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성의 황성빈' 마침내 30도루 고지, 전준호-김주찬 이후 끊어진 '롯데 대도' 계보 잇는다
입력 : 2024.06.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롯데 황성빈(오른쪽)이 23일 고척 키움전에서 3회 초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황성빈(오른쪽)이 23일 고척 키움전에서 3회 초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42년 롯데 자이언츠 역사에서 15번째로 시즌 30도루 고지를 밟은 선수가 나왔다. 올 시즌 눈에 띄게 좋아진 주루를 보여주고 있는 '마황' 황성빈(27)이 그 주인공이다.

황성빈은 23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롯데의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1회 첫 타석에서 2루수 땅볼로 물러났던 황성빈은 1-1로 맞서던 3회 초 키움 선발 이종민의 바깥쪽 패스트볼을 공략해 중견수 앞 안타를 터트렸다. 이어 다음 타자 윤동희 타석에서 초구에 곧바로 2루로 내달렸다. 포수 김건희가 2루로 송구해봤지만 완벽한 타이밍으로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윤동희의 내야안타 때 3루로 진루한 황성빈은 고승민의 좌익수 희생플라이 때 홈으로 들어오며 팀의 2-1 리드를 도왔다. 그리고 이때 얻은 우위를 롯데가 끝까지 지키며 10-2로 승리, 황성빈의 득점은 결승점이 됐다.

롯데 황성빈(오른쪽)이 23일 고척 키움전에서 3회 초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황성빈(오른쪽)이 23일 고척 키움전에서 3회 초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황성빈의 이 도루는 시즌 30번째 기록이었다. 이로써 황성빈은 지난 2016년 손아섭(현 NC, 42도루) 이후 8년 만이자 롯데 역사상 15번째 30도루 고지를 밟은 선수가 됐다. 지난 1984년 홍문종(36도루)을 시작으로 '대도' 전준호가 3차례(1992, 1993, 1995년), 현재 롯데 타격코치인 김주찬이 5차례(2004, 2008~2010년, 2012년) 달성했다.

특히 황성빈은 아직 전반기가 끝나지 않았고, 부상으로 인해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음에도 벌써 30번이나 베이스를 훔쳤다는 점이 눈에 띈다. 또한 도루실패는 3번밖에 되지 않아 도루 센스가 발전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황성빈은 올해 롯데에서 가장 놀라운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다. 그는 24일 기준 시즌 59경기에 출전, 타율 0.354(161타수 57안타) 4홈런 13타점 48득점 30도루 OPS 0.900을 기록 중이다. 규정타석(롯데 24일 기준 230타석)에 미치지 못하면서(177타석) 비율 스탯 순위에는 오르지 못하고 있지만 도루 2위, 득점 공동 10위 등 발로 만들 수 있는 부문은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시즌 출발은 대주자나 대수비 요원으로 시작한 황성빈. 하지만 4월 18일 잠실 LG전에서 5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본격적인 활약을 시작했다. 같은 달 21일 KT 위즈와 홈 더블헤더 2경기에서는 3홈런을 폭발시키며 '마황'(마성의 황성빈)이라는 별명도 생기게 됐다.

황성빈.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황성빈.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4월 말 햄스트링 부상으로 잠시 이탈했지만 황성빈의 타격감을 식을 줄을 몰랐다. 그는 5월 월간 타율 0.340, 6월 0.351로 꾸준한 감각을 이어가고 있다. 멀티히트를 기록한 경기만 18게임으로, 몰아치기에도 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루타는 2개뿐이지만 3루타와 홈런 각 4개씩을 올리며 장타율(0.491)도 상승했다.

특히 도루성공률의 비약적인 상승이 돋보인다. 지난해까지 황성빈은 1군에서 도루성공률이 5할을 살짝 넘는(52.7%, 36시도-19성공)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올해는 무려 90.9%(33시도-30성공)를 기록 중이다. 20도루 고지에 오를 때까지 단 한 차례의 실패도 없을 정도였다.

시즌이 이제 막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30도루를 성공하며 황성빈은 이제 롯데에서 단 2명, 3번뿐인 50도루 고지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롯데에서 50개 이상의 도루를 기록한 건 전준호(1993년 75도루, 1995년 69도루)와 김주찬(2010년 65도루) 2명밖에 없다. 현재 페이스를 이어갈 수 있다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지난해 롯데 소속이던 전준호 코치(왼쪽)와 황성빈.
지난해 롯데 소속이던 전준호 코치(왼쪽)와 황성빈.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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