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너무 잘해도 고민이다. SSG 랜더스가 대체 외국인 선수 시라카와 케이쇼(23)의 예상 밖 선전에 남은 한 주 동안 깊은 고민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2일 SSG가 일본 독립 리그 출신 시라카와를 총액 180만 엔(당시 환율 기준 약 1570만 원)에 영입했을 만해도 기대가 크지 않았다. 그저 뜻하지 않은 왼쪽 내복사근 부상으로 이탈한 로에니스 엘리아스(36)의 6주 공백을 잘 메워주기만 해도 충분하다 여겼다. SSG도 시라카와의 최고 시속 150㎞의 빠른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포크 등 다양한 변화구에 기대를 걸었지만, 영입 당시만 해도 연장 가능성을 그리 높게 보지 않았다.
하지만 시라카와는 KBO 데뷔전인 지난 1일 고척 키움전서 5이닝 4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첫 승을 거두더니 13일 인천 KIA전에서는 1위 팀을 상대로 5이닝 2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2승을 거뒀다. 그러더니 21일 인천 NC전에서는 6⅓이닝 1몸에 맞는 볼 10탈삼진 2실점으로 그야말로 인생투를 선보였다. 그가 흔들린 경기는 1⅓이닝 8실점(7자책)을 한 7일 부산 롯데전으로 이 경기를 제외하면 시라카와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1.65로 준수하다.
그러면서 SSG도 딜레마에 빠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외국인 선수 고용 규정에 따르면 기존 외국인 선수(엘리아스)가 복귀할 시 대체 외국인 선수(시라카와)는 다른 외국인 선수로 교체하거나, 웨이버로 계약을 해지해야 한다. SSG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시라카와의 계약 만료일은 7월 초로 올스타 브레이크가 시작되기 전까지 계약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SSG가 고려해야 할 건 크게 세 가지다. 둘 중 한 명을 포기한다면 다른 구단에서 포기한 선수를 채 갈 수 있다는 위험 부담과 시라카와를 선택했을 경우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를 모두 소진한다는 점이다. 엘리아스와 시라카와 둘 중 한 명이 풀린다면 풀린 선수는 웨이버 공시가 된 그날 순위에 따라 KBO 리그 타 구단에서 데려갈 수 있다. 외국인 선수 시장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어느 정도 KBO 리그에 검증된 엘리아스와 시라카와는 충분히 긁어볼 만한 복권이다.
또한 시라카와를 선택한다면 이미 로버트 더거를 드류 앤더슨으로 교체해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가 한 장밖에 남지 않은 SSG는 모든 카드를 소진하게 된다. 이럴 경우 트레이드 마감일을 앞두고 선수단 정리에 들어간 메이저리그 팀이 내보낸 선수들은 건드리지도 못하게 된다.
다른 하나는 시라카와의 일본프로야구(NPB) 신인 드래프트 참가 의지다. 이 경우 SSG 입장에서는 차라리 낫다. SSG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시라카와는 일본 프로리그 데뷔에 대한 열망이 있다. 만약 시라카와가 NPB 진출 의향을 밝힐 경우 SSG는 큰 고민 없이 엘리아스를 선택하면 된다.
반대로 시라카와가 올 시즌만큼은 한국 잔류를 선택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NPB 신인드래프트에서 고교, 사회인 야구가 아닌 독립 리그 출신 선수가 뽑히는 건 상대적으로 드물다. 상대적으로 검증이 덜 됐다고 생각하기 때문. 그걸 감안한다면 NPB에 진출하는 다른 외국인 선수들처럼 시라카와 역시 KBO 리그에서 남은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두고 그 실적을 바탕으로 내년 NPB 문을 두드릴 수도 있다. 시라카와가 27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KT 위즈를 상대로 KBO 리그 5번째 경기에 등판하는 가운데 SSG는 이 경기 이후 심도 있는 회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선수의 강점과 약점은 확실하다. 일단 엘리아스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걸 했다. 엘리아스는 약 한 달의 재활 끝에 지난 20일 강화에서 열린 키움 퓨처스팀과 경기에서 최고 시속 145㎞의 빠른 공을 던지면서 3이닝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0자책)으로 성공적인 실전 복귀전을 치렀다. 뒤이어 26일 강화 국군체육부대(상무)와 경기에서는 더욱더 구속을 끌어 올려 최고 시속 149㎞의 빠른 공으로 4이닝 1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마크했다. SSG의 민경삼 야구 부문 사장, 김재현 단장, 이숭용 감독 등 구단 주요 인사가 직접 지켜본 가운데 엘리아스는 최고의 몸 상태를 선보였다.
엘리아스의 강점은 역시 검증된 자원이라는 점이다. 그는 지난해 시즌 중반 합류해 22경기 8승 6패 평균자책점 3.70, 131⅓이닝 93탈삼진으로 이닝 소화에 강점을 보였다. NC와 준플레이오프에서 8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는 등 큰 경기 경험도 있다. 올해도 7경기 2승 3패 평균자책점 4.73, 40이닝 34탈삼진으로 무난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도 8월부터 힘을 냈다는 걸 떠올리면 안정감 있는 선발이 필요한 SSG에는 천군만마와 다름없다. 많은 나이로 인해 부상이 재발할 위험이 높다는 단점은 있다.
시라카와의 강점은 발전 가능성과 신선함이다. 아직 시라카와를 상대하지 않은 구단이 6개나 남아있고, 그의 빠른 직구와 낙차 큰 포크의 조합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위력을 더하고 있다. 심사숙고해야 할 측면은 아직 프로 무대에서 풀 시즌을 치러보지 못했다는 경험적인 부분이 크다. 시라카와는 KBO 리그의 5일 로테이션에 익숙하지 않다. 긴 이동 거리와 등판 간격으로 인한 빠른 체력 저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아직 보여준 표본이 너무나 적어 향후 포스트시즌까지 생각하면 불확실성이 크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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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카와 케이쇼(왼쪽)와 로에니스 엘리아스. /사진=SSG 랜더스 제공 |
지난달 22일 SSG가 일본 독립 리그 출신 시라카와를 총액 180만 엔(당시 환율 기준 약 1570만 원)에 영입했을 만해도 기대가 크지 않았다. 그저 뜻하지 않은 왼쪽 내복사근 부상으로 이탈한 로에니스 엘리아스(36)의 6주 공백을 잘 메워주기만 해도 충분하다 여겼다. SSG도 시라카와의 최고 시속 150㎞의 빠른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포크 등 다양한 변화구에 기대를 걸었지만, 영입 당시만 해도 연장 가능성을 그리 높게 보지 않았다.
하지만 시라카와는 KBO 데뷔전인 지난 1일 고척 키움전서 5이닝 4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첫 승을 거두더니 13일 인천 KIA전에서는 1위 팀을 상대로 5이닝 2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2승을 거뒀다. 그러더니 21일 인천 NC전에서는 6⅓이닝 1몸에 맞는 볼 10탈삼진 2실점으로 그야말로 인생투를 선보였다. 그가 흔들린 경기는 1⅓이닝 8실점(7자책)을 한 7일 부산 롯데전으로 이 경기를 제외하면 시라카와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1.65로 준수하다.
그러면서 SSG도 딜레마에 빠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외국인 선수 고용 규정에 따르면 기존 외국인 선수(엘리아스)가 복귀할 시 대체 외국인 선수(시라카와)는 다른 외국인 선수로 교체하거나, 웨이버로 계약을 해지해야 한다. SSG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시라카와의 계약 만료일은 7월 초로 올스타 브레이크가 시작되기 전까지 계약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SSG가 고려해야 할 건 크게 세 가지다. 둘 중 한 명을 포기한다면 다른 구단에서 포기한 선수를 채 갈 수 있다는 위험 부담과 시라카와를 선택했을 경우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를 모두 소진한다는 점이다. 엘리아스와 시라카와 둘 중 한 명이 풀린다면 풀린 선수는 웨이버 공시가 된 그날 순위에 따라 KBO 리그 타 구단에서 데려갈 수 있다. 외국인 선수 시장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어느 정도 KBO 리그에 검증된 엘리아스와 시라카와는 충분히 긁어볼 만한 복권이다.
또한 시라카와를 선택한다면 이미 로버트 더거를 드류 앤더슨으로 교체해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가 한 장밖에 남지 않은 SSG는 모든 카드를 소진하게 된다. 이럴 경우 트레이드 마감일을 앞두고 선수단 정리에 들어간 메이저리그 팀이 내보낸 선수들은 건드리지도 못하게 된다.
시라카와 케이쇼. /사진=SSG 랜더스 제공 |
다른 하나는 시라카와의 일본프로야구(NPB) 신인 드래프트 참가 의지다. 이 경우 SSG 입장에서는 차라리 낫다. SSG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시라카와는 일본 프로리그 데뷔에 대한 열망이 있다. 만약 시라카와가 NPB 진출 의향을 밝힐 경우 SSG는 큰 고민 없이 엘리아스를 선택하면 된다.
반대로 시라카와가 올 시즌만큼은 한국 잔류를 선택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NPB 신인드래프트에서 고교, 사회인 야구가 아닌 독립 리그 출신 선수가 뽑히는 건 상대적으로 드물다. 상대적으로 검증이 덜 됐다고 생각하기 때문. 그걸 감안한다면 NPB에 진출하는 다른 외국인 선수들처럼 시라카와 역시 KBO 리그에서 남은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두고 그 실적을 바탕으로 내년 NPB 문을 두드릴 수도 있다. 시라카와가 27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KT 위즈를 상대로 KBO 리그 5번째 경기에 등판하는 가운데 SSG는 이 경기 이후 심도 있는 회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선수의 강점과 약점은 확실하다. 일단 엘리아스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걸 했다. 엘리아스는 약 한 달의 재활 끝에 지난 20일 강화에서 열린 키움 퓨처스팀과 경기에서 최고 시속 145㎞의 빠른 공을 던지면서 3이닝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0자책)으로 성공적인 실전 복귀전을 치렀다. 뒤이어 26일 강화 국군체육부대(상무)와 경기에서는 더욱더 구속을 끌어 올려 최고 시속 149㎞의 빠른 공으로 4이닝 1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마크했다. SSG의 민경삼 야구 부문 사장, 김재현 단장, 이숭용 감독 등 구단 주요 인사가 직접 지켜본 가운데 엘리아스는 최고의 몸 상태를 선보였다.
엘리아스의 강점은 역시 검증된 자원이라는 점이다. 그는 지난해 시즌 중반 합류해 22경기 8승 6패 평균자책점 3.70, 131⅓이닝 93탈삼진으로 이닝 소화에 강점을 보였다. NC와 준플레이오프에서 8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는 등 큰 경기 경험도 있다. 올해도 7경기 2승 3패 평균자책점 4.73, 40이닝 34탈삼진으로 무난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도 8월부터 힘을 냈다는 걸 떠올리면 안정감 있는 선발이 필요한 SSG에는 천군만마와 다름없다. 많은 나이로 인해 부상이 재발할 위험이 높다는 단점은 있다.
시라카와의 강점은 발전 가능성과 신선함이다. 아직 시라카와를 상대하지 않은 구단이 6개나 남아있고, 그의 빠른 직구와 낙차 큰 포크의 조합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위력을 더하고 있다. 심사숙고해야 할 측면은 아직 프로 무대에서 풀 시즌을 치러보지 못했다는 경험적인 부분이 크다. 시라카와는 KBO 리그의 5일 로테이션에 익숙하지 않다. 긴 이동 거리와 등판 간격으로 인한 빠른 체력 저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아직 보여준 표본이 너무나 적어 향후 포스트시즌까지 생각하면 불확실성이 크다.
로에니스 엘리아스. /사진=SSG 랜더스 제공 |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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