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정규 시즌 1위 팀 KIA 타이거즈에 지난 일주일은 악몽의 연속이었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 4회 초까지 14-1로 앞서던 경기를 14-15 역전을 허용하고 연장 12회·5시간 20분의 혈투 끝에 15-15 무승부로 마무리 지은 6월 25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이 불행의 시작이었다.
선발 투수 제임스 네일이 4회부터 급격히 흔들리고 있었음에도 6실점을 하도록 방관했다. 한 이닝 6실점에도 14-7로 앞서고 있었기에 5회에도 마운드에 올려 2점을 더 내줬다. 6회부터는 필승조가 아닌 김대유-김도현을 차례로 올려 참사의 시작을 알렸다. 김도현이 7회 정훈에게 추격의 3점 홈런을 맞았고 7회가 돼서야 곽도규를 올렸지만, 이미 불타는 롯데의 기세를 막을 수 없었다. 결국 그날 쓰지 않을 예정이었던 최지민까지 동원해 불펜에 휴식을 주지 못했다.
비슷한 상황이 6월 28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다시 나왔다. 선발 투수 임기영이 1⅓이닝 5실점(4자책)으로 크게 무너지면서 초반부터 어렵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이때 KIA 벤치의 선택은 김건국이었다. 김건국은 2회 초 무사 2, 3루 위기에 등판해 후속 두 타자를 공 6개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3회 초에만 10실점 하며 사실상 경기를 내줬다. 김건국이 3회에만 공 51개를 던지며 무너지는 과정에서도 KIA 벤치는 그냥 지켜봤다. 이후 김사윤(3⅔이닝)-김대유(2이닝)-김승현(1이닝) 등 필승조가 아닌 투수들이 남은 이닝을 책임졌고, KIA는 한 주의 마지막도 6-17 대패를 마무리했다.
6월 25일 이후 3경기에서 KIA 필승조는 단 한 번도 등판하지 않았다. 그 결과가 4경기 1무 3패 49실점이었다. KIA가 2회까지 0-5라는 아직 포기할 수 없는 점수 차에도 김건국에게 10실점의 지켜본 이유는 그만큼 다른 필승조에 휴식이 필요했다는 뜻과 같다. KIA는 4월 9일 리그 1위로 올라선 이후 LG 트윈스에 4일간 잠시 선두를 내준 때(6월 7일~6월 11일)를 제외하며 줄곧 순위표 최상위를 차지하면서 필승조들이 수없이 등판했다.
계속된 피로 누적의 결과, 6월 들어서는 장현식 11경기 평균자책점 5.79, 전상현 11경기 평균자책점 5.23, 최지민 11경기 평균자책점 10.80으로 필승조들이 한계를 드러냈다. 지난달 24일에는 6월 평균자책점 1.13의 마무리 정해영마저 오른쪽 어깨 회전근 염증으로 전반기를 일찍 마감했다. 다행히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돌아올 수 있을 정도의 염증으로 알려졌지만, 부위가 부위인 만큼 KIA에도 아찔한 순간이었다.
극단적으로 필승조에 휴식을 주는 선택은 포스트시즌 진출에 있어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리그 순위가 있어 가능했다. 서로 물고 물리는 치열한 순위 경쟁에 1무 4패에도 2위권과 1.5경기 차가 꾸준히 유지됐다. 7월 4일 시작되는 올스타 브레이크까지 전국적으로 예고된 비 소식은 KIA 입장에서 금상첨화였다.
또한 이범호 감독을 비롯한 KBO 10개 팀 감독 대다수는 8월을 승부처로 보고 있다. 이 감독은 2위로 잠시 내려앉았던 지난달 8일 "야구는 8월에 승부가 결정되는 스포츠다. 우리는 언제든지 따라가고 뒤집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팀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 경기에 너무 얽매이지 않으려 한다. 우리가 완벽한 상황이 되면 연승하는 시기가 분명히 올 것이다. 그때를 생각하면서 선수들 하나하나 잘 모아 차근차근 준비하겠다"고 소신을 밝힌 바 있다.
단기간에 너무 많은 점수를 내줘 처진 분위기는 코치진 변경으로 살리려 했다. KIA는 지난달 29일 광주 키움전을 앞두고 손승락 퓨처스 감독과 진갑용 1군 수석코치의 자리를 맞바꿨다. 현역 시절 601경기 출장 45승 49패 7홀드 271세이브로 시대를 주름잡은 마무리 출신의 손승락 신임 수석코치는 타자 출신의 이 감독을 보좌할 인선으로 여겨진다. 손 수석코치는 2022년 1월 전력 강화 코디네이터로 KIA에 합류했고, 그해 2월 미국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 마이너리그팀에서 코치 연수를 시작했다. 같은 해 10월 KIA 퓨처스 감독을 맡으며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범호-손승락 체제의 KIA는 2~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2경기 차 3위 삼성 라이온즈와 전반기 마지막 맞대결을 펼친다. 2위 LG와 승차도 1.5경기에 불과해 이번 3연전 결과에 따라 1위를 내줄 수도 있다. 제임스 네일-캠 알드레드-양현종으로 이어지는 1~3선발을 내세우는 가운데 필승조를 최대한 아낀 KIA가 전반기 1위를 사수하고 웃으면서 마무리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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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국이 지난 6월 28일 광주 키움전에서 등판해 야수들에게 엄지손가락을 내밀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 4회 초까지 14-1로 앞서던 경기를 14-15 역전을 허용하고 연장 12회·5시간 20분의 혈투 끝에 15-15 무승부로 마무리 지은 6월 25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이 불행의 시작이었다.
선발 투수 제임스 네일이 4회부터 급격히 흔들리고 있었음에도 6실점을 하도록 방관했다. 한 이닝 6실점에도 14-7로 앞서고 있었기에 5회에도 마운드에 올려 2점을 더 내줬다. 6회부터는 필승조가 아닌 김대유-김도현을 차례로 올려 참사의 시작을 알렸다. 김도현이 7회 정훈에게 추격의 3점 홈런을 맞았고 7회가 돼서야 곽도규를 올렸지만, 이미 불타는 롯데의 기세를 막을 수 없었다. 결국 그날 쓰지 않을 예정이었던 최지민까지 동원해 불펜에 휴식을 주지 못했다.
비슷한 상황이 6월 28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다시 나왔다. 선발 투수 임기영이 1⅓이닝 5실점(4자책)으로 크게 무너지면서 초반부터 어렵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이때 KIA 벤치의 선택은 김건국이었다. 김건국은 2회 초 무사 2, 3루 위기에 등판해 후속 두 타자를 공 6개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3회 초에만 10실점 하며 사실상 경기를 내줬다. 김건국이 3회에만 공 51개를 던지며 무너지는 과정에서도 KIA 벤치는 그냥 지켜봤다. 이후 김사윤(3⅔이닝)-김대유(2이닝)-김승현(1이닝) 등 필승조가 아닌 투수들이 남은 이닝을 책임졌고, KIA는 한 주의 마지막도 6-17 대패를 마무리했다.
6월 25일 이후 3경기에서 KIA 필승조는 단 한 번도 등판하지 않았다. 그 결과가 4경기 1무 3패 49실점이었다. KIA가 2회까지 0-5라는 아직 포기할 수 없는 점수 차에도 김건국에게 10실점의 지켜본 이유는 그만큼 다른 필승조에 휴식이 필요했다는 뜻과 같다. KIA는 4월 9일 리그 1위로 올라선 이후 LG 트윈스에 4일간 잠시 선두를 내준 때(6월 7일~6월 11일)를 제외하며 줄곧 순위표 최상위를 차지하면서 필승조들이 수없이 등판했다.
최지민.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정해영.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계속된 피로 누적의 결과, 6월 들어서는 장현식 11경기 평균자책점 5.79, 전상현 11경기 평균자책점 5.23, 최지민 11경기 평균자책점 10.80으로 필승조들이 한계를 드러냈다. 지난달 24일에는 6월 평균자책점 1.13의 마무리 정해영마저 오른쪽 어깨 회전근 염증으로 전반기를 일찍 마감했다. 다행히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돌아올 수 있을 정도의 염증으로 알려졌지만, 부위가 부위인 만큼 KIA에도 아찔한 순간이었다.
극단적으로 필승조에 휴식을 주는 선택은 포스트시즌 진출에 있어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리그 순위가 있어 가능했다. 서로 물고 물리는 치열한 순위 경쟁에 1무 4패에도 2위권과 1.5경기 차가 꾸준히 유지됐다. 7월 4일 시작되는 올스타 브레이크까지 전국적으로 예고된 비 소식은 KIA 입장에서 금상첨화였다.
또한 이범호 감독을 비롯한 KBO 10개 팀 감독 대다수는 8월을 승부처로 보고 있다. 이 감독은 2위로 잠시 내려앉았던 지난달 8일 "야구는 8월에 승부가 결정되는 스포츠다. 우리는 언제든지 따라가고 뒤집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팀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 경기에 너무 얽매이지 않으려 한다. 우리가 완벽한 상황이 되면 연승하는 시기가 분명히 올 것이다. 그때를 생각하면서 선수들 하나하나 잘 모아 차근차근 준비하겠다"고 소신을 밝힌 바 있다.
단기간에 너무 많은 점수를 내줘 처진 분위기는 코치진 변경으로 살리려 했다. KIA는 지난달 29일 광주 키움전을 앞두고 손승락 퓨처스 감독과 진갑용 1군 수석코치의 자리를 맞바꿨다. 현역 시절 601경기 출장 45승 49패 7홀드 271세이브로 시대를 주름잡은 마무리 출신의 손승락 신임 수석코치는 타자 출신의 이 감독을 보좌할 인선으로 여겨진다. 손 수석코치는 2022년 1월 전력 강화 코디네이터로 KIA에 합류했고, 그해 2월 미국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 마이너리그팀에서 코치 연수를 시작했다. 같은 해 10월 KIA 퓨처스 감독을 맡으며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범호-손승락 체제의 KIA는 2~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2경기 차 3위 삼성 라이온즈와 전반기 마지막 맞대결을 펼친다. 2위 LG와 승차도 1.5경기에 불과해 이번 3연전 결과에 따라 1위를 내줄 수도 있다. 제임스 네일-캠 알드레드-양현종으로 이어지는 1~3선발을 내세우는 가운데 필승조를 최대한 아낀 KIA가 전반기 1위를 사수하고 웃으면서 마무리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제임스 네일.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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