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한용섭 기자] #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LG의 경기.
LG가 0-2로 뒤진 7회초 수비, 삼성 박병호가 2사 1루에서 대타로 들어섰다. LG 투수 이우찬이 풀카운트에서 던진 슬라이더가 한가운데 낮게 떨어지면서 박병호의 배트는 돌다가 멈췄다. 1루심 정종수 심판은 ‘노 스윙’을 선언, 박병호는 볼넷으로 출루했다.
TV 중계 화면의 리플레이에서 박병호의 배트는 헛스윙으로 보였다. 염경엽 LG 감독은 덕아웃에서 분노를 표출했다. 1루심을 한참 쳐다보고, 주심을 향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화를 삭이지 못한 염 감독은 1루심을 쳐다보며, 자신의 손가락으로 눈을 가리키며 무언의 항의를 했다. ’제대로 보라’는 불만의 표시였다.
# 25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한화의 경기.
두산이 4-5로 추격한 9회초 2사 1루. 두산 정수빈은 1볼-1스트라이크에서 한화 투수 주현상의 체인지업에 배트가 나오다 멈췄다. 3루심 황인권 심판은 헛스윙 판정을 했다. TV 중계 화면의 리플레이에서 정수빈의 배트는 돌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이승엽 두산 감독이 덕아웃에서 나와 강하게 어필했다. 체크 스윙 판정은 비디오 판독 대상이 아니고, 어필로 인해 판정이 번복될 가능성이 없었지만 이승엽 감독은 답답한 마음으로 항의를 하다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볼카운트 2볼-1스크라이크와 1볼-2스트라이크는 투수와 타자에게 큰 차이다. 정수빈은 4구째 타격을 했고, 2루수 뜬공 아웃으로 경기는 끝났다.
체크 스윙을 두고 현장 감독들의 불만이 계속해서 표출되고 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4월 중순에 “체크 스윙을 비디오 판독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체크 스윙 하나로 경기 흐름이 바뀌는 상황이 자주 나오기 때문이다.
이승엽 감독은 26일 전날 체크 스윙 판정을 두고 “안 돌았는데 돌았다고 하니까. 1점 차에서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가 되느냐 2볼-1스트라이크가 되느냐는 굉장히 중요하다”며 “체크 스윙도 비디오 판독에 넣는 것이 모두가 편하지 않을까. 심판들도 편하고, 현장도 편하다. 다음 실행위원회에서 이 문제에 대해 건의하면 개선의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부터 ABS(자동투구 판정시스템)가 도입되면서 KBO는 총 13가지 항목을 비디오 판독 대상에 포함시켰다. 시즌을 치르며 타자가 타격 후 1루로 뛰어가는 상황에서 송구를 방해하는 '주루 방해'를 두고 판정 논란이 계속 됐다. 어떨 때는 주루 방해, 어떤 경우에는 주루 방해가 아닌 판정이 나오면서, 선수들은 '타자를 맞혀야 하나'라는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결국 KBO는 지난 18일 야수의 베이스를 막는 행위로 인한 주루 방해 행위 여부도 비디오 판독 대상 플레이로 추가됐다.
체크 스윙 오심이 늘어나면서 비디오 판독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감독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야구 규칙에 체크 스윙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고는 하지만, 비디오 판독으로 명백하게 스윙이 된 것을 판정할 수는 있다. 주루 방해처럼 체크 스윙도 비디오 판독 대상으로 포함될지 주목된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