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
20승을 거두고 두산 베어스를 떠났던 라울 알칸타라(32)는 지난해 돌아와 에이스의 역할을 해냈다. 팀은 150만 달러(20억원)에 붙잡았지만 시즌이 반환점을 돌도록 제 역할을 못했던 터다. 그러나 두산의 최악의 상황까지도 고민하던 찰나, 알칸타라는 완벽한 반등에 성공했다.
알칸타라는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94구를 던져 4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부상 전가지 5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ERA) 2.30으로 뛰어난 피칭을 펼쳤으나 한 달이 넘는 공백 이후 돌아와서는 실망감만 남겼다. 승리 없이 1패 ERA 6.64에 허덕였다.
기량이야 의심할 게 없었다. 두산에서 해준 역할도 컸다. 그렇지만 부상과 그 회복 과정에서 이승엽 감독의 고민을 키웠던 것도 사실이다. 당초 국내 병원 세 곳에서 팔꿈치 염좌 진단을 받았지만 알칸타라는 미국 주치의를 통해 직접 확인받길 바랐고 구단은 그의 뜻을 존중해 미국행을 허락했다.
결과는 역시나 같았다. 돌아온 알칸타라는 회복에 전념했는데 다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기까지 한 달이 더 걸렸다. 이승엽 감독은 알칸타라의 태도에 "기분이 좋지 않다", "(복귀까지) 더 길어지겠다 싶으면 다른 방법을 써야할 것 같다"고 교체 의사를 시사하기도 했다. "아픈 사람을 억지로 던지게 할 수는 없는 노릇" 등 알칸타라 이야기만 하면 평소 이승엽 감독에게서 듣기 힘든 강한 수위의 발언들이 많았다.
복귀 후 3경기에서도 이전과 같은 위력을 찾아보기 힘들었고 지난 12일에도 "기대는 항상 하고 있다. 잘 던지길 바라야 한다"면서도 "지난해 구위를 당연히 되찾아야 한다. 이제 시간이 지날 만큼 지났다"고 뼈있는 말을 했다.
14일 키움전 6이닝 3실점으로 부상 복귀 이후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작성한 알칸타라는 이날 올 시즌 가장 눈부신 투구를 펼쳤다.
1회부터 스트라이크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했고 적은 투구수로 이닝을 늘려갔다. 속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3㎞였다. 속구를 49구나 자신 있게 뿌렸고 커터(평균 133㎞)는 29구, 슬라이더(평균 130㎞)는 15구를 던졌고 커브(122㎞)도 하나 섞었다. 안정적인 제구를 바탕으로 한 공격적인 투구가 빛났다. 무려 76.6%(72/94)가 스트라이크 존에 형성됐다.
결국 지난 4월 10일 한화전 이후 무려 2개월여 만에 시즌 2승(2패)째를 수확했다. ERA도 4.01에서 3.53까지 낮췄다.
이승엽 감독은 경기 후 "선발 알칸타라가 빼어난 피칭으로 7이닝을 책임지며 자신의 역할을 해냈다. 1회부터 스트라이크존을 적극 공략했고, 몸쪽 코스에도 자신있게 공을 뿌리면서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였다"고 만족을 표했다.
알칸타라는 "개인적으로도, 팀으로도 기분 좋은 승리였다. 모처럼 7이닝을 소화하며 불펜투수들의 부담을 덜어줬다는 점이 만족스럽다"며 "또 팀적으로는 치열한 선두 싸움을 펼치는 가운데 승리하며 위닝시리즈를 챙기는 데 보탬이 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패스트볼 만큼이나 포크볼이 빛났다. 결정구로 사용하는 일이 많았는데 알칸타라는 "포수 김기연과 호흡도 좋았다. 경기 전부터 포크볼을 잡을 때 느낌이 좋았는데 (김)기연이와 전력분석팀과 상의한대로 포크볼을 구사한 점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두산은 알칸타라가 빠져 있는 동안 잘 버텼다. 현재 선두 KIA 타이거즈와 2경기 차 2위다. 그러나 최근 곽빈이 부진하며 휴식을 위해 2군으로 내려가는 등 균열 조짐이 있었다. 이승엽 감독은 "그동안 너무 잘해줬다. 얼마나 힘들었겠나"라며 알칸타라와 브랜든 와델이 자리를 비웠을 때 곽빈이 에이스 역할을 해줬다고 칭찬했다.
이제 그 역할을 알칸타라가 넘겨받아야 한다. 그는 "부상으로 빠져있는 동안 젊은 투수들이 정말 많은 고생을 했다.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며 "복귀 후 결과가 안 좋을 때도 거기에 매달리기보다는 최대한 빨리 수정하고 보완해 짐을 덜어주겠다는 생각만 했다"고 전했다.
기다려준 팬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그는 "결과가 안 좋았음에도 두산 베어스 팬들은 언제나 따뜻한 응원을 보내줬다. 그 응원 덕분에 오늘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 것 같다. 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건강한 알칸타라라면 의심할 여지가 없다. 어찌보면 쉬어간 만큼 체력을 비축했다고도 볼 수있다. 무더위와 함께 체력과 부상 변수가 찾아오기 쉬운 여름 선두 경쟁을 위해선 알칸타라가 해줘야 할 몫이 많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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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라울 알칸타라가 20일 NC 다이노스전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20승을 거두고 두산 베어스를 떠났던 라울 알칸타라(32)는 지난해 돌아와 에이스의 역할을 해냈다. 팀은 150만 달러(20억원)에 붙잡았지만 시즌이 반환점을 돌도록 제 역할을 못했던 터다. 그러나 두산의 최악의 상황까지도 고민하던 찰나, 알칸타라는 완벽한 반등에 성공했다.
알칸타라는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94구를 던져 4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부상 전가지 5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ERA) 2.30으로 뛰어난 피칭을 펼쳤으나 한 달이 넘는 공백 이후 돌아와서는 실망감만 남겼다. 승리 없이 1패 ERA 6.64에 허덕였다.
기량이야 의심할 게 없었다. 두산에서 해준 역할도 컸다. 그렇지만 부상과 그 회복 과정에서 이승엽 감독의 고민을 키웠던 것도 사실이다. 당초 국내 병원 세 곳에서 팔꿈치 염좌 진단을 받았지만 알칸타라는 미국 주치의를 통해 직접 확인받길 바랐고 구단은 그의 뜻을 존중해 미국행을 허락했다.
결과는 역시나 같았다. 돌아온 알칸타라는 회복에 전념했는데 다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기까지 한 달이 더 걸렸다. 이승엽 감독은 알칸타라의 태도에 "기분이 좋지 않다", "(복귀까지) 더 길어지겠다 싶으면 다른 방법을 써야할 것 같다"고 교체 의사를 시사하기도 했다. "아픈 사람을 억지로 던지게 할 수는 없는 노릇" 등 알칸타라 이야기만 하면 평소 이승엽 감독에게서 듣기 힘든 강한 수위의 발언들이 많았다.
올 시즌 전반기 부상과 부진을 겪었던 알칸타라.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14일 키움전 6이닝 3실점으로 부상 복귀 이후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작성한 알칸타라는 이날 올 시즌 가장 눈부신 투구를 펼쳤다.
1회부터 스트라이크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했고 적은 투구수로 이닝을 늘려갔다. 속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3㎞였다. 속구를 49구나 자신 있게 뿌렸고 커터(평균 133㎞)는 29구, 슬라이더(평균 130㎞)는 15구를 던졌고 커브(122㎞)도 하나 섞었다. 안정적인 제구를 바탕으로 한 공격적인 투구가 빛났다. 무려 76.6%(72/94)가 스트라이크 존에 형성됐다.
결국 지난 4월 10일 한화전 이후 무려 2개월여 만에 시즌 2승(2패)째를 수확했다. ERA도 4.01에서 3.53까지 낮췄다.
이승엽 감독은 경기 후 "선발 알칸타라가 빼어난 피칭으로 7이닝을 책임지며 자신의 역할을 해냈다. 1회부터 스트라이크존을 적극 공략했고, 몸쪽 코스에도 자신있게 공을 뿌리면서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였다"고 만족을 표했다.
알칸타라는 "개인적으로도, 팀으로도 기분 좋은 승리였다. 모처럼 7이닝을 소화하며 불펜투수들의 부담을 덜어줬다는 점이 만족스럽다"며 "또 팀적으로는 치열한 선두 싸움을 펼치는 가운데 승리하며 위닝시리즈를 챙기는 데 보탬이 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알칸타라가 이닝을 마치고 포수 김기연을 향해 엄지를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두산은 알칸타라가 빠져 있는 동안 잘 버텼다. 현재 선두 KIA 타이거즈와 2경기 차 2위다. 그러나 최근 곽빈이 부진하며 휴식을 위해 2군으로 내려가는 등 균열 조짐이 있었다. 이승엽 감독은 "그동안 너무 잘해줬다. 얼마나 힘들었겠나"라며 알칸타라와 브랜든 와델이 자리를 비웠을 때 곽빈이 에이스 역할을 해줬다고 칭찬했다.
이제 그 역할을 알칸타라가 넘겨받아야 한다. 그는 "부상으로 빠져있는 동안 젊은 투수들이 정말 많은 고생을 했다.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며 "복귀 후 결과가 안 좋을 때도 거기에 매달리기보다는 최대한 빨리 수정하고 보완해 짐을 덜어주겠다는 생각만 했다"고 전했다.
기다려준 팬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그는 "결과가 안 좋았음에도 두산 베어스 팬들은 언제나 따뜻한 응원을 보내줬다. 그 응원 덕분에 오늘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 것 같다. 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건강한 알칸타라라면 의심할 여지가 없다. 어찌보면 쉬어간 만큼 체력을 비축했다고도 볼 수있다. 무더위와 함께 체력과 부상 변수가 찾아오기 쉬운 여름 선두 경쟁을 위해선 알칸타라가 해줘야 할 몫이 많다.
알칸타라(왼쪽)가 승리 투수가 된 뒤 이승엽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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