3으로 뒤진 8회 등판해 선두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1점을 허용했다. 2사 1,2루에서 교체됐고, 후속 투수가 홈런을 맞으며 3실점을 기록했다.
백승현은 5월 18일 수원 KT전에서 7-2로 앞선 8회말 등판해 안타와 볼넷 2개를 허용하며 2사 만루에서 강판됐다. 마무리 유영찬이 연속 안타를 맞아 3실점을 떠안았다. 이후 2군행 통보를 받았다. 2군에 내려가 재조정 시간을 가졌는데, 2군에서 성적은 안 좋았다. 콜업되기 전까지 2군에서 5경기 4이닝 6실점 13.50을 기록했다.
염 감독은 지난 2일 콜업 당시, ‘2군 성적이 안 좋은데도 불러 올렸다’고 묻자 “성적은 안 좋은데 2군 코칭스태프가 구위는 괜찮다고 했다. 2군에 두는 것보다 1군에 불러 올려 정면 돌파를 하는 게 어떻겠냐고 추천하더라. 그래서 불러올렸다”말했다.
위기의 순간, 염 감독은 백승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백승현은 2군행 통보를 받았던 악연의 장소, 수원에서 만회의 세이브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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