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광주, 이선호 기자]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달라는 말이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또 한 번 작심 발언을 했다.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앞서 취재진 브리핑에서 40분간 열변을 토하며 새로운 제도와 규정 등을 도입할 때 감독 코치 선수 등 현장과 소통을 해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염 감독은 최근 올해 올스타 휴식기가 너무 짧아 휴식을 취하기 힘들어 선수들이 올스타전에 최선을 다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올스타 휴식기를 예전의 1주일에서 4일로 단축했다. 개막을 앞당기고 더블헤더 도입을 포함해 시즌을 정상 종료하고 11월 '프리미어 12 대회'에 대비하기 위한 일환이었다.
그러나 감독 등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나흘짜리 올스타 휴식기로는 피로를 해소하기 어렵고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지방팀 소속 선수들은 이동과 올스타전 출전, 후반기 첫 시리즈 원정 이동 등으로 인해 하루도 쉴 수 없는 상황이 빚어진다고 걱정했다.
다른 감독들이 염 감독의 발언에 적극 지지하면서 힘을 보태며 큰 이슈가 되었다. 그러자 KBO는 20일 올스타 휴식기 단축은 10개 구단 단장들이 참여하는 실행위원회와 대표이사들이 참여하는 이사회를 거쳐 결정한 사항으로 큰 문제가 없었다는 요지의 해명을 했다.
염 감독은 "KBO가 본질 모른다. 감독과 선수들도 규정과 규약, 일정 등을 바꿀때 실행위와 이사회를 거쳐 승인나는 것은 모두가 다 알고 있다. 실행위와 이사회에 안건을 올릴때 현장의 의견을 물어봐달라는 것이다. 선수협 대표과 감독자 간담회 회장에게 전화해서 이유를 밝히고 이해를 요청하면 된다. 이것이 전혀 없었다. 일방적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염 감독은 ABS(자동볼판정) 제도와 피치클락을 예를 들면서 소통 부재를 질타했다. "피치클락을 내년부터 도입 한다고 한다. 현장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주자유무시 어떤 상황에서 가장 위반이 많고 어떤 것이 합리적인지 조사도 하지 않는다. 기술위원회와 규칙위원회 위원장들이 한 달에 한 번이라도 나와서 물어야 한다. 이런 과정이 없이 한다면 누가 도입을 찬성하겠는가"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ABS에 대해서는 "도입 석 달이 지났다. 현장에서 느끼는 문제점이 분명히 있다. 잠실구장은 몸쪽보다 바깥쪽이 후하다거나 창원구장은 도저히 칠 수 없는 높은 볼을 스트라이크를 준다고 한다. 무조건 프로그램이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것 보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최대한 보완하는 상호 소통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감독, 코치, 선수 등 현장 일과 관련된 안건을 만들 때는 소통을 해달라. 서로 싸우자는 것이 아니다. 갑을관계 또는 노사관계도 아니다. 사무국, 구단, 현장 야구인들이 모두 머리를 맞대고 내부적으로 합리화하고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더 리그가 단단해지는 것이 아닌가"라며 반문했다.
염 감독은 마지막으로 "나 혼자 말하는 것은 아니다. 10개 구단 감독과 코치, 선수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다. 그동안 참아왔다. 계속 문제를 제기한다면 리그의 신뢰와 공정성이 깨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리그 발전을 위해서라도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주기를 바란다. (현장에 관련된 제도 도입도) 현장의 신뢰도 받아야 한다"며 열변을 마무리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