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부산, 조형래 기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군테크’로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당장 현장의 의견과 현실도 무시할 수 없다.
롯데는 지난 5월 중순에 진행된 2024년 국군체육부대(상무) 3차 모집에 투수 김진욱 진승현, 포수 서동욱, 내야수 정대선이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번 상무 모집 일정은 6월 17~21일 사이에 1차 서류 합격자 발표가 이뤄지고 체력테스트까지 받게 된다. 그리고 8월 1일 최종 합격자 발표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때 최종 합격한 인원들은 12월 중에 입대를 하게 된다.
롯데를 비롯한 모든 구단들이 유망주 선수들이 순차적으로 병역 의무를 해결해서 제때 온전한 전력을 갖추기를 바란다. ‘군테크’라고 불리는 입대 시점 조율이 중요한 이유다. 들어오는 선수들이 있기에 나가는 선수들도 있기 마련. 당장 외야수 추재현이 오는 7월 15일 전역하고 11월에는 외야수 조세진 내야수 한태양이 상무에서 전역한다. 아울러 내야수 한동희와 투수 이진하 이태연은 지난 10일 상무에 입대했다.
당장 김진욱의 상무 지원 여부가 관심이다. 롯데로서는 어느덧 4년차 시즌을 맞이한 김진욱의 군 입대를 고민해야 했다. 지난 5월 상무 입대를 타진할 당시, 김진욱은 2군에 머물고 있었다. 2군에서 선발 수업을 받고 있었지만 1군에 언제 콜업될 수 있을지 가늠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1군 대체선발 자원이 필요했고 김진욱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그리고 1군에서 연달아 호투를 펼치며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달 31일 사직 NC전 5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치며 선발승을 수확했다. 지난 6일 광주 KIA전에서도 5⅓이닝 동안 2피안타(1피홈런) 5볼넷 1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볼넷이 많았고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김진욱의 성숙해진 경기 운영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상무 입대 원서를 넣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김진욱은 군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할 유망주였다. 하지만 지금은 1군 선발진의 한 축으로 거듭나고 있다. 조금 더 지켜봐야 하지만 김진욱이 만약 이대로 활약을 이어간다면 롯데 구단의 계획도 달라질 수 있고 현장의 수장인 김태형 감독의 생각도 바뀔 수 있다.
이제 만 22세에 접어드는 김진욱이기에 상무에 지원할 수 있는 시점은 더 남아있다. 상무에 지원할 수 있는 조건은 만 27세까지다. 아울러 오는 2026년 열리는 나고야 아시안게임 등을 통해 병역 특례를 받을 기회도 남아있다.
롯데 입장에서는 빠르게 병역이라는 걸림돌을 빠르게 해소시키려고 하겠지만 실제 1군 전력을 구성하면서 대안이 마땅치 않은 경우에는 현장의 의견도 배제할 수 없다. 김태형 감독도 김진욱 등의 군 입대 계획을 알고 있지만 당장 결론을 내리는 것은 힘들고 시즌이 끝나봐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끝나봐야 알 수 있다”라고 했다. 김진욱에 대해서는 좀 더 1군에서 모습을 지켜본 뒤 상무 입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올 시즌을 앞두고 한동희의 상무 입대 예정 소식이 전해진 뒤 아쉬움을 표현했던 김태형 감독이기도 하다. 그런데 다시 한 번 김진욱이라는 아픈손가락 유망주가 상무 입대를 계획하게 됐다. 그래도 최종 합격자 통보가 이뤄지기 전에는 현장과 구단의 결단이 이뤄져야 할 전망이다. 김진욱이 1군에서 아무리 부침을 겪었다고 하더라도 상무 지원자 중에서 커리어는 최상위급이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