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라면 어디든 좋아'' 日 독립리그 에이스, 日 유학파 한두솔과 훈훈한 브로맨스…결별 임박했지만 오히려 각오 다졌다
입력 : 2024.06.2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SSG 랜더스 시라카와 케이쇼와 한두솔. /OSEN DB

[OSEN=길준영 기자] 일본에서 야구를 했던 프로야구 SSG 랜더스 시라카와 케이쇼(23)와 한두솔(27)이 한국에서 진한 우정을 과시했다. 

시라카와는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부상 대체 외국인투수로 SSG에 입단했다. 일본 독립리그 도쿠시마 인디고삭스에서 활약했던 시라카와는 SSG와 총액 180만엔(약 1576만원)에 계약했다. 새로운 기회를 찾아 한국에 온 시라카와는 3경기(11⅓이닝) 2승 1패 평균자책점 6.35를 기록중이다. 평균자책점은 높지만 롯데전(1⅓이닝 8실점 7자책 패전) 부진을 제외하면 2경기에서 10이닝 1실점으로 좋았다. 

일본 독립리그에서 KBO리그로 넘어와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시라카와는 팬들의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착하고 귀여운 인상 덕분에 팬들에게 '감자'라는 별명도 얻었다. "아직은 인기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한 시라카와는 "유튜브 영상 등에 있는 댓글들은 한국어라서 읽지는 못한다. 그래도 인디고삭스에 있는 한국인 동료(장현진)이 댓글을 읽고 라인으로 계속 감자라고 놀리고 있다. 일본에서는 아무래도 감자라고 불려도 특별히 귀엽다는 의미는 아니라서 와닿지는 않는다. 한국에서는 귀엽다는 의미로 통하는 것 같아서 기쁘다"라며 웃었다. 

힘겹게 타지 생활을 하고 있는 시라카와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주는 선수 중 한 명이 바로 한두솔이다. 한두솔은 KBO리그 구단에 지명을 받기 전에 일본에서 야구를 한 경험이 있다. 광주제일고에서 활약하고 2015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했지만 지명을 받지 못한 한두솔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국 대학교가 아닌 일본 사회인리그에서 뛰며 새로운 도전을 했다. 이후 KT에 육성선수로 입단했다가 방출됐지만 SSG에 입단하며 프로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지금은 SSG의 핵심 좌완 불펜투수 중 한 명으로 활약하며 38경기(31이닝)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4.94를 기록중이다. 

SSG 랜더스 시라카와 케이쇼. /OSEN DB

한두솔은 "고척에서 시라카와가 선발투수로 던지고 내가 뒤이어 던진 기억이 있다. 정말 신선했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는 일본에서 뛰었을 때 생각이 많이 났다. 첫 해가 가장 힘들었다. 말이 통하지 않아서 핸드폰 번역 어플을 통해서 대화를 해야했다. 운동을 할 때도 계속 핸드폰을 들고 다녔다. 오전에 야구를 하고 오후에 일본어 수업을 하고 저녁에 알바를 하면서 하루를 바쁘게 보냈다. 시라카와도 그 때의 나와 비슷할 것이다. 특별이 어떤 말을 해주기 보다는 그냥 밥이라도 한 번 더 같이 먹으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한국어를 조금 배웠는지 묻는 질문에 "전혀 늘지 않고 있다"라며 웃은 시라카와는 "'감자'는 확실히 알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서 "동료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다. 지난번에는 김광현 선수가 부산에 내려갔을 때 고기를 사줬다"라고 말했다. 김광현은 시라카와에게 35만원 가량의 고기를 사줬는데 롯데전 결과가 좋지 않자 '앞으로 고기를 사줘야 하나 모르겠다'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시라카와는 롯데전 부진 이후 KIA전에서 반등에 성공했다. 시라카와는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멘탈을 제대로 잡고 던져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운드에서 추신수 주장이 말해준 조언을 계속 머릿속에서 상기시키면서 던지려고 노력했다. 많은 조언을 해줬지만 지금까지 내가 해왔던 것중에 틀린 것은 없으니 자신감을 갖고 던지라는 조언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계속 그 말을 잊지 않기 위해 모자에 '믿을 신'을 적어놓았다"라고 추신수의 조언을 이야기했다. 한두솔도 "시라카와는 이미 절반은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런 선수가 온다면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거라고 생각한다"라며 시라카와를 응원했다. 

SSG 랜더스 시라카와 케이쇼와 한두솔. /OSEN DB

일본어가 가능해 시라카와를 많이 도와주고 있는 한두솔은 시라카와를 홍대로 데려가 서울 구경을 시켜주기도 했다. "사실 나도 서울을 맣이 가보지는 않았다"라고 밝힌 한두솔은 "사람들이 많은 데를 생각해서 홍대로 갔다. 그리고 한강은 가지 못했고 서울 풍경이 보이는 산에 올라갔다가 집으로 돌아갔다"라고 시라카와와의 서울 투어를 전했다. 이어서 "시라카와가 4일이 생일이었는데 3일이 쉬는 날이었다. 나이키를 좋아한다고 들어서 홍대에 있는 매장에서 생일선물로 티셔츠 하나를 사줬다"라고 덧붙였다. 시라카와는 "사실 어디가 어디인지를 잘 몰라서 특별히 가고 싶은 곳은 없다. 그냥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즐겁기 때문에 어디든 좋다"라며 한두솔과의 우정을 과시했다. 

안타깝게도 시라카와는 부상 대체 외국인투수라는 신분상 SSG와의 결별이 예정되어 있다. 엘리아스가 부상에서 돌아오면 규정상 시라카와와 엘리아스의 공존은 불가능하다. 시라카와는 얼마남지 않은 기회에서 자신의 기량을 증명해야 한다. SSG 이숭용 감독은 시라카와가 앞으로 두 번 더 등판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SSG가 시라카와와 계속 동행을 하기로 결정할 수도 있지만 이 경우 엘리아스와 드류 앤더슨 중 한 명과 결별해야 하고 외국인투수 교체 횟수도 소모되기 때문에 동행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

시라카와는 "이제 기한이 얼마남지 않았다. 그 동안 어떻게든 팀 승리를 계속할 수 있도록, 그리고 나도 계속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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