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20-20' 스무살에 타이거즈 전설, 김도영 ''이종범 선배님 다음에 내 이름, 운명이다'' [오!쎈 인터뷰]
입력 : 2024.06.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광주, 이선호 기자] "너무 영광스럽고 행복하다".

KIA 타이거즈 천재타자 김도영(20)이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한화이글스와의 경기에서 대선배 류현진을 상대로 시즌 20호 홈런을 터트렸다. 역대 최연소 2위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다. 이종범 선배에 이어 21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었다. 전반기 20-20은 역대 5번째였다. 이종범도 못한 기록이었다.  

1회 첫 타석은 보기좋게 3구 삼진을 먹었다. 공격적으로 던지는 류현진에게 당했다. 그러나 0-5로 뒤진 4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해 볼카운트 1-1에서 3구 살짝 밀린 실투성 체인지업을 그대로 걷어올려 130m짜리 중월 솔로홈런을 날렸다. 타구속도가 175.59km에 이를 정도로 총알홈런이었다. 

경기후 김도영은 "생각보다 빨리 나와 앞으로 편하게 타석에 들어갈 것 같다. 너무 영광스럽다. 기념구에 투수 류현진 선배님 이름을 적어 달라고 그랬다. 확실히 (류현진의 구위가) 다른 것 같다. 공이 좋아 놀랐다. 20번째 홈런이 류현진 선배여서 너무 영광스럽고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홈런을 치는 과정도 소상하게 설명했다. "첫 타석 3구 삼진을 당했다. 어렵게 승부할 것으로 생각했다. 류현진 선배가 계속 고개를 흔드시길래 확실히 내 정보를 알고 계신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 타석은 초구에 직구 오면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초구를 봤는데 체인지업이 어느 정도 감이 괜찮은지 조금 걸리는 느낌을 받았다. 직구 타이밍에 체인지업이 걸리는 구나하고 들어갔다"고 말했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했다. 아무런 세리모니 없이 그대로 고개를 숙이고 그라운드를 돌았다. 큰 기록을 달성하면 1루를 돌면서 팔을 들수도 있었지만 묵묵히 뛰었다. 팀이 지고 있었지만 류현진 선배에 대한 배려일 수도 있었다. "팀이 지고 있는 상황이라 할 생각이 없었다. 전반기도 거의 끝나가는데 다음 기록을 향해 가야되기 때문에 큰 세리모니는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타이거즈 전설 이종범 선배에 이어 21년 만에 나온 국내파 '20홈런-20도루'였다. 제2의 이종범이 대를 이어 성공한 것이다. "이종범 선배 이후에 내가 해서 너무 영광스러고 기분이 좋다. 운명인거 같다. 선배님 다음에 김도영이라는 이름이 이제 들어갈 것 같아 너무 행복하고 영광스럽다"고 뿌듯한 얼굴 표정을 지었다. 

자연스럽게 30홈런-30도루를 향해 갈 수 밖에 없다. 10홈런과 8도루를 더하면 가능하다. 남은 경기와 타석이 많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30-30'은 크게 의식하지 않고 3할 타율을 목표로 삼겠다고 밝혔다. "하다보면 나온다. 하루하루 팀이 이기는데만 보탬이 되겠다. 이제는 다 잊겠다. 30-30을 큰 기록이라 생각 안하고 앞으로 계속 해나갈 것이다. 다치고 않고 풀타임 뛰겠다. 타율이 더 욕심이 생긴다. 3할타자가 되어야 정상급선수이다"고 말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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