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잠실=안호근 기자]
"제가 1등이라는 게 솔직히 지금은 실감이 나질 않습니다."
선배 박용택(45·은퇴)이 6년을 지켜온 기록은 이제 손아섭(36·NC 다이노스)의 차지가 됐다. 그리고 향후 10년, 어쩌면 그 이상 '최다안타' 타이틀은 손아섭과 함께 할 전망이다.
손아섭은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6회초 2사에서 안타를 날려 개인 통산 2505번째 안타를 기록, KBO 통산 최다안타 1위로 올라섰다.
2007년 신인 드래프트 2차 4라운드 전체 29순위로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이후 17년 만에 이뤄낸 대기록이다.
주전으로 자리를 잡은 2010년 이전 3시즌과 현재 진행 중인 올 시즌을 제외하면 14시즌 동안 평균 166안타를 친 셈이다. 지난해 기준 166안타는 리그 전체 5위 수준. 이 같은 활약을 14년 동안 꾸준히 했다는 것이기에 얼마나 대단한지 기록인지 실감이 된다.
기록을 달성한 손아섭은 경기 후 "정말로 제가 1등이라는 게 솔직히 지금은 실감이 나질 않는다"면서도 "정말 고생 많이 하고 그렇게 노력했던 시간들이 조금이나마 보상받는 느낌이 들어서 기분은 좋다"고 말했다.
손아섭이 기록을 달성한 이닝이 마무리되자 그를 향한 특별한 축하 자리가 마련됐다. 임선남 단장과 강인권 감독, 팀 후배 박건우와 두산 주장 양석환이 그를 축하했고 종전 기록의 주인공 박용택이 직접 현장을 찾아 손아섭의 대관식을 기념했다. 박용택은 직접 손아섭을 축하해주고 싶다고 구단에 먼저 연락을 해왔고 그렇게 이런 자리가 성사된 것이다. 그만큼 후배를 축하하는데 진심이었다.
경기 전 만난 박용택은 "1년 잘해서 나오는 기록이 아니지 않나. 그런 면에서 아주 축하를 전하고 싶다"며 "저는 아섭이가 어떤 타자냐 물으면 '그 누구보다 그 한 타석 한 타석을 허투루 보내지 않는 타자'라는 느낌이 드는 후배"라고 설명했다.
이어 "솔직히 진짜 저와 비슷한 타자인 것 같다"며 "저도 주변 평가와 달리 모자른 부분들이 분명히 있는 선수였지만 그걸 더 독하게 노력해서 기록들이 생겼는데 아섭이도 기술적으로나 여러 가지로 더 훌륭한 타자들이 분명히 있지만 그들이 못한 것들을 해내는 것 자체가 더욱 더 대단하다고 생각이 든다"고 칭찬했다.
손아섭은 자신이 못 이룬 꿈을 향해 더 나아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했다. 박용택은 "저도 진심으로 3000안타를 치고 싶었지만 거기까지였던 것"이라며 "아섭이는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몸 관리만 잘하면 충분히 전성기 때 같은 모습으로 칠 수 있을 것 같다. 꼭 그런 모습을 보고 싶고 그때까지도 계속 응원하겠다"고 격려했다.
손아섭 또한 "맞는 말씀이시다. 저는 천재형 타자는 솔직히 아니다"라며 "그렇지만 그 누구보다 간절함과 타석마다 어떻게든 투수에게 이기고 싶다는 치열함을 갖고 경기에 임했던 것들이 하나씩 쌓이면서 지금까지 왔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3000안타에 대한 질문에는 "아직까지 수치상 너무 많이 남았다. 2500안타를 칠 것이라고도 생각을 안 했기에 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뭔가를 의식하게 되면 타석에서 밸런스도 무너지고 욕심들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특정 숫자를 정해놓기보다는 지금 같은 마음으로 부상 없이 열심히 뛴다면 나중에는 많은 분들이 바라시는 그런 수치가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한다. 지금은 그냥 한 경기 한 경기에 모든 걸 쏟아 붓고 싶다"고 전했다.
3000안타 달성까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현재 페이스를 볼 때 향후 2,3년 이상은 더 활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현재 현역 선수 중 손아섭의 뒤를 잇고 있는 건 3위 최형우(41·KIA·2400안타), 4위 김현수(36·LG·2322안타), 최정(37·SSG·2199안타) 등인데 손아섭과 격차, 나이 등을 고려할 때 역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후배들 가운데서는 안치홍(34·한화·1761안타), 나성범(35·KIA·1630안타), 오지환(34·LG·1619안타) 등이 있지만 격차는 더 크게 벌어져 있고 손아섭의 기록도 현재진행형이기에 추월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손아섭도 스스로 자신을 뛰어넘을 후배를 선뜻 꼽지 못했다.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1181안타)가 메이저리그로 향했고 김혜성(25·키움·963안타)도 빅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가능성이 큰 강백호(25·KT·859안타)를 꼽았지만 지금과 같은 페이스라면 13년을 더 활약해야 2500안타를 이뤄낼 수 있다. 그럴 경우 38세가 되고 손아섭이 향후 안타를 더 늘려간다면 그 기간은 더 길어질 수밖에 없다.
최소 10년 이상 손아섭의 시대가 예상되는 이유다. 그만큼 대단한 역사의 순간을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이젠 매 순간이 역사가 된다.
손아섭도 자신의 한계에 대한 궁금증을 나타냈다. 그는 "이게 끝이 아니지 않나. 제가 앞으로 야구할 날이 많기 때문에 제가 언제까지, 몇 개까지 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며 "거기까지 가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보고 싶다"고 말했다.
잠실=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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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손아섭이 20일 두산전 통산 최다안타 신기록을 세운 뒤 기념 상패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
선배 박용택(45·은퇴)이 6년을 지켜온 기록은 이제 손아섭(36·NC 다이노스)의 차지가 됐다. 그리고 향후 10년, 어쩌면 그 이상 '최다안타' 타이틀은 손아섭과 함께 할 전망이다.
손아섭은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6회초 2사에서 안타를 날려 개인 통산 2505번째 안타를 기록, KBO 통산 최다안타 1위로 올라섰다.
2007년 신인 드래프트 2차 4라운드 전체 29순위로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이후 17년 만에 이뤄낸 대기록이다.
주전으로 자리를 잡은 2010년 이전 3시즌과 현재 진행 중인 올 시즌을 제외하면 14시즌 동안 평균 166안타를 친 셈이다. 지난해 기준 166안타는 리그 전체 5위 수준. 이 같은 활약을 14년 동안 꾸준히 했다는 것이기에 얼마나 대단한지 기록인지 실감이 된다.
기록을 달성한 손아섭은 경기 후 "정말로 제가 1등이라는 게 솔직히 지금은 실감이 나질 않는다"면서도 "정말 고생 많이 하고 그렇게 노력했던 시간들이 조금이나마 보상받는 느낌이 들어서 기분은 좋다"고 말했다.
박용택 해설위원이 20일 손아섭의 통산 최다안타 신기록을 축하하기 위해 잠실구장을 찾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
경기 전 만난 박용택은 "1년 잘해서 나오는 기록이 아니지 않나. 그런 면에서 아주 축하를 전하고 싶다"며 "저는 아섭이가 어떤 타자냐 물으면 '그 누구보다 그 한 타석 한 타석을 허투루 보내지 않는 타자'라는 느낌이 드는 후배"라고 설명했다.
이어 "솔직히 진짜 저와 비슷한 타자인 것 같다"며 "저도 주변 평가와 달리 모자른 부분들이 분명히 있는 선수였지만 그걸 더 독하게 노력해서 기록들이 생겼는데 아섭이도 기술적으로나 여러 가지로 더 훌륭한 타자들이 분명히 있지만 그들이 못한 것들을 해내는 것 자체가 더욱 더 대단하다고 생각이 든다"고 칭찬했다.
손아섭은 자신이 못 이룬 꿈을 향해 더 나아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했다. 박용택은 "저도 진심으로 3000안타를 치고 싶었지만 거기까지였던 것"이라며 "아섭이는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몸 관리만 잘하면 충분히 전성기 때 같은 모습으로 칠 수 있을 것 같다. 꼭 그런 모습을 보고 싶고 그때까지도 계속 응원하겠다"고 격려했다.
손아섭 또한 "맞는 말씀이시다. 저는 천재형 타자는 솔직히 아니다"라며 "그렇지만 그 누구보다 간절함과 타석마다 어떻게든 투수에게 이기고 싶다는 치열함을 갖고 경기에 임했던 것들이 하나씩 쌓이면서 지금까지 왔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3000안타에 대한 질문에는 "아직까지 수치상 너무 많이 남았다. 2500안타를 칠 것이라고도 생각을 안 했기에 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뭔가를 의식하게 되면 타석에서 밸런스도 무너지고 욕심들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특정 숫자를 정해놓기보다는 지금 같은 마음으로 부상 없이 열심히 뛴다면 나중에는 많은 분들이 바라시는 그런 수치가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한다. 지금은 그냥 한 경기 한 경기에 모든 걸 쏟아 붓고 싶다"고 전했다.
손아섭이 통산 2505안타를 때려내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
현재 현역 선수 중 손아섭의 뒤를 잇고 있는 건 3위 최형우(41·KIA·2400안타), 4위 김현수(36·LG·2322안타), 최정(37·SSG·2199안타) 등인데 손아섭과 격차, 나이 등을 고려할 때 역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후배들 가운데서는 안치홍(34·한화·1761안타), 나성범(35·KIA·1630안타), 오지환(34·LG·1619안타) 등이 있지만 격차는 더 크게 벌어져 있고 손아섭의 기록도 현재진행형이기에 추월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손아섭도 스스로 자신을 뛰어넘을 후배를 선뜻 꼽지 못했다.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1181안타)가 메이저리그로 향했고 김혜성(25·키움·963안타)도 빅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가능성이 큰 강백호(25·KT·859안타)를 꼽았지만 지금과 같은 페이스라면 13년을 더 활약해야 2500안타를 이뤄낼 수 있다. 그럴 경우 38세가 되고 손아섭이 향후 안타를 더 늘려간다면 그 기간은 더 길어질 수밖에 없다.
최소 10년 이상 손아섭의 시대가 예상되는 이유다. 그만큼 대단한 역사의 순간을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이젠 매 순간이 역사가 된다.
손아섭도 자신의 한계에 대한 궁금증을 나타냈다. 그는 "이게 끝이 아니지 않나. 제가 앞으로 야구할 날이 많기 때문에 제가 언제까지, 몇 개까지 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며 "거기까지 가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보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잠실=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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