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잠실=안호근 기자]
"구속이 올라온 점은 굉장히 고무적이고 기분이 좋다."
KBO 최초 퍼펙트게임까지는 아웃카운트 단 3개. 그러나 케이시 켈리(35·LG 트윈스)가 통한의 안타를 맞고 아쉬움을 삼켰다. 그럼에도 예전과 같이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건 그 무엇보다도 반가운 부분이다.
켈리는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9이닝 동안 102구를 던지며 9회초 무사에서 윤정빈에게 안타를 맞기 전까지 퍼펙트 행진을 펼쳤다. 최종 결과는 1피안타 무사사구 완봉승. 생애 2번째이자 무사사구 완봉승은 최초다.
2019년부터 LG 유니폼을 입고 호투한 켈리는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둘 정도로 꾸준함이 강점이었지만 올 시즌엔 구속 저하와 함께 4승 7패 평균자책점(ERA) 5.13으로 부침을 겪었다. 사령탑도 구속 저하 문제를 꼬집었고 방출 가능성까지 대두됐다.
위기의 순간 켈리는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포심 패스트볼 최고 시속은 149㎞, 투심은 147㎞까지 나왔다. 9회에도 145㎞ 이상의 빠른 공을 계속 던지며 좋았을 때 켈리로 완벽히 돌아온 모습이었다.
경기 후 염경엽 감독 또한 "우리나라 최초의 퍼펙트경기를 할 수 있었는데 체인지업 실투 하나가 굉장히 아쉽지만 오랜만에 켈리다운 피칭을 해줬다"며 "이번을 계기로 켈리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고 만족해했다.
경기 후 켈리는 "구속이 올라온 점은 굉장히 고무적이고 기분이 좋다. 시즌 초에는 구속이 안 올라와서 '도대체 왜 안 올라오나' 싶어서 답답했는데 그래도 이를 알아가기 위해서 스스로 많은 훈련을 했다"며 "내가 과거에 어떤 투수였고 그런 것부터 다 돌아봤는데 이제 조금씩 뭔가 실마리가 풀려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켈리는 "날씨도 이제 더운 여름이지 않나. 아무래도 여름에 구속이 상승하는 것도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다"며 "구속이 다시 올라가는 부분은 굉장히 고무적이고 이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건 '과거에 빠른 공을 던졌던 투수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켈리는 거듭 "분명히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 등판"이라며 "'내가 몇 년 전에 이렇게 강한 공을 자신 있게 던졌지'라고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됐다. 이 느낌을 잘 살려서 선발 준비하는 기간 동안에도 다른 걸 바꾸지 않고 똑같이 최선을 다해서 훈련을 할 것이다. 그 다음에도 경기력이 일정할 수 있게 노력을 많이 해야 될 것 같다"고 약속했다.
켈리의 퍼펙트가 깨지는 순간 당사자보다 더 아쉬워했던 포수 박동원은 "순간 화가 나서 욕을 했다. (마운드에 올라가) 같이 욕을 하면서 꼭 완봉을 하자고 했다"며 "(켈리의 공은) 다 좋았다. 커브도 좋았고 슬라이더도 좋았다. 일단 커브가 너무 좋았다. 직구도 엄청 좋았다. 모든 게 완벽했으니까 저렇게 좋은 결과를 내지 않았겠나"라고 칭찬했다.
이날 경기로 시즌 4승과 함께 ERA도 4점대(4.66)로 끌어내렸고 앞선 2경기에서 6실점씩 했던 삼성을 상대로 완벽한 설욕에 성공했다. 올 시즌 반전의 서막을 알린 경기였다. 늘 그랬듯 다시 두 자릿수 승리로 시즌을 마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안겨줬다.
켈리는 "굉장히 특별한 경기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야구 선수들, 투수로서 이런 기회가 흔하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안타도 안 맞고 점수도 안 주고 볼넷도 안 주고 심지어 몸에 맞는 공도 없었다"며 "한국 시리즈 때 등판이 제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등판이겠지만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기억에 남을 그런 등판이었다"고 말했다.
어쩌면 켈리가 방출의 부담을 떨쳐내고 한국에서 다시 마음 놓고 활약할 수 있게 해준 경기였을 지도 모른다. 구속도 증가했고 무엇보다 확실한 자신감을 얻은 게 가장 큰 수확이다. 벌써부터 다음 등판을 기대케 만든다.
잠실=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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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케이시 켈리(가운데)가 25일 삼성전 무사사구 완봉승을 거두고 두 자녀와 나란히 앉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
KBO 최초 퍼펙트게임까지는 아웃카운트 단 3개. 그러나 케이시 켈리(35·LG 트윈스)가 통한의 안타를 맞고 아쉬움을 삼켰다. 그럼에도 예전과 같이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건 그 무엇보다도 반가운 부분이다.
켈리는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9이닝 동안 102구를 던지며 9회초 무사에서 윤정빈에게 안타를 맞기 전까지 퍼펙트 행진을 펼쳤다. 최종 결과는 1피안타 무사사구 완봉승. 생애 2번째이자 무사사구 완봉승은 최초다.
2019년부터 LG 유니폼을 입고 호투한 켈리는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둘 정도로 꾸준함이 강점이었지만 올 시즌엔 구속 저하와 함께 4승 7패 평균자책점(ERA) 5.13으로 부침을 겪었다. 사령탑도 구속 저하 문제를 꼬집었고 방출 가능성까지 대두됐다.
위기의 순간 켈리는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포심 패스트볼 최고 시속은 149㎞, 투심은 147㎞까지 나왔다. 9회에도 145㎞ 이상의 빠른 공을 계속 던지며 좋았을 때 켈리로 완벽히 돌아온 모습이었다.
완봉승을 합작한 켈리(오른쪽)와 박동원이 포옹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경기 후 켈리는 "구속이 올라온 점은 굉장히 고무적이고 기분이 좋다. 시즌 초에는 구속이 안 올라와서 '도대체 왜 안 올라오나' 싶어서 답답했는데 그래도 이를 알아가기 위해서 스스로 많은 훈련을 했다"며 "내가 과거에 어떤 투수였고 그런 것부터 다 돌아봤는데 이제 조금씩 뭔가 실마리가 풀려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켈리는 "날씨도 이제 더운 여름이지 않나. 아무래도 여름에 구속이 상승하는 것도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다"며 "구속이 다시 올라가는 부분은 굉장히 고무적이고 이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건 '과거에 빠른 공을 던졌던 투수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켈리는 거듭 "분명히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 등판"이라며 "'내가 몇 년 전에 이렇게 강한 공을 자신 있게 던졌지'라고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됐다. 이 느낌을 잘 살려서 선발 준비하는 기간 동안에도 다른 걸 바꾸지 않고 똑같이 최선을 다해서 훈련을 할 것이다. 그 다음에도 경기력이 일정할 수 있게 노력을 많이 해야 될 것 같다"고 약속했다.
완봉승 후 기뻐하는 켈리. /사진=김진경 대기자 |
이날 경기로 시즌 4승과 함께 ERA도 4점대(4.66)로 끌어내렸고 앞선 2경기에서 6실점씩 했던 삼성을 상대로 완벽한 설욕에 성공했다. 올 시즌 반전의 서막을 알린 경기였다. 늘 그랬듯 다시 두 자릿수 승리로 시즌을 마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안겨줬다.
켈리는 "굉장히 특별한 경기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야구 선수들, 투수로서 이런 기회가 흔하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안타도 안 맞고 점수도 안 주고 볼넷도 안 주고 심지어 몸에 맞는 공도 없었다"며 "한국 시리즈 때 등판이 제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등판이겠지만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기억에 남을 그런 등판이었다"고 말했다.
어쩌면 켈리가 방출의 부담을 떨쳐내고 한국에서 다시 마음 놓고 활약할 수 있게 해준 경기였을 지도 모른다. 구속도 증가했고 무엇보다 확실한 자신감을 얻은 게 가장 큰 수확이다. 벌써부터 다음 등판을 기대케 만든다.
켈리(왼쪽에서 2번째)가 동료들로부터 물 벼락을 맞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잠실=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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