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2년 전부터 데려오기 위해 점찍었던 이유를 현재 홈런 1위, 그리고 42홈런 페이이스로 증명해내고 있다.
데이비슨은 15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7회 동점 우월 솔로포, 그리고 9회 중월 끝내기 투런포를 터뜨리면서 팀의 6-4 승리를 이끌었다. 홈런 7개가 오가는 공방전 끝에 데이비슨이 거포 본능을 제대로 과시하면서 전날(14일) 패배를 설욕했다. 시리즈 1승1패 원점을 만들었다.
이 2개의 홈런으로 데이비슨은 강백호, 로하스(이상 KT), 최정(SSG)과 함께 홈런 공동 1위에서 단독 1위로 올라섰다. 데이비슨은 20홈런에 선착하며 홈런왕에 대한 기대를 부풀게 했다. 전반기 반환점이 채 돌기도 전에 20홈런에 도달했다. 지금 이 페이스를 유지하면 42홈런을 기록할 수 있는 페이스다.
NC 구단 역사상 단일시즌 최다 홈런 순위 1~3위는 모두 ‘전설의 괴수’ 에릭 테임즈가 갖고 있다. 2015년 47홈런으로 구단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썼고 2016년 40홈런, 2014년 37홈런을 기록했다. 이대로면 테임즈 사이에 데이비슨의 이름을 끼워넣을 수 있다.
NC가 찾아 헤맸던 거포를 확실하게 찾은 것으로 볼 수 있다. NC는 2년 전인 2022년, 2023년에 활약할 외국인 타자를 물색하기 위해 수소문했다. 당시에도 박민우 박건우 손아섭의 ‘소총부대’ 상위 타선과 조화를 이룰, 거포 유형의 타자를 찾아 헤맸다. 소총부대의 출루 이후 득점에 확실하게 방점을 찍어주면서 공격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확실한 거포로 데이비슨을 적임자로 점찍었다. 2022년 마이너리그 트리플A 퍼시픽코스트리그에서 32홈런을 기록한 확실한 성과가 있었다.
그러나 데이비슨을 원하는 구단은 NC뿐만이 아니었다. 일본프로야구 구단들도 데이비슨을 영입하기 위해 달려들었고 결국 NC는 히로시마 도요카프에 데이비슨을 뺏겼다. 대신 데려온 선수가 2022년 데이비슨과 함께 공동 홈런왕에 올랐던 제이슨 마틴이었다. 하지만 마틴은 시즌 초반 부상, 그리고 기복을 보여준 끝에 17홈런 90타점을 기록하고 한 시즌 만에 짐을 쌌다.
그리고 다시 외국인 타자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역시 거포를 찾았다. 데이비슨도 2023년 히로시마에서 적응에 애를 먹으며 1시즌 만에 나왔다. 다만, 이번에는 NC의 1순위 선수는 아니었다. 그래도 데이비슨을 차순위 정도에 올려두고 외국인 타자 계약을 준비했다. 결국 NC가 원한 1순위 선수와의 계약이 성사되지 않으면서 데이비슨과 다시 인연을 맺을 수 있었다.
시즌 초반 팔꿈치 부상으로 한 차례 부상자 명단에 다녀오기도 했지만 데이비슨은 4번 타자로서 팀 내 거포의 갈증을 완전히 해소시키고 있다. 4월가지 득점권에서 타율 3할5푼5리(31타수 11안타) 2홈런 16타점 OPS 1.043으로 해결사 역할을 다했다. 그러나 5월 들어서 득점권 타율 2할(25타수 5안타) 1홈런 8타점 OPS .610으로 저조했다. 5월 NC의 부진에 데이비슨의 책임도 적지 않았다.
강인권 감독은 데이비슨이 루틴에 빠져 있고, 면담을 통해서 아쉬운 지점을 지적했고 또 데이비슨도 충분히 수긍하고 달라져보겠다고 다짐했다. 잘 적응해나가고 있지만 좀 더 잘할 수 있도록, 분발을 촉구하는 강인권 감독의 요청이었다.
그리고 데이비슨은 7월 들어서 자신의 야구를, 좀 더 공격적으로 해나가고 있다. 비록 여전히 득점권 타석에서 아쉬움이 크지만(6월 득점권 타율 .071, 14타수 1안타), 그래도 확실한 한 방으로 팀 타선의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6월에만 7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월간 홈런 1위다. 그 덕에 20홈런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NC가 그토록 원했던 거포 갈증을 해소해주고 있는 데이비슨. 과연 시즌이 끝나고 NC 홈런의 역사에서 데이비슨의 이름은 어디에 위치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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