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선호 기자] “실책하면 잠이 안온다”.
KIA 타이거즈 천재 타자 김도영(20)이 수비에서 또 아찔한 상황을 연출했다. 시즌 18번째 실책을 범한 것이다. 최다실책 1위이다. 지난 2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4회말 첫 타자 나승엽의 타구를 잡아 1루에 악송구했다.
무려 14-1로 크게 앞선 상황이라 큰 문제가 되지 않아보였다. 마운드에는 평균자책점 1위의 제임스 네일이 든든하게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네일이 큰 점수 차에 집중력을 잃었는지 아웃카운트를 제대로 잡지 못하며 5안타 1볼넷을 내주고 6실점한 것이다. 구승민에게 만루홈런까지 맞았다.
결국 14-1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한때 14-15까지 역전을 허용했다. 가까스로 15-15 동점을 이루었고 연장 12회 혈투끝에 무승부로 끝났다. 그러나 13점차 리드에서 역전을 내주었다는 것 자체가 역대급 수모로 기록될 수 밖에 없다. KIA 마운드가 현재 흔들리고 있다는 점을 드러냈다. 후유증까지 우려될 정도이다.
점수를 지키지 못한 네일의 부진이 컸지만 김도영의 실책이 대량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었다. 실책 이후 만회를 해보려고 했으나 4타석에서 1볼넷만 골랐다. 15-15로 팽팽한 8회초 2사 1,3루에서 잘맞은 타구가 우익수 윤동희에게 잡히자 하늘을 보며 아쉬움이 많은 표정을 지었다.
지난 24일 광주 한화전에서 류현진을 상대로 130m짜리 중월홈런을 날려 역대 최연소 2위로 '20홈런-20도루'를 달성헸다. 야구계의 대찬사를 받았다. 이날도 첫 타석에서 2루타, 두 번째 타석은 볼넷을 골라 2득점을 올렸다. 그러나 실책 하나가 아쉬운 상황으로 이어졌다. 이런 추세라면 20실책까지 넘어설 태세이다.
김도영은 지난 20일 광주 LG전에서 18번째 홈런을 때린 이후 수비에 관해 속마음을 털어놓은 바 있다. “솔직히 실책을 하면 잠이 잘 오지 않는다. 안타를 못치더라도 수비실책이 없으면 아무렇치도 않다. 안타를 쳤는데 실책이 나오면 스트레스를 받고 잠도 잘 오지 않는다”며 한숨을 내쉰 바 있다.
이범호 감독은 “아직 어리지만 프로 3년째를 맞는다. 이제는 수비에서 안정감을 보여야 한다”며 더욱 가열찬 노력을 주문했다. 자신의 노하우도 전수해주고 있다. 김도영도 “연습 많이 하겠다”면서 경기전에 박기남 수비코치와 수비에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결국은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노력과 경험이 어우러져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다.
팬들은 아찔한 수비실수에 한숨을 내쉬지만 천재급 타격능력에 열광적인 응원을 보내고 있다. 수비실수에 기죽지 않도록 주변에서 많은 도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종범을 능가한다는 공격 재능을 꽃피울 수 있도록 각별한 관리를 해야 한다. SSG 홈런왕 최정도 초기에 수비로 힘겨움을 겪었지만 모두 이겨냈다. 김도영도 이겨내야 진정한 슈퍼스타가 될 수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