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선호 기자] 진짜 이종범의 길을 따라가는 것일까?
KIA 타이거즈 김도영(21)이 입단 3년차를 맞아 간판타자로 우뚝섰다. 10일 현재 타율 3할4푼8리(6위), 16홈런(5위), 41타점, 57득점(1위), 21도루(5위), 장타율 6할4리(3위), 출루율 3할9푼5리, 득점권 타율 3할3푼9리, OPS(장타율+출루율) 0.999를 기록중이다. 리그에서는 타점과 출루율을 제외하고 5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팀내에서는 출루율을 제외하고 모두 1위이다.
개막과 동시에 3월 6경기에서는 추춤했으나 4월 대폭발을 일으켰다. KBO리그 사상 최초로 월간 10홈런-10도루를 성공하며 월간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5월에 들어서자 각 팀의 집중분석과 견제, 유인구 공략이 시작됐고 실제로 주춤했다. 장염까지 걸려 체중도 부쩍 줄었다.
악전고투를 하면서도 5월 타율 3할2푼1리로 수성에 성공했다. 대신 변화구 공략이 집중되면서 장타가 확 줄었다. 3홈런에 그쳤다. 김도영도 변화구 공략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상대의 도전에 응전이었다. 다시 5월 말부터 홈런이 다시 터지기 시작하면서 장타력도 회복했다.
6월에 들어서면서 다시 방망이가 뜨거워졌다. 8경기에서 타율 4할5푼2리, 3홈런, 4타점, 9득점을 올리며 타선을 이끌고 있다. 지난주 롯데와 두산을 상대로 23타수 13안타를 터트렸다. 최근 5경기 연속 멀티히트 행진을 펼치고 있다. 사실상 4번보다 강한 2번타자로 팀을 이끌고 있다.
특히 지난 6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광주경기에서 신인투수 전미르를 상대로 터트린 홈런은 가치가 컸다. 3-4로 뒤진 8회 1사후 몸쪽으로 바짝 붙어 떨어지는 커브를 순간적인 회전력을 이용해 홈런을 만들어냈다. 역전의 발판이 되는 동점아치였고 변화구 대응력이 생겼다는 점을 방증했다.
김도영은 장타자들이 누리지 못하는 빠른 발을 갖추었다. 안타와 장타 뿐만 아니라 발로 득점을 할 수 있는 능력자이다. 이미 도루 20개를 넘겨 홈런 4개를 더하면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다. 아직 리그의 절반도 소화하지 않았기에 야구천재 이종범이 이룩한 '30홈런-30도루' 가능성도 열려있다.
이제 팬들은 김도영이 타석에 들어서면 이종범에게 보냈던 응원을 펼치고 있다. 이종범은 찬스에서 벼랑스윙으로 득점타를 터트리고 출루하면 도루와 득점으로 상대를 흔든다. 필요할 때는 홈런으로 분위기를 가져오는 경기의 지배자였다. 김도영은 불과 21살인데 공격 전부문에서 리그 최고급 타자로 올라섰다. 어디까지 진화할 지 가늠하기 힘든 능력자가 되고 있다. 분명한 사실은 김도영도 지배자의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