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진짜 보통 선수가 아니다. 1라운드 프로 지명도 모자라 메이저리그 최강팀 타선을 압도한 뒤 데뷔 첫해 마무리 보직을 꿰찼고, ‘별들의 무대’인 올스타전까지 초대를 받았다. 이 모든 걸 19살에 해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지난 17일 2024 신한 SOL뱅크 KBO 올스타전 ‘베스트12’ 명단을 공식 발표했다.
두산 베어스 특급 신인 김택연(19)은 드림 올스타 중간투수 부문 베스트12에 이름을 당당히 올렸다. 김택연은 총 134만5257표를 받아 팬 투표 전체 4위에 올랐고, 선수단 투표에서 전체 322표 중 211표로 가장 많은 표를 획득해 합산 점수 48.83점 전체 1위에 올랐다.
김택연은 2009년 KIA 타이거즈 안치홍, 2017년 넥센 히어로즈 이정후, 2019년 LG 트윈스 정우영, 2023년 롯데 자이언츠 김민석에 이어 역대 5번째 고졸신인 올스타 베스트12 선정의 영예를 안았다. 투수로서는 2019년 정우영 이후 역대 2번째다.
인천고 출신의 김택연은 2024년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 1라운드 2순위로 뽑힌 우완 파이어볼러 유망주다. 이승엽 감독의 눈도장을 찍으며 호주 시드니와 일본 미야자키 1군 스프링캠프에서 데뷔 시즌을 준비했고, 스프링캠프 MVP 선정을 통해 화려한 데뷔 시즌의 서막을 열었다.
김택연은 2024시즌 개막에 앞서 류중일 야구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고 팀 코리아 엔트리에 승선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최강팀 LA 다저스를 상대로 ⅔이닝 2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였다. 93마일(149km) 포심패스트볼을 앞세워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제임스 아웃맨을 연달아 삼진 처리, 한미일 야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다저스 현지 매체가 "김택연은 이미 다저스 선수"라고 적을 정도로 임팩트가 강렬했다.
김택연은 많은 고졸신인이 그렇듯 시즌 초반 1군의 벽을 실감하기도 했지만, 2군에 한 차례 다녀온 뒤 5월부터 두산 필승조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과감하게 돌직구를 뿌리며 이승엽 감독이 믿고 쓸 수 있는 필승 요원으로 도약했다. 그리고 지난 13일 선배 홍건희를 제치고 베어스의 클로저 보직을 꿰차기에 이르렀다.
김택연의 데뷔 시즌 기록은 32경기 2승 무패 4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53(32이닝 9자책). WHIP가 1.16, 피안타율이 .186로 상당히 안정적이다. 마무리 데뷔전이었던 13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 ⅓이닝 무실점에 이어 1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1이닝 무실점 퍼펙트로 2경기 연속 세이브를 신고했다.
이승엽 감독은 “김택연은 장기적으로 보면 한국프로야구에 대단한 기록을 남길 수 있는 투수다”라며 “주눅 들지 않고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 공을 던진다. 주자 없을 때보다 위기상황에서 전력투구를 한다. 난 그렇게 느낀다. 승부욕도 있는 거 같다. 마무리 기질이 충분하다. 보통 선수는 아닌 거 같다”라는 평가를 내렸다.
데뷔 첫해 ‘별들의 축제’로 향하게 된 김택연은 구단을 통해 “두산 팬분들이 부족한 나를 드림올스타 중간투수 1위로 만들어주셨다. 또 그라운드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다른 구단 선배님, 형들도 많이 투표해주셨다는 사실이 놀랍고 감사드린다”라며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신 모든 분들게 감사드리며, 올스타전에서도 두산 베어스 선수라는 자부심을 갖고 즐기고 오고 싶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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