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 1⅓이닝 무실점 '최고 152㎞ 쾅'... 31안타 23점 난타전 패배 속 유일하게 빛났다
입력 : 2024.06.2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샌디에이고 시절 고우석.
샌디에이고 시절 고우석.
고우석(26·잭슨빌 점보 쉬림프)이 양 팀 통틀어 총 31안타 22점이 나온 난타전 속에서 팀 내 유일하게 무실점 피칭하며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렸다.

마이애미 말린스 산하 트리플 A팀 잭슨빌 소속의 고우석은 2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에 위치한 121 파이낸셜 볼파크에서 펼쳐진 내슈빌 사운즈(밀워키 브루어스 산하 트리플 A팀)와 2024 마이너리그 트리플A 정규시즌 홈 경기 7회 초 1사 1, 2루 위기 상황에 등판해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이날 양 팀의 경기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접전이 경기 내내 이어졌다. 마이애미의 기대주 막스 메이어가 선발 등판해 4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3볼넷 4탈삼진 4실점(2자책)으로 일찌감치 무너졌다. 내슈빌의 선발 투수 에반 맥켄드리 역시 4⅔이닝 10피안타(1피홈런) 4볼넷 4탈삼진 7실점으로 피차일반이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뒤이어 등판한 투수들도 난타당했고 7회 초에는 내슈빌이 2점을 더 내 10-9 역전까지 해냈다.

위기의 잭슨빌을 구해낸 것이 고우석이었다. 고우석은 잭슨빌이 9-10 역전을 당한 7회 초 1사 1, 2루에 앙헬 매쿠아레를 대신해 마운드에 올랐다. 웨스 클라크를 상대로 하이 패스트볼 3개를 던져 우익수 뜬 공 처리했다. 이 사이 2루 주자 개럿 미첼이 3루로 향하고 브루어 힉렌의 타석에서 이삭 콜린스가 2루를 훔쳐 2사 2, 3루가 됐다.

힉렌과 승부에서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 3구째 몸쪽 스트라이크 존에 걸친 직구를 심판이 잡아주지 않았다. 기어코 다시 한번 몸쪽 승부를 통해 3B2S 풀카운트를 만들었으나, 6구째 몸쪽 직구가 다소 깊게 들어가면서 볼넷으로 출루, 만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비니 카프라를 상대로 바깥쪽 시속 92.9마일(약 149.5㎞)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더니 몸쪽 높은 직구로 1루수 팝플라이를 끌어내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샌디에이고 시절 고우석. /사진=뉴시스 제공
샌디에이고 시절 고우석. /사진=뉴시스 제공

잭슨빌의 고우석에 대한 믿음은 8회에도 계속됐다.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고우석은 한없이 안정적이었다. 첫 타자 프란시스코 메히아를 4구 만에 1루 땅볼로 돌려세운 그는 오웬 밀러도 유격수 뜬 공으로 처리했다. 마지막 타자 패트릭 도리안을 상대로는 바깥쪽-낮은 쪽 커브에 이어 하이 패스트볼로 3구 삼진을 솎아내며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고우석의 역할을 여기까지였다. 고우석은 9회 루아버트 아리아스와 교체됐고, 아리아스가 연장 10회 초 2점을 내주면서 잭슨빌은 11-12로 패했다. 이날 등판한 잭슨빌 투수 중 무실점을 기록한 선수는 고우석이 유일했다.

이날 고우석은 총 21개의 공을 던졌다. 포심 패스트볼(직구) 12구, 커브 5구, 커터 4구로 포심 패스트볼과 커브로 각각 하나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최고 구속은 시속 93.2마일(약 150㎞), 평균은 92.5마일(약 148.9㎞)이었다. 3경기 만에 무실점 경기를 해낸 고우석은 트리플 A에서의 평균자책점(ERA)을 3.52에서 3.18로 낮췄다. 더블 A 시절을 포함한 시즌 평균자책점 역시 3.68로 크게 낮아졌다.

고우석은 지난달 31일 마이애미에서 방출 대기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고우석을 웨이버를 통해 영입하려는 팀이 나타나지 않았고, 지난 5일 구단 산하 트리플 A 팀인 잭슨빌로 신분이 이관됐다.

적어도 올 시즌은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메이저리그 콜업에 도전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정상 임의해지 선수는 공시일로부터 최소 1년이 지나야 복귀 신청을 할 수 있기 때문. 고우석은 지난 1월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미국 무대에 도전했고, 원소속팀 LG 트윈스는 그를 임의해지 처리했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해외에 진출한 선수가 KBO 리그로 복귀할 때는 원소속팀과 계약을 맺어야 하는데 지난 2월 14일 임의해지 신분이 된 고우석은 올 시즌 LG로 복귀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지금처럼 트리플 A에서 꾸준한 성적을 내다 보면 빅리그를 밟을 가능성도 커진다. 현재 마이애미는 28승 51패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5위, 메이저리그에서도 최약체 팀이다. 현재 주축 선수들을 트레이드해 리빌딩을 노리고 있어 그 빈자리를 고우석이 파고들 틈은 충분하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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