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고척=김동윤 기자]
키움 히어로즈 2루수 김혜성(25)이 미국 메이저리그(ML) 스카우트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의 강점을 가감 없이 보여줬다. 하지만 자신의 수비에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혜성은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두산 베어스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총 1만 3184명)에서 3번 타자 및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2볼넷 3득점을 기록했다.
김혜성의 빠른 발과 선발 하영민의 7⅓이닝 2실점 역투를 앞세운 키움은 두산에 8-2로 승리, 4연패에서 탈출했다. 이날 승리로 키움은 2023년 6월 25일부터 시작된 두산전 홈 9연패를 끝냈다.
경기 초반 흐름은 키움에 좋지 않았다. 두산이 1회 초 2사 2, 3루에서 양석환의 우전 2타점 적시타로 2-0으로 앞서 나갔다. 하지만 이 흐름을 단번에 뒤집은 것이 김혜성이었다.
키움이 0-2로 뒤진 1회 말 2사에서 김혜성은 국가대표 우완 에이스 곽빈을 마주했다. 곽빈의 공 4개를 지켜본 김혜성은 3B1S의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한가운데 몰린 5구째 직구를 통타해 중앙 담장 상단을 직격하는 큰 타구를 때려냈다.
김혜성은 순식간에 3루에 도달해 잠시 멈춰서나 싶더니 다시 속력을 붙여 홈까지 내달렸다. 내야수의 송구가 양의지의 글러브에 정확히 닿았지만, 그 공을 양의지가 놓치면서 김혜성의 그라운드 홈런이 인정됐다.
이로써 김혜성은 개인 첫 그라운드 홈런으로 10홈런을 달성하면서 커리어 첫 한 시즌 두 자릿수 홈런도 동시에 해냈다. 김혜성의 그라운드 홈런은 올 시즌 두 번째이자 KBO 리그 통산 96번째 그라운드 홈런으로 히어로즈 구단 역사에서도 2022년 8월 25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야시엘 푸이그 이후 두 번째 기록이었다.
경기 후 김혜성은 "2루를 돌며 봤을 때는 3루까지밖에 가지 못하겠다고 판단해 멈칫했다. 그런데 주루 코치님이 계속 돌리셔서 뛰었다. 멈춘 건 제 잘못이고 주루 코치님이 돌린 이상 뛰는 게 맞다 보니 더 간절하게 홈까지 뛰었다"며 "(양의지의 빈 글러브 태그에 대해) 그런 건 못 느꼈다. 그냥 망했다고 생각하고 슬라이딩할 생각만 해서 정확히 어떤지는 몰랐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김혜성은 KBO 리그 통산 198도루를 기록하고 2021년에는 46도루로 도루왕을 차지할 정도로 빠르기로는 정평이 나 있는 선수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김혜성의 주력과 주루 능력에 대해서는 이견을 갖지 않을 정도. 그런 김혜성이 그라운드 홈런이 처음이라는 것이 의외로 느껴질 법하다.
이에 김혜성은 "사실 홈런보단 3루타의 연장선 느낌이다. 2년 전 푸이그가 그라운드 홈런을 기록할 때 내 앞 타자여서 보고 있었는데 확실히 넘겨서 기록한 홈런과 조금 다른 짜릿함이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한 번 더 해보고 싶은 마음은 큰데 그라운드 홈런이라는 게 발만 빨라서 되는 것이 아니고 운이 작용하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 같다. 2019년에도 한 번 도전했다가 홈에서 죽은 적이 있다. 그때도 쉽지 않겠다고 했는데 오늘 때마침 운 좋게 나왔다. 다음에 또 나오면 좋을 것 같다"고 웃었다.
이날 고척스카이돔에는 미국 메이저리그의 LA 에인절스, 탬파베이 레이스, 뉴욕 메츠 총 세 구단이 찾았다. 중계화면에는 김혜성의 그라운드 홈런에 헛웃음을 짓는 스카우트의 모습도 잡혔다. 올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김혜성은 매 경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를 몰고 다니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김혜성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경기 시작하면 우리가 신경 쓸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신경을 쓰지 않고 야구에만 집중하려 한다"고 짧게 답했다.
그보단 팀 승리와 분위기에 신경을 썼다. 이날 김혜성은 6회 초 헨리 라모스의 땅볼 타구를 놓치면서 출루를 허용하는 실책을 저질렀다. 하지만 이어진 허경민의 타구를 유격수 김태진과 함께 병살로 처리하고 8회 초 이유찬의 타구를 점프 캐치해 잡아내는 등 호수비도 보여줬다.
그러나 본인에게는 6회 초 실책 한 번이 기억에 남았다. 김혜성은 "실책이 가장 생각난다.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타구였기 때문에 더 아쉽다"며 "지금 주장인 (송)성문이 형이 워낙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주고 있다. 선수들도 성문이 형을 잘 따라가면서 연패를 안 하려 다들 최대한 으샤으샤 하는데 야구가 참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고척=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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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김혜성이 16일 고척 두산전을 승리로 이끈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
김혜성은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두산 베어스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총 1만 3184명)에서 3번 타자 및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2볼넷 3득점을 기록했다.
김혜성의 빠른 발과 선발 하영민의 7⅓이닝 2실점 역투를 앞세운 키움은 두산에 8-2로 승리, 4연패에서 탈출했다. 이날 승리로 키움은 2023년 6월 25일부터 시작된 두산전 홈 9연패를 끝냈다.
경기 초반 흐름은 키움에 좋지 않았다. 두산이 1회 초 2사 2, 3루에서 양석환의 우전 2타점 적시타로 2-0으로 앞서 나갔다. 하지만 이 흐름을 단번에 뒤집은 것이 김혜성이었다.
키움이 0-2로 뒤진 1회 말 2사에서 김혜성은 국가대표 우완 에이스 곽빈을 마주했다. 곽빈의 공 4개를 지켜본 김혜성은 3B1S의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한가운데 몰린 5구째 직구를 통타해 중앙 담장 상단을 직격하는 큰 타구를 때려냈다.
키움 김혜성(가운데)이 16일 고척 두산전 1회 말 그라운드 홈런을 위해 3루를 통과하고 있다. |
김혜성은 순식간에 3루에 도달해 잠시 멈춰서나 싶더니 다시 속력을 붙여 홈까지 내달렸다. 내야수의 송구가 양의지의 글러브에 정확히 닿았지만, 그 공을 양의지가 놓치면서 김혜성의 그라운드 홈런이 인정됐다.
이로써 김혜성은 개인 첫 그라운드 홈런으로 10홈런을 달성하면서 커리어 첫 한 시즌 두 자릿수 홈런도 동시에 해냈다. 김혜성의 그라운드 홈런은 올 시즌 두 번째이자 KBO 리그 통산 96번째 그라운드 홈런으로 히어로즈 구단 역사에서도 2022년 8월 25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야시엘 푸이그 이후 두 번째 기록이었다.
경기 후 김혜성은 "2루를 돌며 봤을 때는 3루까지밖에 가지 못하겠다고 판단해 멈칫했다. 그런데 주루 코치님이 계속 돌리셔서 뛰었다. 멈춘 건 제 잘못이고 주루 코치님이 돌린 이상 뛰는 게 맞다 보니 더 간절하게 홈까지 뛰었다"며 "(양의지의 빈 글러브 태그에 대해) 그런 건 못 느꼈다. 그냥 망했다고 생각하고 슬라이딩할 생각만 해서 정확히 어떤지는 몰랐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김혜성은 KBO 리그 통산 198도루를 기록하고 2021년에는 46도루로 도루왕을 차지할 정도로 빠르기로는 정평이 나 있는 선수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김혜성의 주력과 주루 능력에 대해서는 이견을 갖지 않을 정도. 그런 김혜성이 그라운드 홈런이 처음이라는 것이 의외로 느껴질 법하다.
이에 김혜성은 "사실 홈런보단 3루타의 연장선 느낌이다. 2년 전 푸이그가 그라운드 홈런을 기록할 때 내 앞 타자여서 보고 있었는데 확실히 넘겨서 기록한 홈런과 조금 다른 짜릿함이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한 번 더 해보고 싶은 마음은 큰데 그라운드 홈런이라는 게 발만 빨라서 되는 것이 아니고 운이 작용하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 같다. 2019년에도 한 번 도전했다가 홈에서 죽은 적이 있다. 그때도 쉽지 않겠다고 했는데 오늘 때마침 운 좋게 나왔다. 다음에 또 나오면 좋을 것 같다"고 웃었다.
키움 김혜성(가운데)이 16일 고척 두산전 1회 말 그라운드 홈런을 위해 홈 베이스로 뛰어들고 있다. |
이날 고척스카이돔에는 미국 메이저리그의 LA 에인절스, 탬파베이 레이스, 뉴욕 메츠 총 세 구단이 찾았다. 중계화면에는 김혜성의 그라운드 홈런에 헛웃음을 짓는 스카우트의 모습도 잡혔다. 올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김혜성은 매 경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를 몰고 다니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김혜성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경기 시작하면 우리가 신경 쓸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신경을 쓰지 않고 야구에만 집중하려 한다"고 짧게 답했다.
그보단 팀 승리와 분위기에 신경을 썼다. 이날 김혜성은 6회 초 헨리 라모스의 땅볼 타구를 놓치면서 출루를 허용하는 실책을 저질렀다. 하지만 이어진 허경민의 타구를 유격수 김태진과 함께 병살로 처리하고 8회 초 이유찬의 타구를 점프 캐치해 잡아내는 등 호수비도 보여줬다.
그러나 본인에게는 6회 초 실책 한 번이 기억에 남았다. 김혜성은 "실책이 가장 생각난다.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타구였기 때문에 더 아쉽다"며 "지금 주장인 (송)성문이 형이 워낙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주고 있다. 선수들도 성문이 형을 잘 따라가면서 연패를 안 하려 다들 최대한 으샤으샤 하는데 야구가 참 쉽지 않다"고 말했다.
키움 김혜성이 16일 고척 두산전 6회 초 무사에서 두산 라모스의 타구를 놓치고 있다. |
고척=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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