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KIA 타이거즈가 하마터면 한·미·일 야구 역사에도 없는 대참사의 주인공이 될 뻔했다. 4회 초까지 14-1로 앞서다 14-15까지 역전까지 허용한 7회 말. 하지만 8회 초 대타로 들어선 이창진(33)의 빛나는 활약에 KIA도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다.
KIA는 2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에서 12회 혈투 끝에 롯데 자이언츠와 15-15 무승부를 거뒀다.
변명의 여지 없는 졸전이었다. 초반 많은 점수를 뽑은 탓에 흔들리는 선발 투수 제임스 네일이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출 때까지 방관했다. 롯데가 4회 6득점 빅이닝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점수를 뽑아 이미 흐름을 타고 있었으나, KIA의 필승조가 등판한 건 7회 역전을 허용하기 직전이었다. 지난 주말 더블헤더로 필승조의 휴식이 필요했다는 걸 감안해도 이번 주중 예보된 비 소식도 고려한다면 상대의 기세를 끊어야 한다는 과감한 결단이 아쉬운 경기였다. 결국 동점을 허용한 후 필승조 장현식이 3이닝 39구, 최지민이 2이닝 20구를 던지면서 승리와 휴식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쳤다.
하지만 끝내 지지 않았다. KIA가 14-15로 지고 있는 8회 초 최원준을 대신해 들어선 이창진이 갈 곳 잃은 KIA 타선의 중심을 잡았다. 이창진은 바뀐 투수 김상수의 직구를 노려 쳐 우전 안타로 출루했다. 이후 김태군의 희생번트에 2루까지 진루했고 홍종표의 중견수 방면 아타에 홈까지 들어왔다.
롯데의 필승조 김원중-구승민이 위력적인 구위를 선보이는 가운데 이창진은 특유의 선구안과 인내심 있는 모습으로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9회 삼진 3개로 기세를 올린 김원중을 상대로 이창진은 10회 초 8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 나갔다.
김원중은 이창진의 헛스윙을 유도하기 위해 8연속 포크를 던졌으나, 이창진의 방망이는 결코 허투루 나가는 법이 없었다. 아슬아슬하게 걸치는 공을 걷어내고 아슬아슬하게 떨어지는 공은 참으면서 풀카운트 승부를 만들었다. 3구째 바깥쪽 포크와 8구째 몸쪽 높은 포크를 참아낸 것이 백미. 이창진이 끝내 볼넷을 골라 나가자 중계화면에는 더그아웃의 나성범도 경악을 금치 못하는 표정이 잡혔다.
이후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는 실패했으나, 경기 후반 KIA의 찬스는 오롯이 이창진의 출루에서만 이뤄졌다. 11회 중심 타선이 또 한 번 삼자범퇴로 물러난 가운데 12회 초 2사에서 이창진이 마지막 타석에서 들어섰다. 이창진은 1B2S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또 한 번 구승민의 공 3개를 골라냈고 1안타 2볼넷으로 3출루 경기에 성공했다. 하지만 마지막 타자 김태군이 3루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KIA는 12회 말을 무실점으로 막고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올 시즌 이창진은 KIA가 왜 뎁스의 팀인지, 1위 팀인지를 상징하는 선수 중 하나다. 주로 대타로 나서면서도 타 구단 주전 선수 못지 않은 출루율로 KIA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시즌 타율은 61경기 타율 0.245(102타수 25안타)에 불과하지만, 출루율은 무려 0.423에 달한다. 100타석 이상 들어선 선수 중 이창진보다 높은 출루율을 기록한 선수는 0.444의 홍창기, 0.431의 문성주(이상 LG 트윈스), 0.429의 박민우(NC 다이노스)뿐이다.
콘택트에 장점이 있는 다른 KIA 타자들과 차별화된 장점으로 경기 후반 상대 투수의 진을 빼놓는다. 이창진의 타석당 투구 수는 KIA에서 가장 많은 4.2개로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 끝에 25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32개의 볼넷을 골라냈다. 이러한 모습에 이창진을 두고 인간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라고 부르는 팬들도 생겼다.
특히 좌완 투수를 상대로 무려 5할의 출루율을 보여주면서 이창진은 좌완에 다소 약한 편인 KIA에 확실한 옵션이 되고 있다. 이창진이 좌완을 상대로 타율 0.300(50타수 15안타) 22볼넷 12삼진, 출루율 0.507을 기록하는 반면, KIA의 좌완 상대 팀 성적은 타율 0.265(리그 5위), 0.347(5위)로 중위권 수준이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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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진.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KIA는 2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에서 12회 혈투 끝에 롯데 자이언츠와 15-15 무승부를 거뒀다.
변명의 여지 없는 졸전이었다. 초반 많은 점수를 뽑은 탓에 흔들리는 선발 투수 제임스 네일이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출 때까지 방관했다. 롯데가 4회 6득점 빅이닝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점수를 뽑아 이미 흐름을 타고 있었으나, KIA의 필승조가 등판한 건 7회 역전을 허용하기 직전이었다. 지난 주말 더블헤더로 필승조의 휴식이 필요했다는 걸 감안해도 이번 주중 예보된 비 소식도 고려한다면 상대의 기세를 끊어야 한다는 과감한 결단이 아쉬운 경기였다. 결국 동점을 허용한 후 필승조 장현식이 3이닝 39구, 최지민이 2이닝 20구를 던지면서 승리와 휴식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쳤다.
하지만 끝내 지지 않았다. KIA가 14-15로 지고 있는 8회 초 최원준을 대신해 들어선 이창진이 갈 곳 잃은 KIA 타선의 중심을 잡았다. 이창진은 바뀐 투수 김상수의 직구를 노려 쳐 우전 안타로 출루했다. 이후 김태군의 희생번트에 2루까지 진루했고 홍종표의 중견수 방면 아타에 홈까지 들어왔다.
롯데의 필승조 김원중-구승민이 위력적인 구위를 선보이는 가운데 이창진은 특유의 선구안과 인내심 있는 모습으로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9회 삼진 3개로 기세를 올린 김원중을 상대로 이창진은 10회 초 8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 나갔다.
이창진.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김원중은 이창진의 헛스윙을 유도하기 위해 8연속 포크를 던졌으나, 이창진의 방망이는 결코 허투루 나가는 법이 없었다. 아슬아슬하게 걸치는 공을 걷어내고 아슬아슬하게 떨어지는 공은 참으면서 풀카운트 승부를 만들었다. 3구째 바깥쪽 포크와 8구째 몸쪽 높은 포크를 참아낸 것이 백미. 이창진이 끝내 볼넷을 골라 나가자 중계화면에는 더그아웃의 나성범도 경악을 금치 못하는 표정이 잡혔다.
이후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는 실패했으나, 경기 후반 KIA의 찬스는 오롯이 이창진의 출루에서만 이뤄졌다. 11회 중심 타선이 또 한 번 삼자범퇴로 물러난 가운데 12회 초 2사에서 이창진이 마지막 타석에서 들어섰다. 이창진은 1B2S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또 한 번 구승민의 공 3개를 골라냈고 1안타 2볼넷으로 3출루 경기에 성공했다. 하지만 마지막 타자 김태군이 3루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KIA는 12회 말을 무실점으로 막고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올 시즌 이창진은 KIA가 왜 뎁스의 팀인지, 1위 팀인지를 상징하는 선수 중 하나다. 주로 대타로 나서면서도 타 구단 주전 선수 못지 않은 출루율로 KIA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시즌 타율은 61경기 타율 0.245(102타수 25안타)에 불과하지만, 출루율은 무려 0.423에 달한다. 100타석 이상 들어선 선수 중 이창진보다 높은 출루율을 기록한 선수는 0.444의 홍창기, 0.431의 문성주(이상 LG 트윈스), 0.429의 박민우(NC 다이노스)뿐이다.
콘택트에 장점이 있는 다른 KIA 타자들과 차별화된 장점으로 경기 후반 상대 투수의 진을 빼놓는다. 이창진의 타석당 투구 수는 KIA에서 가장 많은 4.2개로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 끝에 25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32개의 볼넷을 골라냈다. 이러한 모습에 이창진을 두고 인간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라고 부르는 팬들도 생겼다.
특히 좌완 투수를 상대로 무려 5할의 출루율을 보여주면서 이창진은 좌완에 다소 약한 편인 KIA에 확실한 옵션이 되고 있다. 이창진이 좌완을 상대로 타율 0.300(50타수 15안타) 22볼넷 12삼진, 출루율 0.507을 기록하는 반면, KIA의 좌완 상대 팀 성적은 타율 0.265(리그 5위), 0.347(5위)로 중위권 수준이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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